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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이쿠, 봄.
지난 밤 뒷산까지 넘실거리는 불에 차로 피신한 시댁은 아침이 되서야 집에 들어가셨다고 한다.
31주 정기검진에도 꼿꼿하게 서 있는 이글은 앞뒤짱구라서 잘 돌아줄지 모르겠다고 하고,
덕분에 배가 위로 자라서 눕기만하면 숨이 차서 헐떡거린다.
뭐 이러니 저러니 해도 결국은 별 일 없이 봄-봄봄.
31주가 넘도록 몸무게가 4키로밖에 늘지 않아 모두들 놀랐는데 방심할게 아니었다.
일주일 사이에 3키로 가까이 늘어남. 몸이 무거운 느낌이 느낌만이 아니었던게지.
그렇지만 먹고싶은건 먹어야지 하며 요가를 마치고 예정에도 없는 마카롱 사러왔다가 꽃구경도 덤.
그나저나 위나잇 소극장 공연이 떴는데 36주의 나는 거길 갈 수 있을 것인가
(그 전에 표나 구할 수 있을것인가)
36주라고 숫자로 쓰니 안 가는게 맞을거 같기도 하네.
오랜만에 미싱미싱.
작은방 비우기와 물려받은 옷 정리를 하고나니
이불 정도는 내가 만들어도 되지 싶어서 여름-가을 이불을 몇개 후루룩 만든다.
싼값에 샀던 오버록이 빛을 발하는 순간.
아니, 나는 내가 괜찮을 줄 알았지.
장염인가하고 혹시나 찾아간 새벽 응급실에서는
그 싸르르 아픈 게 조기 진통이라며 라인을 잡고 입원을 시켰다.
약빨은 언제나 잘 받는 편이라 괜찮겠지라며 별 생각 없었는데
바로 먹은 걸 밤새 죄다 토해내기 시작했고, 아침이 올 때 까지 분만실에서 간접 분만 체험을 했다.
수술이 거의 확정이라 분만실 올 일은 없었을텐데 덕분에 구경 잘 했지.
퇴원은 기약 없음. 다행히 심하진 않으니 최대한 누워서 지내보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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