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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에 돌아다니는 흔히들 말하는 '짤방'들의 재구성이 점점 더 심해지는 기분이다. 분명 어제 본 사진 밑에는 '오빠'라고 써있었다면, 오늘 본 사진 밑에는 '남자친구'로 바뀌어 있다던가, 처음에는 분명 '착한 일'이었는데 어느 순간 '나쁜 일'이라던가, 출처도 원본도 없이 돌아다니는 그 사진들 밑에는 자신들의 느낌에 충성스러운 설명들이 써 있다. 굳이 짤 뿐은 아니겠지. 나의 의도나 처음의 표현은 한두사람 건너 곡해되어 전혀 다른 일이 되고는 한다. 덕분에 넘쳐나는 정보들을 구분하고 골라내고, 판단해서 받아들이는 과정이 필요해졌다. 무턱대고 믿지 않는 것이 미덕이 되는 시기라니. 어른이라서 일까, 지금이라서 일까.
이런저런 사정으로 하노이는 취소됐다. 엄마랑 같이 다니려던 일정들과 항공권 수수료는 아깝지만 이미 결정된 것에는 미련을 두지 않는 편이니 홀가분하게 털어버리고 급하게 제주도 여행을 잡는다. 이럴 때 열심히 놀아야지 언제 놀겠어. j씨는 갔던 제주도를 왜 또 가느냐고 했고, 같이 갈 헌이는 어느 곳을 가보았냐며 일정을 같이 짜며 물었지만 답은 같았다. 버스타고 다녔더니 본 게 없어. 흑흑. 어딜 가도 좋으니 이것저것 많이 보고 와야지. 봄의 제주도라니 설레이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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