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대방이 1만큼 잘못을 했고, 내가 10만큼 상처를 받았다면 5만큼만 화를 내고 용서하고 관계를 재정립해야 한다. 상대방은 억울하겠지만 나를 사랑하니 4를 참고, 나는 상처는 더 크지만 상대방을 사랑하니 5를 참고. 사람과 관계에 따라 저 중간의 5가 7일 될수도 있고 3이 될수도 있지만 그건 말그대로 그 사람과 관계에 따라. 그게 짝사랑도 외사랑도 아닌 서로 나누는 사랑인 것 같아. 예전에는 5만큼만 화를 내고 용서를 하고 화해를 하는 것은 상상도 못했다. 다만 10만큼 보상받는게 불가능 하다는 것을 본능적으로 알고 있어서 요구가 거부 됐을 경우의 데미지를 예상하고 피하는 것을 택했고, 쌓고 참고 누르다 관계가 끝에 치달을때 10에 10을 곱해 100만큼 상대방에게 퍼붓고 떠나보넀고 떠났다. 이제와 생..
평소에도 쉽게 시린 눈은 감기에 걸린 기간에는 제대로 띄이지를 못한다. 반쯤 감긴 시큰한 왼눈에 몇번이고 기침과 재채기를 섞어하며 아침을 보냈다. 병원은 걸어서 왕복 이십분은 넘는 거리. 조금 괜찮아지고 나서야 가기 귀찮지만, 이러다 약 떨어지면 분명 후회한다 싶어 급한 업무 마치고 병원으로 향했다. 기다리는 사람도 없어 바로 진료실에 들어가니 귀를 들여다보고 콧 속을 들여다보고 아 - 하고 소리를 내는 목 속을 들여다 보더니 외출 없이 푹 쉬라는 말을 해준다. 그러고보니 눈을 마주치고 이야기하는 의사는 오랜만에 보는 기분이다. 월요일 조퇴 때 신세 진것도 있어 박카스를 두 박스 낑낑대며 들고 들어와 한병씩 돌렸다. 목요일이니 조금만 더 힘내시라며. 목요일이 모두에게 항상 고비다, 금요일은 일찍 들어갈 ..
일요일 저녁, 감기몸살생리통에 나도 고생 가자도 고생. (m은 블로그를 시작하며 닉네임에 대해 고민하다 원래 닉네임을 쓰기로 한것 같아 내 맘대로 가자 라고 부르기로 함) 월요일 아침에 일어나서는 '어제보다 괜찮은데'라며 출근했는데 점심으로 먹은 순대를 한 10분만에 원형 그대로 다시 눈으로 확인하고 전 날보다 괜찮았던게 아닌 것 역시 확인. 출근보다 더 험난한 조퇴를 결심했다. 지금 프로젝트를 하고 있는 곳은 일종의 고립된 곳이라서, 셔틀 버스가 아니면 이동이 용이치 않은 와중에 서울의 북서쪽에 있는 집까지 가는 길은 더더욱 멀고 멀어서 웬만하면 퇴근시간까지 버티려고 했는데, 했는데, 했는데. 여차저차 감사하고 부끄럽게도 보호자 대동하에 병원도 들렀다 고속버스타고 서울로 가서 집에 도착하니 5시. (퇴..
요즘의 드라마 : 토치우드 아무리 생각해도 그웬을 욕할게 아니라 잭을 욕해야 함. 보면 볼 수록 캡틴이 미워. 그렇지만 매력적이야. 그렇지만 미워 - 의 반복. 그 와중에 죽어버린 오웬은 세상을 정말 다 살아서, 세상 다 산 듯한 얼굴과 말투로 지내는게 그게 또 좋은거라. 헝. 얼른 끝내고 맷닥을 영접해야하는데 완결 웹툰들을 갑자기 보기 시작해서 조금 뒤로 미뤄두었다. 요즘의 커피 : 옐로버번 파드가 마음에 드는건 비싸고, 싼것만 먹자니 물리는데 비싸게 주고 먹자니 아까워서 커피메이커를 하나 들여놓고 잘 쓰고 있다. 청소기가 갖고 싶은 일렉트로눅스인데 청소기는 비싸니까 커피메이커나. 나는 휴일에만 집에서 커피를 먹고, j씨만 한두잔 먹을거라 4잔용으로 구입했더니 딱 적당하다. 첫 원두는 뎀셀에서 콜롬비아..
언젠가부터는 피할 수 없으면 즐기는 대신 피할 수 없으면 포기해버렸다. 포기의 간략한 진행 스탭은 다음과 같다. [판단>비판>포기]. 이 얼마나 간단한가! 이걸 하고 난 다음부터는 우울도 줄고 불행도 줄어 나름 잘 적용하며 살았는데 가끔 딜레마가 생긴다. 하나의 문제를 가지고 여러명이 고민하거나 해결 해야할 때, 게다가 그것이 감정에 관련된 문제일 때. 나는 판단하고 비판해서 포기하여 초월할 수 있지만 나의 포기와 초월을 남에게 권할 생각은 눈꼽만큼도 없고 남이 이만큼 할 수 있을거라고도 생각 안하니까. 해결을 위해 다른 사람은 감정적으로 생각하고 해결책을 찾는데 거기에 대고 '포기하면 편해'라던가, '이건 이렇고 저건 저러니 냅둬'라고 말해줄 수 가 없는거지. 그렇다고 편을 들어주거나 그 노력에 함께 ..
19일. 첫날. 해가 쨍하고 나오질 않아 작년에는 얇은 티 한장이었는데 올해는 12월에 입는 외투를 입었는데도 추워 내가 늙은 건지 날씨가 안 좋은 건지 잠시 고민했다. 고민해야 무슨 소용이며, 뛰다보면 괜찮겠지라며 바람은 차고 해는 뜨거운 가을이라 그런걸로. 입구에 사슴이 잔뜩이라 좋았던 나는 사슴 덕후. 사슴, 기린, 얼룩말 기타등등 엄청 좋아하는 나에게 딱 맞는 올해의 컨셉이었고, 자연과 함께 하는건 내년에도 이어진다니 기대해 볼만 하다. 피크닉존은 언제나 가득 차있다. 작년까지만 해도 피크닉존에 돗자리 한번 펴보겠다며 아침 일찍 가서 줄을 서고 (그렇다고 많이 일찍도 못가니 항상 어중간하게) 겨우 자리 하나 차지해 앉았지만 올해는 포기했다. 언제나 그렇듯이 포기하면 편함. 일행이 둘 뿐이라 가볍기..
내가 힘들면 나라 탓이고, 내가 잘되면 그 와중에도 나를 빼먹으려는 것 같은 나라 탓을 해야겠고, 세상이 이렇게 힘들고 내가 돈을 못 벌고 내가 취직을 못 하고 내가 연애를 못 하고 내가 결혼을 못 하고 공부를 못 하며 일을 못 하는 것도 나라 탓이겠지. 아주 오래전에도 '젊은 것들은 버릇이 없다'라는 말이 있었다는데 그때도 '내가 이렇게 사는 건 나라 탓'이라는 말이 있었을 것 같다. 지금 같지 않았을거라고 굳게 믿고 있을 '그' 몇 년 전에 지금 이 나이였으면 취직도 잘 되고 연애도 잘 되고 돈도 많고 결혼도 팍팍 했을거 같고, 지금이랑 다른 현재였다면 취직도 잘 되고 연애도 잘 되고 돈도 많고 결혼도 팍팍 했을거 같겠지. 정말 그럴까. 당신이 정말 지금보다 몇배로 행복하게 살고 있을까. 나라가 바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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