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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 아침 출근을 하다보면 겨울에서 봄으로 넘어가거나, 가을에서 겨울로 넘어가는 시기의 하늘이 가장 어여쁘다. 컴컴한 밤 하늘에서 아침 하늘이 되기 직전의 남색 하늘에는 별이 반짝이고 있었다. 버스에 올라타 부산스럽게 이런저런 준비를 마치고 눈을 감을때 쯤에는 마알가니 흰 하늘이 되었다. 서늘한 밤 공기와 차가운 아침 공기에 얇은 자켓은 몇 번 입지도 못하고 도로 들어갈 준비 중이다. 아직도 올해의 나이가 입에 붙지 않아 누가 물어볼때면 가끔 헷갈리는데도, 어느새 올 해가 거의 다 지나갔구나 싶다.
올해는 j씨랑 단풍길을 걸어 볼까 싶고, 겨울 바다도 걸어 볼까 싶고.
슬슬 잠이 많아지는 시즌이 다가오는지, 평소처럼 자고 일어나 출근을 하니 낮에 병든 닭마냥 꾸벅꾸벅. 너무 졸려 커피를 먹은 날엔 불덩이를 속에 품고 있는 듯 해 더는 미련을 갖지 않기로 하고 애꿎은 맹물만 마셔댄다. 도저히 졸려서 견딜 수 없을때의 특효약으로 꺼내드는 것은 원타임 노래. 십년도 더 된 랩들을 중얼거리면서 좀비처럼 살아난달까. 얼마전 ck와 노래방 가서도 이브니 박지윤이니 자우림이니 옛날 노래 메들리를 했더랬는데, 과연 기억 할까 싶은 노래들이 전주만 들어도 안무와 그 당시 코디까지 생각나더라. 어릴적의 교육이란 이렇게나 중요한것인가.
거실에 있는 재봉틀이 돌아갈때면 그것에만 집중하는 시간이 아깝기도 하고 심심하기도 해 TV를 내내 틀어두는데, 휴일의 재봉에는 틈틈히 보다 결국 몇화를 남겨두고 마무리를 못했던 맨도롱 또똣과 리셋, 킬미힐미를 마지막까지 보았고, 너를 기억해를 보기 시작했다. 너를 기억해도 이제 2화 정도 남았는데, 끝이 나는게 아쉬워 아마 언젠가 한번 제대로 다시 보지 않을까 싶다. 인상쓰는 인국이가 나올때 뒤를 지나가던 j씨는 얼마전에 보던 고등학생 위장 취업이냐 물었고, 고교 처세왕은 다 봤고 다른거라 했더니 서인국이 그렇게 좋은지 다시 물었다. 잉국이의 생김새가 참으로 마음에 드노라 답하고 나니, 마누라 덕질이 하루 이틀도 아니고 뭘 새삼스럽게. 이제 이거 끝나면 뭘 더 볼까 고민 중. 드라마는 안 보면 끝도 없이 안 보게 되는데, 보다보면 마냥 보게 되서 매일 TV 앞에서 본방 사수하는 부지런한 이들을 이해할 수 있을것도 같다.
전자책 리더기가 생기고 나니 확실히 책 읽는게 늘어서 그저 책을 다 읽을때마다 매번 바꿔 들고 다니는 것이 귀찮았던 것인가하고 게으름에 새삼 감탄한다. 역시 세상은 부지런한 사람들로 만들어져 있는 것같고, 나만 천천히 지나가는 듯 싶은데 그게 나쁘다는건 아니고 (오히려 이게 나는 꽤 좋아서어어) 항상 그렇게 바지런하게 살 수 있는 사람들이 신기하달까.
이러니 저러니 별 말 없이. 그저 별 일 없이 산다. 오늘의 어제와 다름은 단 것이 먹고 싶은 것 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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