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여행의 여독이 풀리지 않았다는걸 왼쪽 쌍꺼풀이 알리고 있다. 평소에는 얌전히 숨어있던 속쌍꺼풀 위로 선명하게 줄이 생겼다. 눈이 커진건 좋지만 왜 한쪽만 (...) 금요일 밤 기차로 출발해 월요일 자정이 다 되어 집에 돌아온 꽉 찬 여행은 많이 걷고, 많이 먹었다. 생각한 만큼 작은 동네였던 이즈하라는 한적해 걷기 좋아서 한달 정도 유유자적하게 머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고, 생각보다 엄청 이동 거리가 길었던 부산에서는 무려 대중교통으로 해수욕장을 3군데나 찍어 바다를 원없이 본 기분. 이걸로 잡혀있던 올해 일정은 가을 그민페 빼고는 다 끝났다. 틈틈히 일하면서도 잘 놀았다 싶어 뿌듯하고나. 시간이 더해질수록 예전 것들이 지나가고 새로운 것들이 채워지는 것이 이치일텐데, 채워지는 것은 덜하고, 지나가..
시든 꿈을 뜯어먹지 말아요. 머뭇거리지도 말아요. 어쨌거나 달아나진 말아요. 오늘 하루를 살아남아요. 우리가 길을 헤매이는 시퍼런 봄의 날들은 아직 한가운데- 라며 쏜애플이 노래한다. 시퍼런 봄이라니, 그래 이게 청춘이지. 오늘의 플레이리스트는 아이유, 쏜애플, 전기뱀장어와 유재하 경연대회 24회 앨범. 아, 기타를 배우고 싶다 -라고 쓰다 집에 있는 키보드가 떠올랐다. 있는 걸 더 열심히 하겠다는 생각은 어째서 쉽게 들지 않는가. 가끔 사고처럼, 내 의지와는 상관없이 벌어지는 일들이 감당이 안될 때가 있다. 괜찮다고 여겼던 것들이 날을 세우면서 덤벼 든다던지, 아무렇지도 않게 던져진 말들이 뾰족하게 날아와 박힌다던지. 정신없이 받아치고 방어하다가 정신을 차렸더니 발치에서 몇 초 남지 않은 폭탄이 요란한..
주말에 떠날 짐싸기도 완료. 문제는 발목 인대가 다시 재발했다는 거라 쉬엄쉬엄 가볍게 다녀와야할 것 같다. 그 와중에, 확실히 속에 안 좋은 것들을 걷어내니 한결 아픈 것이 줄었다. 커피, 우유, 간식 등등. 소화가 안되는 건 위장'병'의 문제가 아니라 일종의 '운동 부족' 문제이니 좀 더 많이 움직이면 될 노릇인데 위와 같은 이유로 운동을 못하고 있어서 일단 소식하는걸로 해결 중. 그렇지만 흑염소가 가출한 입맛을 불러오는지 슬슬 배가 고프것도 같다. 덕분에 몸과 마음의 건강에는 '좋은 것'을 하는 것도 좋지만 '좋지 않은 것'을 걷어내고 덜어내는 것이 먼저라는걸 다시 한번 깨달았다. 그게 제일 어려운거라는 건 알지만. 핸드폰 조도센서가 고장난 모양. 자동으로 해두면 하루종일 화면이 어두컴컴하다. 귀찮으..
이건 오늘, 댓글로도 썼던건데 - 사람에게는 주어진 수면 시간의 총 합이 있는게 아닐까 싶다. 그래서 어느날은 주위의 모든것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열심히 자다가도 어느날에는 자야하는데도 잠을 못 이루는거겠지. 어제밤과 오늘 아침은 그런 날. 간밤에는 잠이 오질 않아, 오늘 아침에는 옆에 아가씨가 긴 머리칼로 나의 팔을 간지럽히고 뒷뒷 자리의 아저씨는 코를 골아 눈은 감고 있어도 잠이 들지 못했다. 어깨가 딱딱하고나. 덕분에 티 안나게 비틀거리며 카페에 들어가 아저씨들의 커피와 나의 탄산수를 주문. 위염 덕분에 커피를 끊고 난 뒤로는 항상 모닝 밀크였는데, 한약 때문에 이제 우유도 끊어야하니 모닝 탄산수. 커피도 끊고, 우유도 끊고, 어쩌다 보니 소화 능력이 시원찮아 간식도 끊고 나니 3끼 밥만 먹는데 이것..
요즘의 아이템은 차이티. 늦은 생일 선물로 받기도 했고, 때 마침 돌아온 위염이 절정에 다다르기도 했고, 생강과 계피와 정향이 들어있다면 약 대신은 아니어도 다른 차 대신은 마실만 하겠다며 하루에 600미리 텀블러 두잔씩은 꼬박꼬박 비우고 있다. 오사카를 다녀와서는 흑염소 중탕한 것도 먹고 있는데, 매우 맛이 없는 관계로 맛없다 없다 오만상을 찌푸리면서도 열심히 먹고 있다.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몇년 단위로 갱신되는 몸무게가 몇년전에는 5키로나 찌더니 이번에는 3키로나 빠졌다. 건강을 생각하며 무언가를 먹게 되다니 나이를 차곡차곡 먹는구나. 그 와중에 일상은 일을 하거나 여행을 하거나 집에서 쉬거나의 반복이라 자신에게 매우 충실하고 있다. 덕분에 암향에도 한동안 일기를 못 썼다. 단조롭고 평화로운 일상은..
