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몸을 한시도 가만히 있지 못하는 재능을 가지고 있는데 그 재능이 오늘 만개하였다. 어제 오후 발표된 갑작스런 휴가에 신이 나서 그렇다면 아무도 만나지않고 집밖으로도 나가지 말고 푹쉬어야겠다 라고 생각했는데!! 아침에 일어나 싹 다 잊고 이불을 다 벗겨내 세탁기에 넣으면서 모든것이 시작되었지. 정신을 차려보니 밥도 안먹고 베란다 두개와 현관을 다 뒤엎었고, 대충 배를 채우고 다시 정신을 차려보니 바닥 걸레질을 하고있어서 이건 무슨 정신병자도 아니고 라고 생각했지만 다시 정신을 차려보니 욕실청소도 끝냈어....... 생리통에 배꼽 아래쪽이 다 아픈데 이러고 있네. 이제 좀 쉬었다 마저 해야지.
반평생 이상을 예민하게 살아온지라 예전도 지금도 신경을 쓰거나 스트레스를 받으면 몸이 먼저 반응한다. 예전과 다른 점이 있다면 지금은 그런 상태인걸 인지해도 전전긍긍하지 않고 '그럴수도 있지'와 '다 지나갈 것'을 모토로 삼고 무던하게 넘기려고 한다는 것 쯤. 하지만 이 무던함이 스스로를 혹사시키는 시즌에는 더 발전할 수 있는 혹사를 가라앉히는데 좋더라. 잠을 못자도 한때려니, 혓바늘이 돋아 퉁퉁 부어올라도 아 피곤했나보다 하고, 소화가 안되고 속이 메슥거려도 그럼 밥 먹으면 되지 하다가, 틈틈히 어질어질하면 잠을 좀 더 자볼까 하고, 자야할 시간에 잠도 안자면서 힘들다고 끙끙거리다가도 이러다 이번주도 지나겠거니 하고. 그러니까 감기가 온건지 더위를 먹은건지 영 모르겠고, 머리는 멍하고, 일은 많고, 입..
부팅 된 컴퓨터에 이리저리 뜨는 프로그램들에 로그인을 하고, 텀블러를 들고 사무실을 나온다. 화장실 옆을 돌아 들어가면 유일하게 창이 있는 휴게실이 나오고, 한쪽에 자리잡고 아침으로 싸온 과일을 먹는다. 창을 등지고 앉아있자면 정수리가 따끈따끈하게 데워진다. 오후쯤에 있으면 좋을 휴식시간이지만 어쩌다보니 일 시작 앞에 붙여놓고 있다. 긴 오전을 보내고 점심을 5분만에 먹어치우고 들어오면 주위 사람들은 엎어져 잠을 자기 시작하고, 낮잠을 자면 밤잠을 못 잘 위험을 항상 가지고 있는 나는 잠이 들지 못한다. 자잘한 딴짓을 하며 시간을 보내고 오전보다 짧은 오후를 보내고 나면 퇴근시간. 급식실을 향해 달리는 고등학생들 같은 통근버스 탑승자들에 두둥실 실려 버스에 태워져 서울에 도착하면 시원한 에어컨에 식혀진 ..
콩국수 라면은 가루 스프 특유의 맛이 살짝 남아있긴 하지만 쉽고 빠르고 편하게 끓여먹을 수 있다는 점에서 합격. 사실 집 바로 근처 시장 두부집에 가면 맛 좋은 콩물을 파는데도 그 근처를 걸어가기가 싫은 더위인 것이다. j씨와 퇴근 시간이 맞으면 밖에서 이것저것 먹고 들어가는데 혼자서 퇴근해야할때는 거의 서브웨이나 콩국수, 모밀 같은 시원하고 가벼운 것들로 떼우게 되는 듯. 대체 그 옛날엔 에어컨 없이 어떻게 살았나 싶지만 그땐 지금보다 덜 더웠던 모양이지. 그리고 눈이 아파 조퇴해 병원에 들렀다 집앞 트럭에서 산 오천원짜리 수박. 아저씨는 칠천원짜리를 육천원에 주겠다고 꼬셨지만, 2인 가족은 오천원짜리로도 차고 넘쳐서. 대충 저녁을 해치우고는 칼을 들고 겉을 깎아내 해체 작업에 들어갔다. 예전에는 껍질..
자존감은 마치 바위와 같아서 운석 같이 큰 재앙이 다가오는 것이 아니라면 급격히 깎여 나가는 일은 없다고 생각한다. 거듭되는 자존감을 깎아내리는 주위의 말들과 행동도 그저 바람 일 뿐이라서 시간이 오래 지나면 풍화가 되어 깎여 나가는 것은 있겠지만 쉽사리 조각나서나 줄어들거나 송두리채 날아갈만한 성질의 것은 아닐 것이다. 내 자존감이 50이라는 데미지까지는 나는 괜찮아-라고 말할 수 있는 것이라면 10과 20과 30의 데미지가 이어진다고 해도 여전히 괜찮은 상태 일테고, 어제는 50에도 끄떡없었는데 이번은 30에도 죽을 것 같다면 자존감이 낮아진게 아니가 50을 감당해 냈을때의 자존감이 사실은 바위 위에 쌓아두었던 높은 모래더미였던 것은 아닐까. 내가 어떤 상태이던지 간에 나를 존중한다는 자존감과 경쟁에..
말 한마디로 천냥빚을 갚겠다는 도둑 심보는 없지만, 좀 더 어여쁘고 이치에 맞는 문장을 구사하겠노라 다짐한다. 나는 타인의 말에 담긴 악의에는 별 생각이 없지만 악의 없는 말의 문장 모양새에는 엄청 신경을 쓰는 모양이다. 아무런 의도 없이 던지는 말이라 앞 뒤가 안 맞을 수도 있고, 배려가 없을 수도 있고, 말 그대로 아무 생각이 없을 수도 있는데 왜 그런것은 더 견디기가 힘든지. 그렇지만 '이것은 공격이 아니다'라는 것을 납득시키며 그 문장의 모순이나 구조적 오류에 대해 이야기 하라면 오랜 시간이 걸리니 꼰대가 되기 전에 마음을 접고 그냥 웃어보이고 만다. 그러니 한번 더 다짐한다. 말 한마디라도 정성스럽게 하겠노라. 처음 투입되고 2-3주는 한참 바쁘더니, 이제는 영 한가해서 낮에는 놀고 밤에는 종종..
원래 목적지는 아니었지만 네온 사인 간판이 여기라고 손짓하는 듯한 가게에 들어갔다. 이제 막 오픈한 듯한 가게에 들어가 주문을 하고 반갑게 인사를 했다. y와는 공통의 관심사속에서 가까운 동네에 살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고 친해졌는데 평소에는 딱히 연락을 안하고 지내다가 두세달에 한번 쯤 연락을 해서 약속을 잡는다. 언제 한번 봐야지 보다는 다음주 토요일 어때 라고 묻는 사이. 보통은 그게 뭐냐 라고 하는 관계일텐데 나는 이 관계가 너무나도 좋은 것이다. 그리고 이번 만남에서 깨달았지, 아 이 아이 내 쪽으로 무럭무럭 자라고 있어 - 라고. 나는 어느 순간부터 자잘한 불만은 많지만 그 불만이 사실상 나에게는 영향이 별로 없는 속세를 80% 정도 떠난 듯한 마음 가짐으로 살고 있다. 그리고 이것의 순기능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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