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코백이라는 단어를 계속 쓰고 있지만 그냥 보조 가방일 뿐. 같이 프로젝트 중인 여자 과장님이 내 덕분에 미싱을 지르시고, 내 덕분에 원단을 쟁이셨다. 본의아니게 과소비를 하게 해드려 지름신을 부추기는 것도 아니고 그냥 지름신 - 이라는 호칭을 얻었는데 그 와중에서도 많이 산 것들은 한마씩 잘라다 주시더니 얼마전에 무려 데일리 라이크를 4종류나. 그래서 은혜를 갚자며 아가들 보조가방을 만들었다. 아들이 둘이니 가방도 둘. 남자 유치원생과 남자 초등학생이라니 대체 어떤 천을 좋아할까 싶고, 내가 가진 천은 다 샤랄라 혹은 심플해서 남자 어린이가 들고 싶지 않을 것 같아서 일단 파란천으로 겉감을 통일했다. 그리고 안감을 찾다보니까 없어. 나중에 애를 낳아서 뭐라도 만들어 주려면 딸을 낳아야 된다는 생각이 들..
몇 년만에 만나는 집에 올 손님에게 들려보내려고 전날 밤에 재단하고 당일 아침에 재봉한 에코백. 2온스 접착솜을 대어서 두껍지 않지만 나풀거리지 않고 톡톡하게 만들었다. 네스홈에서 구입한 랜덤 컷트지에 들어있던 원단들인데, 받을 때는 이건 대체 어디에 써야하나 매우 고민했지만 이렇게 만들고 나니까 괜찮아 보인다. 요건 뒷면인가. 반대쪽 면. 4개 있던 컷트지 모두 써버렸다. 뭔가 만드려고 원단 서랍 앞에 서면 원단은 많은데, 내가 쓸 원단은 없는 기이한 현상이 벌어진다. 마치 계절이 지난 후에 열어보는 옷장과도 같은 기분과 현상. 요건 안쪽면. 단조롭고 튀지 않는 무늬의 원단으로 넣었다. 원하면 뒤집어서 사용해도 되는 양면 에코백. 지퍼를 넣지 않으면 양면도, 만들기도 쉽다. 웨이빙은 코튼빌에서 구입한 ..
드디어 미뤄뒀던 재단을 완료해서 만들기 시작했던 니트티들. 니트 바인딩을 처음 사용해봤는데, 바이어스보다 쓰기 편하고 완성도 높은 쏘잉을 할 수 있는 것 같다. 시험삼아 구입해 본거라 모자라서 아직 재단만 해두고 재봉은 못한게 두벌 더 남아있으니 남은 건 조만간. 팔과 몸통의 무늬를 나름 열심히 맞췄다. 무지 니트와는 달리 앞판, 뒷판, 팔의 무늬를 맞춰야 좀 더 깔끔하게 보일 것 같아서. 목은 니트 바인딩 - 바이어스 같은 건데 올풀림이 안되게 니트로 짜여져 있어서 반으로만 접어서 사용한다. 한마로 목을 하나 두르고 나니 소매 한쪽 감쌀 정도 밖에 안 남아서 밑단과 소매단은 지그재그로 끝 처리 하고 한번만 접어 박았다. 목이 잘 안늘어나서 입고 벗는데 조금 불편하긴 하지만 (어떻게 해야 늘어나는가 대체..
리버티 프리컷을 코튼빌 이벤트 선물로 받고 11cm*11cm 의 천으로 무얼 할 수 있을까 고민하다 때마침 코튼빌 세일 행사 할때 구입해두었던 쉘케이스 PP판을 기억해냈다. 거기에 시기도 딱 맞게 일주일이 넘게 감기로 고생을 한 덕분에 아무것도 못하고 멍하니 앉아있던 시간이 많아져서 그 시간동안 얌전히 바느질. 손바느질 싫다며 공구르기를 귀찮아했었지만 덕분에 손바느질의 매력에 흠뻑 빠졌다. 사실 리버티 프리컷을 받은 소감은 '이런걸 3만원 가까이 되는 가격에 판단 말이야!' 였는데 바느질을 하다보니 확실히 천의 질이 틀려서 값이 비쌀만 하다고 생각이 바뀌었다. 엄청 얇은 천이고 쉘케이스 특성상 짱짱한 바느질을 위해 사정없이 당겨야 하는데도 바늘구멍이 늘어나지 않아서 깜짝 놀랐다. 남은 데일리라이크 원단으..
