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예전에 만났던 윤소와 흘러가듯 말했던 생활비 달력이 생각이 나서 생일 선물 용으로 만든다. 원단을 얼마 쓰지 않고 완성이 되어서 앞치마를 하나 더 만들고, 얼마전 서핑하다 받아둔 곰인형 도안도 생각이 나 또 하나 보탠다. 심지의 늠름함을 알아버린 후로는 미싱 자수를 할 부분과 단추를 달 부분들에는 꼭 심지를 붙인다. 날짜들을 미싱 자수로 새길 예정이니 전체 주머니에 심지를 대어 빳빳함을 더했다. 사실 미싱 자수는 아주 가끔 영문 조금 정도만 새겼던게 다라 숫자가 영 마음에 안들지만 다시 하거나 다른 수를 찾다가는 완성하지 못할 것 같아 밀고 나간다. 세탁해도 없어질 염려없고 좋지 뭐. 31일 뒤쪽 남는 자리에는 조금 넉넉한 주머니도 붙여둔다. 달력과 앞치마를 받은 윤소는 안그래도 자기가 만들어 준 ..
가끔씩 원단만으로는 너무 예뻐서 잔뜩 쟁여두고 싶어 욕심내지만, 정작 무언가를 만들려고 하면 그 '무언가'의 정체성을 고민하게 되는 원단이 있다. 이번에 숙제로 온 요 원단이 그런 원단 중 하나. 컬러도 일러스트도, 심지어 모티브들의 크기까지도 너무나도 내 취향인데 이걸로 무얼 만들어야 하는가 생각하면 도통 모르겠어서 한참 고민했다. 고민의 고민을 거듭하다 그래 이제 좀 화려해져도 되겠지, 라며 벌룬 블라우스. 린넨용 만들기 책에 있는 도안인데 그리 뻣뻣하지 않은 소프트 코튼이니 부담없이 만든다. 캐주얼과 베이직한 컬러와 운동화가 기본템인 내가 얼마나 입고 다닐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이쁘긴 한 것 같으니 만족. 목 부분은 답답해서 결국 한참 뒤에 다 뜯어내고 더 파서 새로 달았다. 남은 조각들로는..
재봉을 하고 남은 조각들을 바구니 하나에 잔뜩 모아두고, 하루 이틀정도 날을 잡고 파우치를 만들 사각형으로 자른다. 자도 대지 않고 선도 긋지 않고 잘라 쌓아둔 원단들 사이즈에 맞춰 끈도 잘라두고, 지퍼도 잘라두고. 아무 일정도 없는 한가한 날 미싱 앞에 앉아 옆에 둔 바구니에 손을 뻗으며 파우치들을 만든다. 정작 나는 몇개 쓰지도 않고 주위에 나눠주고 담아주겠지만 만드는 시간이 좋은 것도 있으니 서로 좋고 좋겠지. 말그대로 소소한 취미 생활 - 이라고 하기엔 양이 좀 많지만 급할 것 없으니 천천히 쉬면서.
은수저에서 미카게네 할아버지가 하치켄에게 미각이 좋다는건 어릴때부터 부모님이 좋은 음식을 먹이며 키워준거라고 하는 말에 아, 했던 적이 있었다. 다른 사람에게 흔하게 했던 말 중 하나로 어릴때 읽었던 책으로 쌓아 둔 걸로 평생을 살고 있다는 것과 비슷한 맥락의 말이구나 싶었다. 어릴때부터 몸에 붙어 자연스럽게 나오는 것들 중의 몇가지는 일종의 유산이다. TV를 잘 챙겨보지 않는 것, 따로 건강 관리를 하지 않지만 큰 병 없이 지내고 있는 것, 밤이 늦으면 까무룩 잠이 오고 해가 뜨면 어느 순간에는 눈이 떠지는 것, 음식은 가리는 것 없이 다 먹지만 할 수 있다면 알맞는 간과 알맞는 온도로 먹을 수 있도록 하는 것에, 하다못해 살면서 가지고 있자면 인생이 편해지는 빠른 포기까지. 각각의 습관들이 시작된 이..
나는 하루를 살아내는 것을 참 잘하는 사람이고 내내 그렇게 지내왔기때문에 - 하루와 한주, 한달의 계획은 잘 세우지만 년수를 더한 미래의 것은 구체적인 계획이 없이 사는 편이다. 그렇지만 노는 계획만큼은 차곡차곡 쌓아 4월의 제주도행 비행기표를 끊고, 9월의 대마도를 이야기한다. 다른 대화창에서는 날이 따뜻해지면 갈 자그마한 나들이를, 이쪽에서는 다시 여름쯤의 하루치 호사스러운 숙박 이야기도 스치듯 지나보내고 설의 안부도 나누었다. 막내와는 3월말쯤 바람을 쐬고, j씨와는 프로젝트가 끝나면 움직여야지 하고 있다. 뭐 이렇게 노는 계획만 잔뜩인가 싶지만 자잘하게 조각내어놔서 그렇지 모아놓으면 별 것 없다. 그래도 군데군데 박힌 초콜릿의 아몬드 같은 올해의 계획들.
12월의 위아더나잇은 태국가느라 신청을 취소했었고, 카더가든과 문문을 시도했지만 탈락. 오왠과 소란 공연에 당첨되어 올해도 다녀왔다. 메일 찾아보니 2016년부터 1월28일, 2월20일, 2월8일이더라. 한해의 시작은 공감인듯. 새로 지은 사옥의 스튜디오는 조금 더 새 느낌이었지만 예전의 공간과 거의 같았고, 처음보는 오왠은 목소리는 어른인데 몸짓은 아가아가. 같이 연주하는 세션들도 아가들이라 엄마 미소 지으면서 보다가 나의 나이를 한번 더 상기했고 (눈물) 스트리밍 서비스를 이용하지 않아서 관심있는 가수만 개별곡으로 구매해서 듣는 편이라 노래도 모르고 갔었지만, 공연 끝나고 바로 플레이 리스트에 추가 시켰다. 소란은 언제 어디서라도 해피바이러스 뿜뿜이니까 멤버들 무대에 올라오자마자 관객들까지 모두다 깨..
- 고양이
- 크림
- NEX-5N
- 치즈[루]
- sewing swing
- daily pic
- singer9960
- SELP1650
- Huawei P9
- 싱거9960
- a5100
- 크림치즈
- camera360
- galaxy note4
- e.el /
- e.oday /
- springsong.pp /
- mayry /
- Amil /
- YUA /
- hadaly /
- hadaly_t /
- bluetang /
- kyungssss /
- hutjae /
- cherrymoa /
- kagonekoshiro /
- 9oosy /
- oamul /
- tatsuya tanaka /
- sunlightproject /
- dearphotograph /
- tadis12 /
- musicovery /
- Zoomabl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