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과를 갔다가 10개에 삼천원이라는 아이스크림을 사고 하나는 먹으면서 집에 왔더니 복숭아가 문 앞에서 안녕하고 인사했다. 그래 안녕. 무른 놈들을 한쪽으로 몰아두고 쌩쌩한 놈들은 잘 싸서 냉장고에 넣어두고 한쪽에 있던것들을 뽀득뽀득 씻어 잘라 먹을 수 있는 부분을 통에 담았다. 그러고보니 백곰님이 멜론도 한 상자 샀다고 했던 것 같다. 과일로 날 포동포동 찌울 셈인가. 그렇다면 보답으로 열심히 먹는 수 밖에. 새 기계 아이는 낮잠 중이고, 뿌옇던 산쪽이 살짝 맑아져서 바로 했던 환기의 뜨거운 공기도 에어컨에 식혀졌고, 하루종일 틀어두는 라디오 클래식 채널에선 특집인지 연달아 탱고가 나오고, 청소도 집안일도 자잘하게 다 끝내둔 잠깐의 여유로운 낮.
어서와- 2019.05.26 좁아서 답답했는지 이틀이나 서둘러 나왔지만, 그 와중에 엄마 닮아서 배고픈건 싫은지 아침먹을때까지 기다렸다가 나오겠데서 공복 없이 수술 들어가느라 응급수술 했지만. 만나서 반가워, 앞으로 잘 부탁해. + 365, 글 👉 @creamchizbagel 엉덩이 주사까지 합쳐서 나의 3일차 고통을 덜어주고 있는 진통제 삼총사. 이제 슬슬 약의 끝이 보여서 무섭지만, 현대 의학은 대단해. 삼시세끼 미역국이 나온다. 미역국을 워낙 좋아해서 만족스럽지만 김치대신 물김치는 왠지 아쉽다. 어제 낮엔 오뎅탕이 나왔는데 미역국이 더 맛있더라. 이제 내일모레면 퇴원하고 조리원. 김치즈 보고싶어라. 망고를 난생 처음으로 잘라보았다. 사진으로 볼때마다 저 모양이 씨를 중심으로 이루어져 있다고 생각했는..
물려받은 옷들과 물건들을 정리하고, 선물받고 새로 만들고 사둔 것들을 세탁한다. 긴머리만 없는 라푼젤처럼 집 밖으로 못 나가는 요즘이라 천천히 가만가만 움직이고 있다. 아, 수술 날짜도 잡았다. 언제가 좋냐길래 아무때나 괜찮다며, 세상에 나오면 자기 맘대로 못 살텐데 안에서라도 자기 맘대로 있어야죠- 했더니 쌤이 엄만 나와도 맘대로 살게 해주실거 같은데요- 라면서 웃더라. D-28. 맞다 나 이런것도 만들었었찌. 이름이 #슈키 인 쿠키 라던데 난 맨날 화산송이나 감자로 부름(...) 이건 사진도 안찍고 선물로 보냈던지라 남은 사진이 없구먼. 유아용 세제를 리필만 샀다길래 신이 나서 그만... 원래 있던 세제들도 소분통에 죄다 옮기고 라벨링까지 끝냈다. 아이고 신나. 표정이 특히 귀여운 온습도계 오늘
열이 훅훅 오르는 약을 맞고 있는데 다행히 창문 옆 침대를 받았다. 집에선 추워서 꽁꽁 닫고 지냈는데 한밤 중이 아니면 계속 열어두는 중. 미세먼지가 적어서 어찌나 다행인지ㅠㅠ 아래,위층엔 세탁실과 조리실이 있는지 어느 시간엔 건조기 냄새가, 어느 시간엔 반찬 냄새가 들어온다. 건조기 냄새를 맡으면서는 병원오기 바로 전에 새로 갈았던 집 이불 냄새를 생각하며 잘했다 생각했고(물론 엄마와 친구들 모두 집안일 좀 그만하라고 한소리 했지만, 집이 더러울수도 있지 않냐는 말에 난 그럴수 없다며 징징 거렸지만...) 나도 없는데 환기를 했다는 백곰님 얘기엔 왠지 모를 뿌듯함이... 퇴원을 해도 아마 내내 누워 지내야 할 것 같은데 그래도 집에 가서 치즈도 보고싶고 좀 푹신한 침대에 눕고 싶고나. 집에 보내주세여 ..
어이쿠, 봄. 지난 밤 뒷산까지 넘실거리는 불에 차로 피신한 시댁은 아침이 되서야 집에 들어가셨다고 한다. 31주 정기검진에도 꼿꼿하게 서 있는 이글은 앞뒤짱구라서 잘 돌아줄지 모르겠다고 하고, 덕분에 배가 위로 자라서 눕기만하면 숨이 차서 헐떡거린다. 뭐 이러니 저러니 해도 결국은 별 일 없이 봄-봄봄. 31주가 넘도록 몸무게가 4키로밖에 늘지 않아 모두들 놀랐는데 방심할게 아니었다. 일주일 사이에 3키로 가까이 늘어남. 몸이 무거운 느낌이 느낌만이 아니었던게지. 그렇지만 먹고싶은건 먹어야지 하며 요가를 마치고 예정에도 없는 마카롱 사러왔다가 꽃구경도 덤. 그나저나 위나잇 소극장 공연이 떴는데 36주의 나는 거길 갈 수 있을 것인가 (그 전에 표나 구할 수 있을것인가) 36주라고 숫자로 쓰니 안 가는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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