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에 떠날 짐싸기도 완료. 문제는 발목 인대가 다시 재발했다는 거라 쉬엄쉬엄 가볍게 다녀와야할 것 같다. 그 와중에, 확실히 속에 안 좋은 것들을 걷어내니 한결 아픈 것이 줄었다. 커피, 우유, 간식 등등. 소화가 안되는 건 위장'병'의 문제가 아니라 일종의 '운동 부족' 문제이니 좀 더 많이 움직이면 될 노릇인데 위와 같은 이유로 운동을 못하고 있어서 일단 소식하는걸로 해결 중. 그렇지만 흑염소가 가출한 입맛을 불러오는지 슬슬 배가 고프것도 같다. 덕분에 몸과 마음의 건강에는 '좋은 것'을 하는 것도 좋지만 '좋지 않은 것'을 걷어내고 덜어내는 것이 먼저라는걸 다시 한번 깨달았다. 그게 제일 어려운거라는 건 알지만. 핸드폰 조도센서가 고장난 모양. 자동으로 해두면 하루종일 화면이 어두컴컴하다. 귀찮으..
공연장에서의 핸드폰 사진은 매우 부질 없다는 것을 알기에 별로 찍지 않다가, 후반부에 좌석쪽으로 달려오신 한철 아즈씨가 모두를 일으켜 세우시고 에브리바디 펑키 투나잇을 해주시는 것을 보고 한컷 찍었다. 가운데의 까만 사람이 한철 아즈씨. 어쩌다보니 다들 흰 옷을 입은 느낌적 느낌일세. 그러니까 전체적으로 저런 분위기의 공연이었다는 이야기. 아 씬나. 몇년만에 공연장에서 뵙는 한철아즈씨는 살이 예전보다 더 빠지신거 같은데 딱 보기 좋고, 나머지 아즈씨들은 처음 뵙는건데 둘 다 잘생겼어. 원래 불독맨션이 비쥬얼 그룹이었구나. 왜 나는 이 비쥬얼을 모르고 살았나. 익숙하고 낯선 노래들이 공연장을 가득 채우고, 덩실덩실한 기운들도 가득 채워지고. 인대에 주사만 안 맞고 갔어도 열심히 뛰다 왔을걸, 그러지 못한게..
겨울에 들렀던 오사카성은 추운 느낌이었는데, 오월 끝자락에 가니 여름이라 푸르르고 한껏 따뜻하고 웅장하다. 살이 토실토실한 고양씨. 열심히 풀 뜯어먹다 유유자적하게 저 멀리로 사라졌다. 천수각 안에 전시된 일본의 전쟁 역사는 관심이 없으니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가 계단 몇층을 더 올라 전망대 구경을 하고 지친 다리를 잠시 쉬고 내려왔다. 니시노마루 정원도 주유패스로 무료입장인데 공사중이어서 들어가지 못했고. 오사카성은 겨울 보다는 여름에, 주유패스가 있을때 들를만한 코스. 솔직히 상징적인 의미가 있는거지 '여기 좋아 그러니 꼭 들러봐'라고 추천할만큼은 아니다. 우메다로 돌아와 햅파이브 관람차. 고소공포증이 있는 관계로, 일행이 타고 싶어할때만 타는 관람차인데 제일 높은데까지 올라갈때는 공포에 질려있는 관..
도토루 모닝 세트를 먹으러 아침부터 출동. 언제나 그렇듯 '잉글리시 메뉴 플리즈'를 외치고 영어 메뉴를 훑고 있자니 알바생이 귀여운 목소리로 '한국 분이세요?' 한다. 넵 한국 사람입니다. 모닝 세트에는 일반 라떼밖에 없는데, 일반 메뉴에는 소이 라떼도 있길래 먼저번에 맛있게 먹은 치즈 토스트와 소이 라떼를 먹고, 민트 언니는 아메리카노와 모닝 세트 샌드위치. 배를 두둑히 채우고 나니 모자른 잠으로 깎인 체력도 보충한 것 같고 이제 하루 일정 시작. 주유패스 활용 첫 코스는 주택박물관. 작년 초에는 기모노 체험이 무료였는데200엔으로 바뀌었다. 200엔 넣고 자판기에서 번호표 뽑고 기다리면 게다용 새 양말을 건내주고, 그걸 신고 얌전히 기다리면 기모노를 입혀주고 30분의 시간을 준다. 박물관 자체가 넓은..