한 동네, 같은 길을 걸어 집을 오고 간 지 4년이 다 되어가니 이맘때쯤 피어날 라일락을 기다렸었다. 빌라들이 빼곡한 골목에 몇 안 되는 전원주택 중 하나에 담이 넘도록 무성하게 피는 라일락이 이른 아침 출근길에 찐하게 향기를 내어준다. 급하게 버스를 타러 가는 와중에도 실려오는 향기에 나중에 마당을 갖게 된다면 라일락 한그루 정도는 꼭 심어야겠다고 생각했다. 과거와 현재에만 살던 내가 나중의 일을 생각하는 것에 익숙해진다. 신기하다. 갑작스럽게 휴무가 결정되었다. 원래 5월 중순부터 6월까지는 쉴 생각이었는데 그 쉬는 기간이 앞당겨진 것뿐이지만 그래도 예정에 없던 것이라 얼떨떨. 그 와중에도 내일부터 쉰다고 내일부터 풀로 일정을 만드는 나도 참. 이번 쉬는 동안에는 많이 보고, 많이 읽고, 많이 만들고..
얼굴에 피었던 열꽃이 드디어 가라앉았지만 한번 시작하면 그치지 않는 기침이 계속된다. 통근버스에서는 마스크가 필수품이 되었고, 어제는 자면서까지 마스크를 뒤집어썼다. 이번 겨울은 감기가 왜 이리 잦은지 프로젝트룸의 공식 숙주로 지정받았다. 꽃들이 지고 잎이 나기 시작하는 푸릇한 이 계절에 떠날 줄 모르는 감기가 웬 말인가. 오사카 항공권과 숙소 예약완료. 마음먹었을 때 바로 질러야 어디든 다녀올 수 있다. 비행기 타고 싶다고 노래를 불렀는데 여름에 계획 중이던 제주도가 무산되고, 혼자라도 떠날까 싶어 제주 항공권을 보고 있으니 역시나 이 돈이면 오사카를 가지 싶어서. 이 상태로라면 제주도를 가는 날이 오긴 할까 싶지만 그래도 일단 이번에도 오사카. 대신 같이 가는 일행과 경비를 최소화해서 가자며 교토는 ..
이곳의 벚꽃들은 벌써 잎을 내고, 꽃들을 떨구고 있다. 목련도 옆에서 뚝뚝. 목련은 꽃잎 한장 한장 떨구고 있지만 몸뚱이 채로 떨어지는 듯 보이는데, 벚꽃은 눈처럼 우수수 내린다. 어제는 오랜만에 밖에서 밥을 먹고 둘이 손잡고 들어가는 길에 이미 꽃이 거의 다 떨어진 나무를 가리키며 벌써 많이 졌다며 토요일에 출근하지 않는다면 꼭 산책하러 가자고 약속했다. 그리고 아침 출근길에 아직 불광천 벚꽃들은 반 이상 풍성히 남아있는 것을 확인하고 내일은 꼭! 이라는 메시지를 한 번 더 보냈다. '뭐 먹고 싶으냐'는 물음에 '아무거나요'라고 답했더니 '난 그런 대답하는 사람이 제일 싫어'라고 하길래 '난 그런 물음 하는 사람이 제일 싫다'고 답하려다 말았다. 내가 지금 먹고 싶은 건 털이 복숭복숭하고 과즙이 흘러내..
개나리와 목련과 벚꽃이 같이 피어있는 계절이라니. 신기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 한창 바쁜 철이 끝나면 꽃구경하러 다닐 수 있겠구나 했던 j씨와의 산책이 급해지긴 했지만, 이번 주말까지 해가 덜 드는 쪽은 버텨주기를 바라고 있다. 둘이 손잡고 찬찬히 걸어야지. 야근만 끝나면 매일 미싱을 돌리고, 망치를 들고, 왁스를 녹일거라며 적어보는 것들. 캐리어 커버, 스카프빕, 방수 가방, 주문 받은 전신 거울 커버와 지퍼 에코백과 고래 쿠션, 물병 파우치, 기저귀 파우치, 싸개 단추, 스틱 향수. 어유 많다. 앞자리가 달라지고 뒷자리에 하나가 더 추가되니 주위에 아픈 친구들이 늘어난다. 나조차도 걷다가 발목이 꺾이면 인대가 늘어나게 되어 버린 것을 실감했으니까 다들 조심해야 할 때지. 게다가 내 친구들이라 나 닮아..
어제저녁에는 대기조 야근. 한가해서인지 연이은 출근에 지친 덕분인지 마음이 삐뚤어져 한바탕 메신저에 미운 말들을 골라 내뱉었다. 그 사람이 무슨 행동을 하든지 나에게 직접적인 영향이 없으면 신경 쓸 필요 없는데, 나를 붙들고 무어라 늘어놓을 때면 입에 발린 소리라도 그냥 해주고 아무렇지 않게 넘어가면 되는데 사회 생활하는데도 잘 안 써먹는 입바른 소리를 내놓자니 쉽지가 않아 기분이 상하고, 마음을 구기고, 이쯤이면 나에게 직접적인 영향이라며 구깃한 마음으로 상대방을 미워했다. 싫으면 싫다고 당사자에게 말하고 주먹이라도 날리던가, 말도 못하고 애꿎은 다른 이를 붙들고 하소연만. 한참을 늘어놓고 나니 듣는 사람은 물론 싫을 테고, 나조차 지쳐서 다시 한 번 못할 짓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미워하는 마음이 생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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