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마도에서 항상 하고 다니던 목걸이를 잃어버리고 (여행비가 많이 든다며 혼남...^_T) 예전에 연애할때 받았던 목걸이를 꺼냈는데 목걸이 줄이 끊어져서 서랍에 넣어뒀던 것이었다. 아, 그래서 새 목걸이를 선물 받았던 것 같은데 그걸 잃어버렸네. 1일부터 출근이라 밀린 일들을 처리 하려고 이리저리 움직이면서 목걸이를 맡기고 겸사겸사 시계 배터리도 갈았다. 요 시계는 10년도 넘어 시계판안쪽의 도색이 조금씩 떨어지고 있지만 몇 년 전 줄 한번 갈아주니 나름 새것 같아 내내 쓰고 있다. 생각해보면 그렇게 좋은 것들을 사서 아껴쓰는 것도 아니면서 기본 4-5년씩 된 것들이 주위에 많다. 수명을 다 해가는 전자렌지도 벌써 십년 가까이 되었고. 뭐 이렇게 묵은 것들만 있는가 생각이 들지만, 그게 다 살아온 흔적들이..
악스트 7/8월호를 8월이 되서야 구매했다. 사고나서 정기구독을 하려 했더니, 정기구독의 스타트가 7/8월호라 9월이 되기를 기다리는 중이다. 한참을 읽지 않고 방치해두다 한시간이 넘게 지하철을 타야하는 스케줄이 생겨 가방에 담았다. 리뷰와 테마에 맞는 아트, 인터뷰와 소설이 주된 내용들이고, 이번호의 인터뷰는 천명관. 고백하자면, 제일 처음 리뷰글이 도무지 읽히지 않아 읽기를 그만둬야하는가를 심각하게 생각했었다. 요즘의 문체는 이런것인가 라던가, 나의 독해능력의 상실 같은 것을 생각하며 혼란스러워하면서도 일단 넣고 생각하자며 글자를 뜯어 씹어먹듯 삼키고 다음 리뷰로 넘어가니 다행히 그 리뷰가 나와 안 맞는 문체였더라. 이거랑 비슷한 경우가 예전에 단편집을 읽을때 있었던 것 같은데, 의식적으로 첫번째 글..
우연히 만난 축제의 하이라이트. 작은 야시장을 서성이다 무대가 마무리 되고 사람들이 모여있는 쪽으로 걸음을 옮겼다. 아직도 떠올리면 선명한 그 날 밤의 하늘. 불꽃을 처음 보는 것도 아닌데 카메라를 들이대다 이내 다 그만두고 멍하니 보기만 했다. 커다란 불꽃이 터질때마다 들려오던 사람들의 함성과 짠 내음이 묻어오던 바람의 냄새, 손을 잡고 걷던 어린 연인들과 예쁘게 차려입은 가족들. 작은 화면에 담는다고 담았지만 서 있었던 그 곳과는 전혀 달라서, 언젠가 잊혀질지 모를 그 날을 위해 그저 기록한 것에 의의를 두어야겠다.
떠날 짐을 다 싸두고 외출을 했더니 여행 내내 비가 온다는 소식이 들려 집에 방수천이 있는가, 떠나는 날은 당장 내일인데 없다면 동대문을 들렀다 가야하는가 등을 버스 안에서 고민했다. 다행히 예전에 구입해두고 안썼던 방수천을 기억해내서 동대문을 들르지 않고 집으로 돌아갔다. 남은 시간은 서너시간 정도지만 어떻게든 될 것이라는 평소 생활상에 입각해 시작하니, 정말 어떻게든 되어서 두시간도 안되는 시간에 재단에 재봉까지 완료. (당연히) 대충 만들었더니 사이즈가 너무 딱 맞아 스키니 핏이지만 안 들어 가는 건 아니니 힘내서 씌운다. 급하게 만드는 와중에도 그럴싸하게 만들어야 한다며 손잡이 부분 구멍을 덮을 뚜껑도 만들어 달았다. 가로 손잡이 구멍을 안낸건 아쉽지만 사실 가로 손잡이 쓸 일이 뭐 얼마나 된다고..
일요일이라 문을 닫은 레코드 점 앞을 지나다 '어, 마샤다'하니 눈 한짝만 보이는 사진을 지나가면서 흘낏 보고 용케도 알아본다며 ck가 놀란다. 그러게, 나도 놀랐다. 싱글 나오는 줄도 모르고 있었는데 좌상단에 나를 보고 오빠가 있더라고. 우리 나라 오빠도 아니고 남의 나라 오빠를, 먼 길 떠나 여행지에서 마냥 걸어다니며 휘휘 둘러보다가 처음 본 사진, 심지어 얼굴을 다 가린 사진을 보고도 오빠인 것을 알아채다니. 이것이 시간과 장소를 가리지 않는 덕인가 하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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