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 아침 출근을 하다보면 겨울에서 봄으로 넘어가거나, 가을에서 겨울로 넘어가는 시기의 하늘이 가장 어여쁘다. 컴컴한 밤 하늘에서 아침 하늘이 되기 직전의 남색 하늘에는 별이 반짝이고 있었다. 버스에 올라타 부산스럽게 이런저런 준비를 마치고 눈을 감을때 쯤에는 마알가니 흰 하늘이 되었다. 서늘한 밤 공기와 차가운 아침 공기에 얇은 자켓은 몇 번 입지도 못하고 도로 들어갈 준비 중이다. 아직도 올해의 나이가 입에 붙지 않아 누가 물어볼때면 가끔 헷갈리는데도, 어느새 올 해가 거의 다 지나갔구나 싶다. 올해는 j씨랑 단풍길을 걸어 볼까 싶고, 겨울 바다도 걸어 볼까 싶고. 슬슬 잠이 많아지는 시즌이 다가오는지, 평소처럼 자고 일어나 출근을 하니 낮에 병든 닭마냥 꾸벅꾸벅. 너무 졸려 커피를 먹은 날엔 불덩이..
지퍼+방수 에코백. 보낸 원단들 보고 한번 더 빵 터졌던게 원단이 대부분 라미네이트여서. 로마 간다더니 영국 가냐며, 가면 매일 비오냐며 놀렸다고 한다. 막 들고 다니기 좋으려면 역시 지퍼가 있는 것이 옳으니 이제부턴 지퍼 에코백. 지퍼는 원단과 함께 온 네스홈 플라스틱 지퍼와 원래 가지고 있던 롤지퍼를 번갈아가며 썼다. 방수 가방이고 지퍼를 안쪽으로 숨겨야하니, 지퍼 윗쪽의 안감도 젖지 않게 방수로. 지퍼 안쪽의 안감은 일반 면으로 나름 색이나 모양을 맞추려고 애썼다. 역시나 파우치도 세트, 사이즈는 크고 넉넉하게. 얘는 지퍼가 귀여우니 지퍼샷이 매우 중요하다. 마침 롤지퍼도 노랑과 핑크가 있어 짝 맞춰서 파우치도 가방과 맞춤을 했다. 겉에 달린 주머니들은 당연히 죄다 방수. 박음질한 바늘 구멍이 있어..
요렇게 생긴 기본 사각 가방의 옆 끈을 주욱 - 당기면, 조리개 가방으로 변신 :-D 처음 만들어 본 디자인인데, 기본 가방에서 변형이라 손도 많이 가지 않으면서 색다른 디자인이라 귀엽고, 위의 여밈도 잘 되서 쓰임새도 좋을 듯 하다. 세트는 진리. 조리개 파우치도 같이. 위를 조여두면 안감이 보이는 형태라 안감도 붉은색 패턴으로 색을 맞추자. 요건 비슷한 디자인을 다른 원단으로 + 바닥도 잡아서 + 세로가 길게. 파우치와 안감도 푸른색 계열로(바탕이 하늘색이니까 푸르다고 우김) 색을 맞춘다. 겉감 패치는 일부러 대각선으로 했는데 조리개를 조이면 티가 안 나 왠지 실수도 비뚤어진 모양으로 보이지만, 그렇지만. 흑흑. 안감으로 쓰라고 보내준 원단들인데, 겉감으로 쓰일 원단들이 워낙에 소녀소녀 파스텔톤이라 ..
역시나 h의 주문 제작. 먼저 번에 만들어 둔 앞치마도 마음에 들어하는 것 같길래 앞치마 원단도 같이 보내두라고 했다. 티 안나게 주머니에 레이스도 살짝 달고, 단추는 포인트로 노란색, 단추구멍은 2개만 냈다가 하나 더 있으면 해서 하나 더 냈더니 간격은 안 맞지만 봐줄만은 하다. 일상 생활에서 각 맞추고 높이 맞추는건 기가 막힐 정도로 잘 하면서 미싱 앞에만 앉으면 정확히 맞춰 하는게 참 어렵다. 하긴 그거 다 맞춰가면서 하면 재미가 없을지도 몰라. 정사이즈로 만들면 앞치마 하나에 반마 조금 더 드는데 엄마와 나눠 가지겠다고 2개를 생각하길래 폭을 조금 줄여 딱 한마로 바탕만들기 성공. 주머니로 쓰인 원단은 단정한 색에 튀는 무늬가 마음에 들어 곧 이어 클러치 백에도 사용했다. 덤으로- 나는 앞치마를 ..
