일단, 어제 공연은 처음 시작과 중간의 고난에 지치고 또 지쳤지만 공연 자체는 매우 좋았으니 낯간지럽게 오빠를 좀 불러보기로 하고. 요새 밥을 많이 못 먹어 기력이 딸릴까 이른 저녁을 먹여 보내주신 j씨 덕분에 든든하게 출발했다. 혼자가니까 약속 시간 같은 것도 없고 확실히 여유있고 좋아서 앞으로도 종종 혼자 다니려고. 그리고 시작된 첫번째 고난. 롯데아트홀이 공연장이라 합정역에서 내려서 메세나폴리스로 들어가는 통로의 계단을 밟는 순간 티켓을 가방에 넣지 않았다는 것이 떠올랐고 머릿속으로 집까지의 왕복시간을 계산하며 j씨에게 전화를 걸었다. 미용실에 있던 남편한테 집에가서 티켓을 들고 올수 있겠냐고 부탁하는 빠순이라니. 일단 매표소에 가서 사정을 설명하니 실물 사진을 보여달래서 다행스럽게 합정으로 출동 ..
캄캄한 세상, 작은 목소리로. 노래할게, 또 걸어갈게 이제 - 권영찬을 듣고 있다. 눈꽃씨가 애정하는 뮤지션인데 새 앨범이 나왔길래. 사실 먼저번 앨범에서는 그렇게 많은 감흥이 없었는데 이번 앨범은 왜 이리 좋은가. 작은 목소리로, 천천히 노래하며 연주하는 이미지의 노래들이 실렸다. 한동안 많이 듣겠구나. 위장이 또 잘 움직이지 않는다. 어이고 지겨워. 찬물도 끊고, 커피도 끊고, 술도 안 마시는 와중에 뭐가 문제인지 곰곰히 생각해봤는데, 출근하면서 활동을 위한 기력을 채우려고 배부른 것 이상을 먹은 덕분인 것 같기도 하고 에어컨 때문에 추워서 그런 것 같기도 하고 이런저런 것들이야 생각나지만 확실하지가 않다. 밤마다 따끈한 물주머니를 끌어안고 잠이 들면 하루 중에 아침 정도는 속이 편하다. 병원가도 별..
퇴근 길엔 시장쪽으로 다시 돌아가기가 귀찮아 지나는 길에 있는 슈퍼에서 풋사과 두 알을 샀다. 집에 들어가서는 개운하게 씻고 나와 뽀도독 소리가 나도록 문질러 씻고 조각내 접시에 담고는 조르륵 거실로 가 자리를 잡고 앉았다. 한동안 열심히 복숭아를 먹었었는데, 많이 보이기 시작한지 얼마 안된 사과도 달달한 것이 곧 여름이 끝나려는 모양이다. 가을이 오고, 네번째 결혼 기념일을 보내고, 겨울이 오면 올해도 끝. 불과 1년 전에 만들기 시작한 css를 정리하려고 들여다보고 있으니 한숨이 나온다. 급하게 추가 될 때마다 더해진 소스들이 어지러움을 한결 더한다. 예전에 작업한 것들을 보면서 부끄러워 할 만큼 더 늘어난 것을 자랑스러워야 하는가를 잠시 고민하다 그럴리가 없이 부끄러움만 더해진다. 시간이 지나는 것..
인간의 욕심은 끝이 없고 같은 덕질을 반복한다. 인디쪽 덕질이 무럭무럭 자라면서 아이돌 덕질이 좀 뜸해진다 싶었는데 뜸해지긴 뭘. SM콘서트에 다녀왔다. 5시간을 쉬지도 않고 이어지는 공연에 위를 올려다보다 목에 담이 걸릴뻔 함. 매일 같이 소극장 공연에서 전방 10m 안쪽의 오빠만 보다가 무려 월드컵 경기장에서 면봉오빠를 한마리의 새우젓이 되어 보고 있자니 기분은 좀 이상했다. 그래도 한 몇 분 정도는 오빠가 면봉이 아니었으니 그걸로 뭐 괜찮고, 내 인생의 유일한 아이돌 콘서트이지 싶긴 한데 그래도 옛오빠와 현오빠 기타 등등을 모두 보고 온걸로 만족스럽다. 그리고 새 오빠는 매우 예쁨. 지덕체 중에 제일 가지고 싶은건 '지' 이지만 동음이의어 '덕'이 제일 많은 나라서 주말에도 덕덕하게 지냈다는 그런 ..
