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상 보살펴 주시는 은혜와 사랑으로 두 사람 성장하여 새로운 삶을 시작하려 합니다. 단단한 주춧돌이 되고, 든든한 기둥이 되어 사랑의 반석위에서 믿음의 집을 지으며 함께 하겠습니다. 시작하는 자리 축복과 격려주시면 더없는 기쁨으로 간직하겠습니다. 사랑으로 살겠습니다. [ 2010.11.06 JH&EH Wedding Invitation ] 시간이 부족할 것 같아서 고민하다 결국 직접 만들었다. 카드형은 오시 작업이 들어가는 덕분인지 두배가 넘는 가격이라 그것 또한 고민하다 규격봉투 사이즈에 맞춰서 엽서형. 인쇄한거 받고 보니 전세 버스 탑승 시간이 안들어가 있어서 좌절했지만, 버스 탈 사람들한테는 시간을 알려주면 된다며 넘어가기로 함. 처음 견적 냈던 인쇄소에서 내 게으름을 볼모로 삼아 두배의 가격을 부른..
지난밤에는 꿈을 꿨다. 새로 이사를 했는데 섬에 있는 집이었다. 왠일인지 집안에서 하루종일 시간을 보낸 나는 요란한 소리에 밖을 내다보고 폭풍이 몰아치고 있는 걸 깨달았다. J씨는 폭풍때문에 배도 비행기도 뜨지 않아 퇴근은 했지만 집에 돌아오지 못한다고 전화를 했다. 아, 이게 무슨 꿈이야 대체. 한달 동안 시간이 되는대로 틈틈히 서울일주를 하며 집을 보러 다녔다. 평소에는 생각도 못했던 동네까지 가서 언덕(이라고 쓰고 체감경사 45도의 산이라고 읽는다)을 오르기도 했고, 의외로 헤매지도 않고 척척 잘도 찾아가기도 했다. 아마 그 덕분일거다. 오늘, 아니 이제 시간이 지났으니 어제는 회사 창립기념일 행사도 빼먹고 드디어 집 계약을 했다. 이제는 서울 일주도 끝. 준비도 절반 넘게 끝. 전광석화로 진행 된..
에콰도르에 들르고 싶었다고 J씨가 말했다. 평생 얼굴 볼 일이 있겠냐며, 어디든 다녀오는 길에 들러 앤디의 얼굴을 보여주고 싶었단다. 에콰도르라면 역시 쿠바에 같이 들러야한다는 나와 함께 한바탕 쿠바의 정취에 대해 감격하고는, 남미는 왠지 늙으막할때 한적하게 거닐며 오래 머물어야 할거 같다며 다음을 기약했다. 나는 웃었다. 얼마 되지도 않는 신혼여행 기간동안 앤디와 만나고 싶었다는, 앤디와 만나게 해주고 싶었다는 말에 우리는 꽤 잘 살 수 있을거라 생각했다. 둘 다 바라는건 적다. 화려한 것도 비싼 것도 사실 아깝다는 생각이 앞선다. 그래서 다행이다. 어느 한쪽이 욕심내는 사람이 아니어서. 이제부터 시작. 바쁜 날들.
잘 자랐다. 질리거나 익숙해지는게 아니라, 잘 자라서 참 다행이야 - 라고 j씨는 말했다. 우리는 더하거나 빼놓지 않고 꼬박 횟수만으로 4년이 넘게 함께해 온 서로의 존재에 익숙해졌지만, 그것과는 별개로 시간들을 더해 새로운 모습으로 매일 서로를 마주하고 있다. 꼬맹이였던 나는 아직 어른 취급은 받지 못하지만 가끔 현명하다는 칭찬을 받고 있고, 무심하던 j씨는 내게는 충분하고 적당한 만큼의 관심과 다정함을 건내주고 있다. 지금 내게 j씨이어야만 하는 이유는 별거 없다. 내가 '아'라고 전하기 위해 뱅뱅 돌려 '어'나 '오'로 말하는 것이 옳지 않다는 것을 알려준것이 j씨였고, '아'라고 말할때에 가감없이 오해없이 가장 '아'에 가까운 의미로 들어주는 것이 j씨이기 때문이다. 자라고 있다. 나도, 나보다 ..
목덜미에 얼굴을 묻고 '좋다'를 몇번이고 말하던 j씨가 갑자기 심각하게 물어왔다. 이 좋은게 없어지면 어떻게 하지? 나는 이해가 되지 않아 되물었고, j씨는 아무것도 안하고 있는 이 시간이 좋게 느껴지지 않게 되면 어떻게 할지에 대해 묻는거라고 말해주었다. 나는 몸을 돌려 j씨를 꼭 안았고, 아무렇지도 않게 담백한 목소리로 이렇게 말해주었다. 같이 해서 좋은 걸 찾으면 되지. 우리는 함께 공유할 수 있는 취미 생활을 딱히 가진게 없고, 보통의 연애하는 사람들처럼 매일매일 만나 데이트를 하는것도 아니고, 통화로 몇시간씩을 지낼 수 있는 것도 아니다. 하지만서도, j씨와의 시간이 벌써 꽤 많은 년수를 더해가는 동안 현실적이고 논리적인 j씨와 감성적이고 꿈을 꾸던 내가 만났음에도 불구하고 다른이들이 보기에도 ..
사랑하는 나의 J, 당신. 기차에서 내려 지하철을 타러 걷는 그 잠깐의 시간동안 나는 많은 생각을 했었다. 바람이 너무 불어서인지, 타고난 건조증 때문인지 한쪽 눈에서는 쉴새없이 눈물이 나왔고 그걸 손등으로 부벼 닦아내면서 내내. 마음이 슬픈건 아니었는데도 이상하게 요새는 눈이 계속 시려워서. '나'는 없고 '당신을 사랑하는 나'만 있는 것 같더라. 그게 나는 덜컥 무서워졌다. '당신을 사랑하는 나'가 나의 전부인양 여겨지는것 같았다. 그건 아닌데도. 그러면 안되는데도. 불안하고 어쩔줄을 몰라하며 걸음을 걸었다. 웃고 떠드는 시간들 속에 잠시 생각을 잊었지만 모두가 지워진 건 아니었다. 온전하지 못한 나는 스스로에 대한 불확실 덕분에 견딜수가 없다. 머릿속에는 지나가는 온갖 생각들로 가득 넘쳐 도로 예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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