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뻐라하던 아이돌 둘이 같은 날 - 하나는 결혼 발표를 하고, 하나는 떠났단다. 축하한다와 안쓰럽다 사이에서 혼란스러워하다 내 몸이 안 좋은 것도 있고 넘쳐나는 소비들에 내 몫을 굳이 더할 필요는 없을 것 같아 말을 아꼈다. 살면서 종종 나의 위로였던 종현이는 남에게는 넘치는 위로가 되고 자신에겐 모자랐던 모양이다. 두어살만 더 먹고 서른은 되어볼까 해보지 그랬어. 감당할 수 없어 허덕이던 시간들도 언젠가는 딱 숨쉴만큼이라도 누그러들때가 있는데, 시간을 더해 살아남고 나면 수고했다 고생했다 나에게 말할 수 있는데, 다른 이들의 말보다 스스로에게 말하는 나의 말이 더 와 닿을때가 있는데, 혼자라서 힘들었겠지만 혼자여서 괜찮을때가 꼭 오는데. 다 내 던지고 거리를 두고 나는 모르는 일이다 하면 편할 것을, ..
수중 터널에 한참 앉아 코를 훌쩍거리면서 가오리와 상어를 올려다보고 자리를 옮겨, 해파리를 멍하니 들여다 보며 집에 해파리 어항을 들여야 하나 고민도 조금하고 밖으로 나섰다. 어느 곳이나 그렇듯 작별 인사 전에는 기념품 가게가 있어서 건성건성 둘러보다 눈이 마주쳤다. 좀더 팬시한 거북이도 있었지만 실물이랑 비슷해서 더 좋은 걸. 아무 말도 없이 쓱 내밀어 계산을 하고 한국에 오자마자 세탁기를 한바퀴 돌려 그늘에 말린다. 이틀 정도가 지나 다 마른 인형을 팡팡 두드려 침대 머리맡에 얌전히 모셔두었다. 새로운 밤 친구. 덧. 언제나 단어의 정의는 각자 너무 달라 문제다.
자그만 어항에 살고 싶다 했더니 작은 유리병 안에 들어있는 집을 한채 건네받았다. (나는 항상 건내와 건네 사이에서 망설이고는 한다) 저 조그만 구멍으로 저 작은 것들이 차곡차곡 들어가 쌓여 모양을 만들었을 생각을 하니 감탄스러워 잘 보이는 곳에 얌전히 놓아두었다. 크고 광활했던 꿈은 나이를 먹으며 작아졌지만 그것에 서러웠던 적은 없었다. 나의 만족은 오히려 작은 것에서 오는 것이 아닐까. 작은 삶을 살고 싶다. 작은 집과 작은 마당, 작은 만남들과 작은 날들. 작은 것들이 모여도 여전히 작지만, 작은 만큼 단단한 그런 삶.
이미 펀딩이 완료된 텀블벅의 제작자에게 디엠까지 보내며 구한 활자 일력. 이 어여쁜 걸 구할 수 있게 되었다며 자랑했더니 m이 '생선'으로 멋지게 결제해주었다. 한국으로 돌아오니 고양이 수발들러 와준 ck가 얌전히 식탁위에 모아 준 택배 안에 있어 요리조리 살펴본다. 하루하루 뜯어내기 아까울 정도로 어여뻐서 뜯어낸 것으로는 무얼 해야할까 고민 중이다. 그나저나 내년 달력은 대체 언제 만들지. 시간은 잘도 흘러가는데 이상하게 바쁜 겨울이라 아무것도 못하고 있다니 이게 무슨 소리요.
갈때는 진에어, 올때는 제주항공을 탔는데 진에어가 비행기도 크고 덕분에 자리도 넓었다. 기내식은 차가운 주먹밥이었지만 그래도 챙겨주는게 어디야. 탈나지 않게 꼭꼭 씹어먹고 공항에서 샀던 간식도 조금 먹고, 책도 읽고 잠깐 자면서 날아간다. 패딩은 공항에 맡기고 와서 훨씬 수월하다. 가볍게 입은 옷과 곳곳에 보이는 태국어들이 여름나라에 잘 왔다 인사해주는 것 같다. 숙소에 있는 수영장은 결국 한번도 못들어 갔다 나왔지만 확실히 지인이 있어 숙박 걱정을 덜고 나니 돌아다니면서도 내내 다음에 와서 하지- 라는 이상한 여유가 생겨서 여행 같지 않게 널널하게 다닌 듯. 집 근처에 있던 카페. 귀여운 책이 많았는데 영어만 됐어도 살걸 태국어라 포기했다. 돌아와서도 종종 생각나던 말차프라페. 내내 우리의 발이었던 우..
정리를 거의 다 마쳤다. 뭐든 시작하면 빠르고 급하게 해치워야 하는 성질 머리는 내가 주체가 되지 않으니 얌전히, 나올 생각을 안한다. 덕분에 시간을 들여 천천히 조금씩 없애나갔고, 이제 몇 개 남지 않은 상태. 미니멀라이프를 지향하는 건 아니지만 모두 이고지고 살아봐야 소용이 없다는 걸 깨달은 이상 예쁜 쓰레기는 조금만 들고 살기로 했다. 집을 비우기 전 마무리 청소와 환기를 한다. 고양이들을 위해 보일러의 온도를 잘 맞추고 외투를 든든히 입고 나면 준비 끝. 날이 너무 추워 곧 따뜻한 곳으로 간다는 것이 믿겨지지 않는다.
가 된 것만 같다. 만사 마음에 안 든다고 투덜거리다가 이내 어쩔 수 없지 라며 금방 마음을 접어 버리는 것이 조금 다른걸까, 이내 또 다른 투덜거림이 시작되니 같을 것도 없이 더 앞인 걸까 싶기도 하다. 바쁘다. 그렇지만 바쁘다고 말하기에는 미묘하게, 낮에 사무실에 앉아서는 한가해 시간을 보내느라 이것저것 해야하고 밤에는 밥을 먹기가 바쁘게 일을 해야해서 바쁘다. 투잡이 아닌 것이 투잡이 되어서 어느날은 쓰리잡까지 늘어나고, 집 비우기를 하는 와중이라 선반을 조립하고 장들을 비우고 - 뭐 그런 것들을 하다가 잘 시간이 훨씬 지나 급해진 마음으로 허덕이며 누울때면 대체 뭐하고 있는건가, 하고 생각을 하지. 아 언제쯤이면 이 부산스러운 마음이 평온해질까, 바스락거리는 마음이 잔잔해 질까. 혼자라도 떠나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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