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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월, 오사카 #1

_e 2014. 6. 5. 16:55


도토루 모닝 세트를 먹으러 아침부터 출동.
언제나 그렇듯 '잉글리시 메뉴 플리즈'를 외치고 영어 메뉴를 훑고 있자니
알바생이 귀여운 목소리로 '한국 분이세요?' 한다. 넵 한국 사람입니다.
모닝 세트에는 일반 라떼밖에 없는데, 일반 메뉴에는 소이 라떼도 있길래
먼저번에 맛있게 먹은 치즈 토스트와 소이 라떼를 먹고, 민트 언니는 아메리카노와 모닝 세트 샌드위치.
배를 두둑히 채우고 나니 모자른 잠으로 깎인 체력도 보충한 것 같고 이제 하루 일정 시작.




주유패스 활용 첫 코스는 주택박물관. 작년 초에는 기모노 체험이 무료였는데200엔으로 바뀌었다.
200엔 넣고 자판기에서 번호표 뽑고 기다리면 게다용 새 양말을 건내주고, 그걸 신고 얌전히 기다리면
기모노를 입혀주고 30분의 시간을 준다. 박물관 자체가 넓은게 아니고 몇칸은 공사하는지 더 좁아져서
30분이면 열심히 사진찍고 체험하기에 충분하다. 아침 일찍 가서 4번째 대기.
우리 바로 앞은 서양 아저씨였는데, 옷 입으러 들어간 사이에 사라지셔서 입은 자태를 못본게 아쉽다.




이것저것 설명도 해주시는 듯한 직원 할아버지 분들의 전용 포토존이랄까.
기모노를 입고 나오면 카메라를 달라시면서 친절하게 찍어주신다.
전신 반신, 뒷 리본이 기본 찍어주시는 셋트였는데 이번에는 가면까지 추가. 근데 작아 가면 (...)
작년에는 어두운 색을 입어서 이번에는 화사하게 수국으로 입어보았다.
저렇게 차려입고 30분동안 돌아다니면서 사진을 찍고 있자면,
나름 조명으로 낮과 밤도 표현해주고 들어갈 수 있는 방도 몇군데 있고 그래서 꽤 쏠쏠한 재미.




주택박물관이니 일본의 주택 변천사를 재현해놓은 디오라마들도 구경하고,
역시 낮-밤을 조명으로 표현한 츠텐가쿠(통천각) 디오라마도 구경했다.
츠텐가쿠에 있는거랑 거의 비슷하게 생긴 듯.




그리고 나가자키쵸를 향해 걷기 시작했다.
주유패스를 사용할 수 있는 노선도에는 나가자키쵸 역이 보이지를 않지만,
전체 노선도를 보면 한 정류장 차이라서. (그리고 우리는 또 배가 고파 지쳐 쓰러질뻔 함ㅠㅠ)
가는 길은 주택 골목들이라 일반 가정집들이 가지런히 놓여있었다.
이름이 잘 보이는 문패를 집집마다 걸어놓은 것과, 자전거가 한두대씩은 꼭 있다는게 특징.
전 날의 흐린 날씨와는 전혀 다르게 햇볕이 쨍쨍해서 선글라스가 없었으면 괴로웠겠지.







나가자키쵸 근처는 카페 거리라고 하는데
한낮이라 문 연 곳이 별로 없어서 그런가 카페가 많다기 보다는 드문드문 있구나 정도의 느낌.
그래도 가끔 나타나는 카페들의 메뉴나 안쪽 인테리어는 아기자기하고 귀여웠다.
부엉이 맥주 옆 하얀 부엉이도 귀엽고,심지어 공사장 펜스까지 알록달록 귀여워!
이런곳에서 카페 하면 좋겠다, 아니 그냥 사는 것도 괜찮아- 라고 몇번이고 말했다.
그리고 돌아와서 알았지. 좀 더 많은 카페가 밀집해 있는 곳이 있었다는 것을.
하지만 우린 더웠고, 지쳤으며, 이미 집들이 있는 골목만으로 적당히 만족했기때문에 괜찮아.





그리고 걷다 걷다 보니 우메다역.
그런데 왜 우리는 아침의 모닝세트 말고는 아무 것도 먹지 못했는가.
도쿄에 신주쿠가 있다면 오사카에는 우메다가 있다는 던전.st 전철역에서
일단 무언가 먹지 않으면 안된다는 일념으로 카페&음식점을 들어가 런치를 시켰다.
생존이 우선일때는 당연히 사진은 없고,
매우 짠 고기 덮밥과 생전 처음 맛보는 허브가 얹혀진 카레를 먹었다.
고기가 짠 것과 허브만 걷어내면 나름 괜찮은 맛. 그리고 다음 일정인 오사카 성으로 출발.





길가에 피어있던 수국. 그러고보니 우리 동네에서는 본 적이 없는 수국.
한가득 피어있는걸 보니 여름이구나 했다.

/// NEX-5N, SEL16F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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