이건 오늘, 댓글로도 썼던건데 - 사람에게는 주어진 수면 시간의 총 합이 있는게 아닐까 싶다. 그래서 어느날은 주위의 모든것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열심히 자다가도 어느날에는 자야하는데도 잠을 못 이루는거겠지. 어제밤과 오늘 아침은 그런 날. 간밤에는 잠이 오질 않아, 오늘 아침에는 옆에 아가씨가 긴 머리칼로 나의 팔을 간지럽히고 뒷뒷 자리의 아저씨는 코를 골아 눈은 감고 있어도 잠이 들지 못했다. 어깨가 딱딱하고나. 덕분에 티 안나게 비틀거리며 카페에 들어가 아저씨들의 커피와 나의 탄산수를 주문. 위염 덕분에 커피를 끊고 난 뒤로는 항상 모닝 밀크였는데, 한약 때문에 이제 우유도 끊어야하니 모닝 탄산수. 커피도 끊고, 우유도 끊고, 어쩌다 보니 소화 능력이 시원찮아 간식도 끊고 나니 3끼 밥만 먹는데 이것..
간사이 공항에 내려 나라로 가는 할인 티켓을 산다. 거의 200엔 정도를 할인해주는 티켓이다. 공항에서 난카이 선을 타고 난바로 간 뒤, 킨테츠 선으로 갈아타고 나라로 가는거라 당일에만 사용한다면 난바에서 다른 일을 보고 나라로 넘어가도 괜찮은 티켓인데 시간이 없으니 난바역 코인락커에 캐리어 넣어두고 바로 나라로. 종점이 나라인 킨테츠 전철은 지나칠 걱정 없으니 느긋하게 앉아 멀리 멀리 타고가면 된다. 흔하게 보이는 사슴 주의하라는 표지판을 보며 마냥 걷다보면 주의 표지판보다 더 흔하게 사슴들이 느긋하게 쉬고 있다가 새로운 인간이 등장하면 센베를 내놓으라며 슬금슬금 다가온다. 센베를 내놓지 않으면 차가운 도시 사슴이라는 듯 다시 돌아가고, 길거리의 센베 파는 노점상 근처에 잠깐이라도 서 있자면 센베를 살..
요즘의 아이템은 차이티. 늦은 생일 선물로 받기도 했고, 때 마침 돌아온 위염이 절정에 다다르기도 했고, 생강과 계피와 정향이 들어있다면 약 대신은 아니어도 다른 차 대신은 마실만 하겠다며 하루에 600미리 텀블러 두잔씩은 꼬박꼬박 비우고 있다. 오사카를 다녀와서는 흑염소 중탕한 것도 먹고 있는데, 매우 맛이 없는 관계로 맛없다 없다 오만상을 찌푸리면서도 열심히 먹고 있다.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몇년 단위로 갱신되는 몸무게가 몇년전에는 5키로나 찌더니 이번에는 3키로나 빠졌다. 건강을 생각하며 무언가를 먹게 되다니 나이를 차곡차곡 먹는구나. 그 와중에 일상은 일을 하거나 여행을 하거나 집에서 쉬거나의 반복이라 자신에게 매우 충실하고 있다. 덕분에 암향에도 한동안 일기를 못 썼다. 단조롭고 평화로운 일상은..
양산을 만든다니 대체 그게 무슨 소리냐고 했던 j씨는 완성된걸 보더니 별걸 다 한다며 웃었다. 미싱 작업을 마치고 양산살에 고정을 하는 손바느질을 하고 있자니 나 역시 별걸 다 한다 싶었다. 내가 들고 다닐건 아니고 양쪽 엄마들 선물용. - 이긴한데 하나 만들고 나니 기운이 빠져서 나머지 하나를 못하고 있다 (...) 원단은 해피퀼트, 양산살과 패턴, 레이스는 코튼빌. 재단에 소질없는 관계로 살짝 안 맞는 감이 있는 듯 싶었는데 근성으로 맞췄다. 안쪽에 고정끈도 만들고. 오버록이 있으면 좀 더 수월할 것 같은데 없으니 좀 더 손이 가는 작업으로. 사실, 손이 가면 갈수록 작업자는 번거롭지만 완성품은 더 예쁘다. 접으면 요런 모양. 2단 양산이다. 손잡이도 플라스틱이고 사이즈고 많이 크지 않는 편이라 가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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