신혼집 선물로 갈 테이블 매트. 한끼먹고 빨아야 하는 건 의미 없으니 방수 원단으로 만들어서 쓱쓱 물티슈나 행주로 닦아내면 된다. 그릇은 예전에 메뤼언니에게 선물 받은 아이들 찬조 출연. 선물받을 당사자에게 보여주니 그릇도 주냐길래 안 준다고 단호박을 선사했다. 살짝 아이보리 빛 도는 린넨에 라미네이팅 처리 해둔 것. 애초에 방수천으로 만들어진 얇은 천(우산재질)과 라미네이팅 처리를 따로 한 천은 느낌이 다르다. 라미네이팅이 더 두껍고 덜 미끄러워서 재봉질도 잘 안되는 편. 먼저 번 미싱으로 수저매트와 컵매트 하나를 하다가 짜증을 내고 포기하고 미뤄뒀던걸 집들이를 앞두고 다시 시작했는데, 9960으로 하니 먼저번보단 잘 되는데 그래도 맘먹은대로는 어렵다. 스웨이드와 더불어서 너 싫어. 엉엉. 다른 면은 ..
먼저번 만들었던 카메라 파우치에 똑딱이 단추를 달아놨더니 귀찮아서; ㅅ; 조리개 파우치로 다시 만들었다. 돌고래 패턴이랑 같이 있던 토끼 패턴과 따로 구입 해 둔 파랑 체크. 끈은 예전에 미싱 처음 왔을 때 연습용으로 썼던 j씨 안 입는 바지에서 빼 두었던 끈. 안감은 주말 내내 저것만 썼다. 부들부들 해서 기스도 걱정없고, 겨울원단이라 살짝 두께감도 있고 (겉감에 4온스, 바닥에 4온스 한번 더 접착솜 댔지만 안감도 두툼하면 좋지) 이번에는 재단을 정말 확실하게 했더니 사이즈가 딱 맞는다. 역시 재단이 제일 중요한데 사실 재단이 제일 하기 싫은 단계. 요건 렌즈 파우치. 줌렌즈, 단렌즈들이 담겨있다. 이번에 주구장창 조리개 파우치만 만들면서 다양한 방법으로 시도해봤는데 제일 편한 방법을 찾아냈다. 손에..
처음의 목표는 카메라 파우치 였는데 재단을 대충 했더니 사이즈가 너무 크게 나와서 그냥 쓰려고 카메라를 잠시 넣어 두었다, 선물 담는데 갑자기 '아!' 하고 떠올라서 바로 카메라는 꺼내고 영양제를 담았더니 위가 살짝 모자라지만 그래도 썩 괜찮아 보이는 포장이 되었다. 원단은 데일리라이크와 네스홈 커트지 이벤트때 랜덤으로 온 주황주황. 설에 들고 가려고 아이허브에서 부모님들 영양제를 구입했다. 영어로 설명이 써 있는데다가 워낙 글씨가 작아서, 잘 보여야 손이 그나마 더 가겠지 하고 크게 복용법이랑 영양제 종류를 라벨지로 출력해 붙였다. 비닐 스티커까지 부착 완료.
왜! 왜 이 사진은 이렇게 비뚤어지게 보이는가. 내 마음이 비뚤어서인가. 사실은 직사각형이 맞다. 소지품 넣을 수 있게 두칸으로 등등의 요구 사항이 엄마로부터 있었지만 시간도 의욕도 모자라서 일단 노트북 파우치만. 나중에 저 파우치가 들어가는 가방을 만들면 되겠지. 노트북은 새거에 윈도우 셋팅만 해 놓은 상태라서, 포장을 뜯는건 주인 몫이니 비닐 부착 상태로. 노트북 사이즈에 딱 맞게 맞췄더니 다른건 안 들어간다. 노트북만 쏙 들어가면 꽉 차. 사이즈는 A4 사이즈 정도, 안감은 기스나지 말라고 부드러운 폴라폴리스, 혹시 모를 충격에 나름 열심히 대비해 누빔천+4온스 접착솜을 겉감에 누볐다. 두툼두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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