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소에서 좀 더 동쪽으로 넘어 가 아침의 시작을 세화로 시작한다. 하늘은 여전히 뿌옇다. 그래도 마지막 날이라고 바다는 파래서, 그래 그거면 됐다 하고. 돌아오는 걸 비행기를 저녁에 끊어뒀더니 한결 마음이 여유롭다. 남쪽 제주는 이번에는 포기하고, 다음 여행으로 미룬다. 이렇게 미뤄두는게 있어야 또 마음먹고 쉽게 훌쩍 떠나올 수 있겠지. 바다 근처에 들어서있는 카페들을 보며 헌이에게 게스트하우스라도 하나 차리라고 했다. 나는 이번 생에는 글른 것 같으니 너라도 힘내보라며, 제주에 올 때마다 숙식만 제공해준다면야 온라인쪽은 내게 맡기라며. 그렇지만 언제나 그렇듯이, 내가 좋은 건 남들도 다 좋은거라 이미 제주의 포화 상태가 더 먼저 보인다. 그리고 놀러오고 쉬러오니까 좋아보이지 내가 살려고 하면 또 나름의..
엄마 생신 맞이 가족 모임으로 엄마는 한택수목원을 가고 싶어 했지만 우리 모두 출발지가 다르고 한 팀은 뚜벅이라 나중으로 미뤄야했다. 어디든 가보자며 근처를 찾아보니 목천에도 무언가 하나 있다고 해서 정해진 화수목 정원. 결과적으로 말하자면 조카의 유모차는 들어갈 수 없는 길이라 조카 사랑 아빠를 비롯해 다들 카페로 먼저 들어가고 j씨와 나의 오붓한 산책이 되었다. 산을 넘어가면 동물도 있고 뭐 그런 모양인데, 다들 기다리게 하고 산을 타자니 시간도 애매하고 해서 올라가다 말고 근처에서만 한바퀴 산책을 마친다. 해가 뜨거워 드디어 여름이다 싶었다. 가득한 꽃들과 올해는 못 보고 지나가려나 싶었던 양귀비도 조금. 빼곡한 나뭇길 사이 한켠의 장미. 날이 너무 더운 탓인지, 계절이 바뀌어 가는 탓인지 지기 직..
너희의 눈 속에는 우주가 있지. 마알간히 나를 바라보는 너희를 같이 바라 볼 때면 나는 그 우주속에서 헤엄치고 웃고 떠들다 잠이 들것만 같아. 지금도 앞으로도 영영, 우주를 생각하면 너희를 생각하겠지. 노랗고 파란, 빛나는 나의 우주. 사무실에 앉아있을때면 가끔 너희를 무얼 하나 생각 해. 농담으로 하는 이야기처럼 몰래 컴퓨터라도 하는가 싶고, 넓지도 높지도 않은 좁은 집에서 무슨 재미로 지내나 싶고. 그렇지만 나는 너희가 나와 십년이고 이십년이고 그 작은 집에서 함께 해주었으면 해. 혹시 모르지, 언젠가는 더 크고 넓고 너희가 신날만한 곳으로 같이 이사갈 수 있을지도 모르잖아. 얼른 퇴근해야겠다. 곧 만나자 나의 우주.
뜨거운 경의선 숲길을 걷는다. 길따라 열린 플리마켓도 슬쩍슬쩍 구경하면서 걸었다. 가을 여행 이후 오랜만에 함께 하는 일행들이라 사진도 잔뜩 찍었다. 포토그래퍼 쏭 모드로 어디든 세워 포즈를 잡으라 주문했고, 처음으로 개시해 본 셀카봉에 연사만 수백장이 찍혔다. 더워도 끊이지 않는 수다에 지쳐도 걷기는 멈출 줄을 몰랐더랬다. 오월이지만 날씨는 여름. 해가 쨍쨍하다. 올해는 여름이 길 모양이다. 점심은 메이형 바쿠테. 싱가포르와 말레이시아 보양식이라고 한다. 다들 양이 많은 편이 아니라 욕심내지 않고 모자르면 더 먹자며 등갈비 2-3인분과 사이드들을 몇 개 시켰다. 고기를 싸 먹기 좋은 양념 된 청상추와 유부, 쌀국수까지. 계란 조림은 서비스로 주셨다. 전체적으로 국물들은 하나의 베이스로 요리되는 것 같았..
넘칠 듯한 바다와 검은 돌, 해가 뜰 때면 수평선에서 해가 날아오르는 것 같다고 붙여진 이름이라던 비양도는 해가 없어서인지 마냥 춥게만 보였다. 이 곳도 하나의 다음으로 남겨둔다. 주차장에 묶여있던 말. 시골에서 흔히보던 풍경에 소 대신 말이 있다. 그 뒤로는 유채와 돌 담들. 보트도 타고, 풍경도 좋다던 검멀레 해변은 바람과 파도에 다 뒤집혔는지 맑은 바다는 없었지만 꼭 파란 하늘이 아니어도 층층이 퇴적된 절벽이 멋졌다. 해변 자체는 크지 않아 어쩌다보니 바다를 지나 저 안쪽 동굴까지 바위를 타고 다녀오기로. 어릴 적 담타고 다녔던 전적이 있어 치마를 입고도 성큼성큼 다니던 나와는 달리 중간에 포기하고 싶었던 헌이는 뒤에서 밀려오는 사람들에 끝까지 왔고, 돌아가는 길 역시 험난했다. 평화롭고 한산하던 ..