몰린으로 티저라니. 네, 가야죠. 끙끙. 규호 언니 9월 소극장 공연도 티켓팅 해야겠네. 7월에 알바를 해두길 잘했지싶다. 올해는 남들만큼은 아니겠지만 나름 덕력 충만하게 보내고 있어 흡족하다. 주님은 정죄가 아니라 회복하시길 원하신다는 아침 큐티에, 굳이 남을 정죄하려 들던 나를 떠올렸다. 예민한 성격과는 달리 대인 관계에서는 무심해 애정이 없는게 아니냐는 의심을 살만큼 상대방을 방목하는 편인 나는 상대를 신경쓰지 않을 때 두 세가지의 패턴을 가지고 있다. 하나는 애정을 기반으로 그 사람이 무얼해도 괜찮은 것, 다른 하나는 무관심을 가장한 미움으로 그 사람이 무얼해도 상관없는 것, 나머지 하나는 정확하게 무관심으로 나에게 영향만 없다면 그 사람을 인식도 잘 못하는 것. 문제는 무관심을 가장한 미움인데,..
그민페 일요일 라인업에 로펀이랑 메이트가 떴다. ㅠ를 오백개 치고 싶은데 눈물 좀 닦고. 적아저씨라도 토요일에 뜨기를. 다음주 화요일까지 나흘을 가슴 졸이면서 11시를 기다리게 생겼다. 엉엉. 익스플로러가 세상에서 사라지면 좋겠다. 너무 과한 소원이라면 ie7 이하라도 괜찮다. 암만 웹표준을 맞춰봐야 ie7은 못이긴다. 처참하게 깨지는 것들을 보면서 눈물을 머금고 별표로 도배를 했다. 웹표준을 암만 해도 뭐해, ie7에서 띄우면 똥인데. 그래, ie6에 맞추지 않는걸 다행으로 생각하자 - 라고 아무리 생각해봐도 엉엉. 간밤에는 에어컨에 너무 추운지 위가 잘 안 움직여서 한여름에 따끈한 물주머니를 껴안고 잠들었다. 따끈할때는 좀 낫더니만 가디건을 벗을 수 없는 사무실에 앉아 하루종일 일을 하려니 점심 먹은..
엊그제는 동그랗게도 아니고 정말 똥그랗게 모기에 물렸다. 나의 사랑 레스큐 오인먼트를 치덕치덕 바르니 간지러움은 덜한데 모양이 너무 웃겨서 j씨에게 자랑했더니 워낙에 톡 튀어나와 있어 그런지 거기에 뭘 붙여놨냐며 물어봐서 한번 더 웃음이 터졌다. 그러니까, 카메라를 실행할 수 없단다. 삼성폰은 이번 노트2가 처음인데 1년 반 만에 너의 것은 수명이 다 되었다는 듯 굴기 시작하는 이 모양새를 어쩌면 좋을까. - 까지 써놓고 루팅을 시도했다. 요즘 루팅은 간편해서 좋구나. 각종 삼성 어플들을 날려버리고, 기본 프로그램들을 죄다 없애고 나니 개운해졌다. 배터리도 새로 하나 구입. 이제 상하단 벗겨진 것 도색만 하면 되는데 업체에 맡기는 기간이 애매해서 고민만. 딩크족 이야기를 어디선가 보았는데, 저출산은 심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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