사실 요 원단으로 만든 블루종을 보여주며 예쁘지 않냐고 물었던 h이지만, 쿨하게 옷은 사 입는 것이라 답하고 클러치 백을 만든다. 둘 다 손에 뭐 들고 다니는 것은 참 못 하면서, 그래도 언제나 갖고 싶어하는 클러치 백. 클러치 백이지만 사이즈는 꽤 크다. 클러치 백이라고 너무 작으면 파우치 들고 다니는 기분이라, 모든 것의 기준은 나(...) 너무 두툼하지 않지만, 힘은 있어야 하니까 접착솜은 2온스로. 지퍼는 금색, 안감은 땡땡이로 색 맞춤. h가 보여준 블루종이 가끔 아른 거리지만 그건 다음다음다음 다다다다음으로 미루자.
h의 주문 의뢰. 가방을 만들어 달라길래 흔쾌히 원단을 보내라 했더니 어마어마한 양의 원단이 와서 평생 쓸 가방을 갖고 싶었냐며 웃었다. 시기도 딱 맞게 약속 없던 연휴와 겹쳐 도착한 덕분에 휴일은 내내 재봉. 일단 만들기 쉽고 막 빨면 되서 관리 하기도 쉬운 에코백을 먼저 만든다. 같은 패턴 다른 컬러의 원단이 왔으니 양면 가방도 하나. 양면 지퍼도 있으면 지퍼도 넣었을텐데, 양면 지퍼 같은 것이 없는 관계로 위의 여밈을 따로 두진 않았다. 가로로 긴 가방을 좋아하는 h이지만, 여밈이 없다면 세로로 긴게 소지품 분실 우려가 적으니 세로를 더 길게 해야지. 대신 중요한 소지품을 넣어두라고 안 주머니에 양면 다 지퍼를 달았다 요건 이런 디자인을 갖고 싶다며 스크랩 해준 가방. 보내준 스크랩에서 살짝 어레인..
지난주에 결제 해둔 전자책 리더기 크레마 카르타가 개천절을 보내고 드디어 도착했다. 스크린세이버와 폰트를 새로 넣고, 필요한 apk를 깔고, 기존에 가지고 있었던 컨텐츠들을 넣고, 구입한 이북들을 다운 받다보니 어느새 훌쩍 지나 자야만 하는 시간. 셋팅을 마치고 인스타에 사진 찍어 올리며, 책을 읽는다는 것은 핑계 - 그저 새 기계를 가지고 싶었던 기덕 이라 썼더니 눈꽃씨가 덕질에는 이유가 없다길래 이유가 있는것은 사랑이 아니라 답했다. 암, 사랑에는 이유가 없는 법.
갑작스런 치즈의 투병과 이곳저곳의 길 막힘으로 추석 연휴를 모두 보내고, 지난 주말에서야 겨우 한숨 돌릴 수 있어 미싱 앞에 앉았다. 늦은 추석 선물용 앞치마들. 평소에 잘 안 쓰게 되는 앞치마지만 만들다 보니 집에서 쓸 것도 하나 만들까 싶어져서 조만간 하나 더. 코튼빌 랜덤 원단이 풀릴때마다 종종 샀더니, 무지 원단들이 애매한 사이즈로 많아져서 원단 사이즈에 맞춰서 재단을 시작했다. 덕분에 기존 다른 앞치마들보다 살짝 작을지도. 왜 사진을 찍는데 다림질을 못하냐 물으신다면 병입니다 (단호) 어차피 마구 빨고 삶아 쓸 주방 용품인데 다림질을 해서 무엇..에 쓰냐면 사진 찍는데 쓰겠지. 나는 안될거니까 일찌감치 포기하고 그냥 구겨진채로 사진을 찍어둔다. 목끈이 머리가 쉽게 들어갈 사이즈로 만들었더니 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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