우도에서는 투어 버스를 타고 중간 중간 내려 다니려 했던 아침의 계획을 전면 수정한다. 안그래도 추위를 잘 타는 둘이라 이를 덜덜 떨어가며 버스를 탈수 없었다. 좁은 길에 운전하기 힘든 헌이에게 미안하지만 차를 싣고 우도로 향한다. 하하호호 뒷편 주차장에 차를 대 놓고 나니 우리처럼 렌트한 모닝이 쪼르륵. 귀여워라. 버거를 인당 하나 시키자니 많을 것 같아 일단 하나만 시켰다. 마늘 흑돼지 버거. 프로페셔널한 언니는 서빙 후 사진 찍으라고 기다려주고, 우리와 버거의 사진도 함께 찍어준 뒤에 버거를 꾹 눌러 반으로 잘라 척척 우리가 든 종이에 넣어주었다. 꾹 눌러놓았는데도 입 안 가득 차는 버거는 고기도 야채도 소스도 듬뿍 들어 맛이 있었다. 버거를 기다리다 자리가 생겨 바로 창가로 옮겨서 바다를 내다 본..
신창 해안 도로와 함께 꼭 가서 보고 싶었던 (남이 찍은) 사진 속의 녹산로는 분홍 벚꽃과 노란 유채꽃과 파란 하늘이 끝이 없는 듯 펼쳐진 길이었다. 첫날 도착해 움직이면서 시내에 벚꽃이 양껏 피어있는 것을 보았기 때문에 매우 기대하며 이른 아침에 출발해 움직였더니 여기가 그곳인가 싶은 곳이 나타났다. 시내쪽보다 고지가 높은 덕분인지, 유채는 피었는데 벚 꽃은 피지를 않고 날조차 흐리니 이 스산한 분위기를 어쩌면 좋을까. 그렇지만 내려서 사진은 찍는다. 지나가는 차들이 대체 여기가 뭐라고 사진을 찍느냐는 듯 바라보는 것만 같다. 엉엉. 좀 더 옮겨보니 벚꽃이 조금 피었는데 유채는 덜 피었다. 삼월 말은 아무래도 이른 시기인 것 같은 녹산로. 그리고 이때부터 우리의 추위+바람과 맞서 싸우는 고난이 시작 되..
가기 전에 알아본 곳이 두군데 있었는데, 그 중 한 곳인 신창 해안도로. 차가 없으면 엄두도 안날 곳이라 찾아두었는데 정작 나는 까맣게 잊어버리고 헌이가 말해줘서 기억났다. 급하게 네비에 찍고 달려달려 도착. 해가 질 때가 제일 어여쁘다지만 그때까지 기다리기엔 시간이 일러 조금은 아쉽다. 커다란 풍차들이 보이면 사이길로 꺾어 들어간다. 우리는 안으로 들어가도 될지 안될지 잘 모르겠어서 입구쪽 전기공사 근처에 차를 세우고 걸었다. 천천히 걷기에도 멀지 않고 풍광이 좋아 굳이 차를 가지고 들어가지 않아도 괜찮은 듯. 걸어들어가면 풍차들을 보며 바다위를 걸을 수 있는 다리가 있다. 높은 곳을 썩 좋아하지 않는 헌이와 나는 정 가운데를 걸었지만 용기를 매우 내 슬쩍 바다를 보니 물이 너무 맑아 난간 근처에는 오..
헌이는 일정을 짜자며 어디를 다녀왔느냐 물었고, 나는 가본 곳이 거의 없으니 어디든 좋다고 답했다. 덕분에 정해진 코스 없이 길 따라 가다 여기다 싶으면 잠시 쉬어가기로 하고 제주로 떠났다. 그리고 서울이 아닌 곳은 어디든 차가 있어야 편하다는 것을 다시 한번 깨달았다. 여행만 가면 도지는 면허 병은 서울로 돌아오니 다시 슬그머니 저 구석으로 들어갔지만:-P 오전 비행기에 공항에서 내려 렌트카를 빌리자마자 근처에서 점심을 먹고 여행이 시작된다. 첫 날은 서쪽이다. 애월에 도착해 검은 돌과 파란 바다를 만난다. 파란 하늘 대신 희뿌연 하늘이 날 반겼지만, 저녁까지도 저 뿌연 것들은 해무려니 하고 돌아다녔다. 알고보니 죄다 미세먼지 였다고. 엉엉. 그렇지만 신이 난 우리는 그 미세 먼지를 다 마시면서 걷고 ..
처음 주문의 시작은 샤오미 파우치였지만, 점점 일이 커지더니 가방까지 만들게 된 선물용 주문 세트. 겉감과 안감까지 전부 다 맞춤 제작이라 사진 + 포장 상태만으로는 엄청 마음에 들어했는데 아직 선물 받을 분에게 전달이 안된 상태라 사용자 피드백은 잘 모르겠다. 그렇지만 잘 쓰여졌으면. 원래의 목적인 파우치 안감으로 간택 된 카멜리아 라벤더 원단. 꽃송이가 작은 편은 아니라 큼지막한 소품을 만드는게 더 예쁠 것 같아서 에코백에는 겉감으로 사용했다. 세트 통일성을 맞추려고 분홍색 인조가죽은 겉에 주머니로 덧대고 나니 잘 어울리는 군. 안감은 집에 많이 있는 무늬 없는 흰색 코튼 원단으로 대었다. 겉감이 화려하면 안감이 심플한게 더 예쁘더라. 파우치는 지퍼 마감을 정석으로 해보았다. 하면 예쁜 것은 알지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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