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처음 만났을 때, 그러니까 서로에게 별로 중요한 존재가 아니어서 그냥 인사나 나누는 정도였던, 십년도 더 된 그 때의 우린 상상도 못했겠지. 우리가 서로에게 큰 의미가 되고, 평생을 함께 할거라 약속을 하고, 뜬금없는 단어를 내뱉어도 무슨 말을 할지 알아 듣고, 아무 말 없었는데도 같은 저녁 메뉴를 떠올리고, 가끔은 손 잡고 마냥 걷고, 가끔은 한 없이 침대에 누워 서로 기대어 있는 모습들을. 나는 우리의 사소한 일상들이 모여 평생의 우리를 만들기를 항상 기도하고 있어. 5년+a 의 시간동안 사이좋게 지내느라 수고했어요. 앞으로도 수고를 아끼지 말고 사이좋게 지내봅시다.
스트레스와 통제력의 상관 관계에 대해 이것 저것 이야기하던 j씨가 다 아는거라는 나의 말에, 이런 물리적 실험이라던가 기타 등등에 대해 알고 있어야 남들에게도 더 제대로 알려줄 수 있다고 하다가 '너는 다른 사람을 설득할 생각이 없지'라고 해서 빵 터졌다. 결혼 5년차, 남편이 나의 성향을 너무 잘 알고 있다는걸 자주 느낀다. 비슷하게 어제의 한 대화에서는, 남편과 사귀기 초반으로 가고싶다는 이야기에 난 지금이 더 좋다는 답을 하고 좋겠다는 답을 들었다. 물론 j씨와의 연애 초반이 아니라 남들 다 하는 보편적 연애의 초반 정도는 나도 원하고있다. 그 설레이고 풋풋하며 마음이 간질간질한 그것들이라니 얼마나 좋아. 언젠가부터 연애를 하지 않는 친구나 동생들을 안타까워 하며 한번이라도 연애를 더 하라고 권하고..
j씨가 갑자기 급하게 무언가를 인터넷에서 찾아대길래 무슨일이냐했더니. 블프라고 신나서 패드사다가 문득 마누라 생각이 났는지 GTA엑박 타이틀도 몰래 주문했단다. 근데 어디서 북미타이틀은 한국기계에서 안돌아가서 GTA도 안될거라고 했데. 주문취소하라니까 이미 출발했데서 그럼 일단 오면 넣고 생각하자니까 좀더 알아보더니 코드프리라 될것같다고. 그러면서 자기의 서프라이즈 선물의 산통이 깨짐을 억울해했다. 하지만 정말 깜짝 선물로 받은 타이틀이 지역코드가 다르다며 실행이 안되면 나는 판다가 되었을거야.게다가 GTA라면 더더욱! 요 판다놈. 그리고 판다 송쏠랭. BGM 깔고 싶다.
집에 가는 지하철에서 전화를 받았다. 블루투스 마이크를 멀리두고 말을 했는지 한참을 못 알아듣길래 아차하고 마이크를 잘 찾아 말하니 그제서야 말이 오고간다. "밤 식빵이 없어." 어쩌다 보니 아침식사용 빵셔틀을 하고 있는데, 일찍 도착해서 내 대신 시장 빵집에 들른 모양이다. 다른건 뭐 있냐 물으니 소보로 길게 두개 있다길래 크림이라 안된다고, 크림롤도 크림이라 안된다고 사과 케잌을 부탁한다. "은박지에 들어있는거 그래, 그거." 지하철 안인데도 눈에 보여서 그래 그거 - 하고. 새벽에는 종아리에 쥐가 났다. 다리고 발이고 엉덩이고 가리지 않고 쥐가 자주 나는지라 덜 깬 잠에도 손을 뻗어 마구잡이로 주무르기 시작했다. 조금 주무르고 나니 요 몇일 거실에서 자던 j씨가 옆에 있다. 마저 주무르면 될걸 괜히..
둘이 손잡고 걷던 밤의 벚꽃길. 선선한 바람이 불던 적당한 온도는 그 다음날의 엄청난 비를 상상조차 할 수 없었지. 타박타박 걷는 길엔 사람들과 지나는 자전거들. 내가 자전거를 탈 줄 알았으면 우린 가끔 자전거를 타러 다녔을까 생각해봤는데 그건 아닐 것 같아. 바람이 불어 후두둑 떨어지는 꽃잎들에 내년에는 매화를 보러 조금 멀리 떠나는 것도 괜찮겠다고 생각했어. 좋다. 당신과 내가 매년 벚꽃잎 떨어지는 길을 걷고, 가끔은 밤 산책을 하면서 지내는 이 시간들이. 고마워 항상. 당신이라서, 이렇게 우리라서.
일년의 두어번 불면의 시기를 제외하고는 최선을 다해 열심히 자는 내가 (한시가 넘어 잠이 들었는데도) 새벽 네시에 잠을 깨야 했던건, 24시간 틀어두는 침대쪽의 모기약도 소용없이 물린 여섯개의 붉은 자국때문이었다. 남들 한번 물릴때 최대 열번도 물릴 수 있는 체질은 아무리 고된 하루에 지쳐 잠들었어도 한방 물리고 나면 소머즈 귀를 만들어준다. 보통은 잠에 취해 이불을 뒤집어 쓰는 것을 택하는데, 피곤에 비례해 잠투정도 늘어나는 이유로 온갖 짜증을 다 내며 꿈틀대고 있자니 j씨가 척척 에어컨을 틀고 모기약을 가져다 발라주고 도닥여 재운다. 물론 모기에 물렸다고 네시에 일어날 수 있는 것을 신기하게 여기는 말 한마디는 잊지 않았다. 결혼하니 좋냐는 질문을 흔히 받고, 별다를 것 없다는 답을 흔히 했다. 5년..
직화구이팬을 붙들고 쿠키를 구워내는 나를 안쓰럽게 여겼는지, J씨가 미니오븐을 사라 - 고 했다. 사준다는것이 성립되지 않는 것이 부부의 삶이란 말인가, 하지만 그것에 서운함을 느끼지 않는것은 우린 가족카드라 누가 쓰던 결제가 한곳으로 나가니까. 놓을데가 없다는 나의 말에는 어떻게든 놓을 곳은 생긴다고 말씀하시니 감사한 마음으로 사는 수 밖에. 그래서 오늘 온다. 미니오븐이지만 26L인지라 결코 미니는 아니라서 생각엔 전자렌지가 방으로 들어가게 될것 같지만 (다음엔 꼭 주방이 넓은 집으로 이사가야지) 그래도 신난다. J씨와 나는 봄날의 곰처럼 부둥켜 안고 뒹굴거렸고, J씨는 내게 물었다. 우리는 행복한가? 행복하지 않을 이유가 무어가 있겠어요. 더 필요한건 없나? 우리에게 필요한건 돈이지 이히히. 농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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