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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점심, 저녁

_e 2017. 8. 3. 14:42

부팅 된 컴퓨터에 이리저리 뜨는 프로그램들에 로그인을 하고, 텀블러를 들고 사무실을 나온다. 화장실 옆을 돌아 들어가면 유일하게 창이 있는 휴게실이 나오고, 한쪽에 자리잡고 아침으로 싸온 과일을 먹는다. 창을 등지고 앉아있자면 정수리가 따끈따끈하게 데워진다. 오후쯤에 있으면 좋을 휴식시간이지만 어쩌다보니 일 시작 앞에 붙여놓고 있다. 긴 오전을 보내고 점심을 5분만에 먹어치우고 들어오면 주위 사람들은 엎어져 잠을 자기 시작하고, 낮잠을 자면 밤잠을 못 잘 위험을 항상 가지고 있는 나는 잠이 들지 못한다. 자잘한 딴짓을 하며 시간을 보내고 오전보다 짧은 오후를 보내고 나면 퇴근시간. 급식실을 향해 달리는 고등학생들 같은 통근버스 탑승자들에 두둥실 실려 버스에 태워져 서울에 도착하면 시원한 에어컨에 식혀진 몸이 뜨거운 공기에 슬쩍 데워진다. 오르막길에 계단을 오르고 나면 하루도 끝. 반복적이고 단조롭지만 평온한 날들.

주말에 계획된 짧은 나들이를 위해 주중에 너무나도 바쁜 날들을 보내고 있다. 놀러 갈때 원피스를 새로 만들어 입지 않고, 집에가서 매일매일 청소를 하지 않으면 덜 바쁠텐데 어째서 나는 미싱도 돌리고 청소기도 돌리고 코드도 돌리고 싶어하는가. 결국은 소중한 잠이 조금 줄었고 어떻게든 일은 쳐내고 있다. 그 와중에 한가했던 낮시간까지 바빠져서 쉴새 없이 키보드가 바쁘다. 어차피 내가 벌린 일이니 어쩔 수 없지 힘내서 해치워야지 하는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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