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부에서 공항까지는 시간이 꽤 걸리기 때문에 아침 일찍 출발해야한다. 공항에 들러 ck를 내려주고 배웅해 돌아오니 한국에 도착했다며 비행기 안에서 찍은 사진을 보내왔다. 마지막 날 숙소는 하얏트 리젠시 나하. 국제거리 안에서는 차가 더 번거로울 것 같아 숙소에 체크인 전 캐리어를 맡겨두고 렌트카를 반납하고 돌아와 체크인을 했다. 날이 너무 좋아 이미 뜨거웠기 때문에 무리하지 않고 숙소에서 낮을 보내기로 한다. 아직은 물에 들어가긴 추운 날씨라 그런지 사람이 별로 없어 전세 낸것 처럼 놀 수 있던 야외 수영장. 수영을 한참 배우는 중이었던 켄은 물살을 갈랐고, 수영의 물 水자만 아는 나는 발장구만 치고 논다. 해가 가려지면 추웠다가, 다시 해가 나오면 뜨겁고 해서 한참 놀다가는 바로 옆의 자쿠지에 뜨끈하게..
우리의 최종 북부 목적지까지 다 올라왔다. 섬은 여기서 끝이 아니고 더 올라갈 수야 있지만 우리의 꼭대기. 비세자키에 주차를 하고 내리니 근처에서 미동도 없이 낮잠을 자고 있는 고양이. 안녕. 골목길 한 곳에 있는 집은 대문 앞의 길 귀퉁이부터 골목의 꽃들까지 공들여 매만져놓은 듯 했다. 역시나 집을 지키고 있는 시샤와 함께 아기자기한 노란색의 벽, 길 한쪽에 가지런히 놓여져있는 고동 껍질들. 파랗고 푸른 길을 걷는다. 나무들이 늘어선 길의 끝에는 바다가 있다고 했다. 해가 뜨겁게 비쳐도 시원한 숲 한가운데서 땀도 잠깐 식히고, 지나가는 자전거가 있으면 먼저 보내주면서 천천히 걷다보면 숲 내음과 바다 내음이 섞여 이제 곧이구나 생각이 들때 쯤 바다가 보인다. 해가 지기 직전의 비세자키 해변. 하루의 마무..
셋째날은 북부를 움직인다. 이제 일정도 반이 지났다. 일찍 움직여 잔파곶을 보고 푸른동굴 스노클링을 하고는 만좌모를 찍고 위쪽까지 올라가려던 일정이었는데 ck가 허리가 안 좋기도 하고 우린 게으른걸 좋아하니 겸사겸사 아침 잠을 좀 더 자는걸로 하고 스노클링은 취소했다. 난 보라카이에서 해봤고 켄은 괌 여행계획이 또 있었기 때문에 ck가 제일 아쉬워했지만 어쩔 수 없지. 덕분에 늦으막-하니 나와 잔파곶. 날은 여전히 흐리고, 풍광은 살짝 제주도 같지만 멋있다. 파도가 치는 바다를 보면서 등대 옆 쪽으로 올라가자면 너른 들판이 펼쳐져있는데 잔디나 일반 풀은 아니고 키가 낮고 단단해서 바람에 강하게 생긴 식물들. 어딜가나 그곳에 알맞게 자라는 것들이 곳곳에 있다. 키를 키우지 않아도 괜찮다며 안녕이 더 우선이..
다시 둘째 날로 돌아와서. 흐리고 비가 오고 우산을 산 와중에도 블루씰을 먹는다. 파랑파랑한 블루 웨이브. 오키나와는 그냥 구멍가게 같은 매장에서도 할머니가 블루씰을 판다. 공항에서 입국한 켄과 함께 렌트카 업체 버스를 타고 이동해 차를 인도 받았다. 렌터카는 한국에서 미리 ots 홈페이지에서 예약해뒀다. ots가 도요타보다 싸기도 했고, 그 와중에 40일 전 할인도 받았고. 첫날은 앞으로 바싹 당겨 앉았던 켄이지만 마지막날쯤에는 점점 뒤로 밀리는 의자. 한글 네비도 나름 잘 되고 맵코드만 있으면 어디든 갈 수 있지만 어느 순간 지도가 고정이 되어서 길을 따라 화면을 수동으로 이동했다. 왜죠? 시동을 껐다가 다시 켜 리부팅을 하고 나니 괜찮아진걸 보니 기계는 역시 리부팅과 리셋이 최고. 숙소는 콘도미니엄..
둘째 날 시작. 나하 시내와 슈리성, 공항은 모노레일을 이용한다. 오늘의 일정은 슈리성 왕복 + 나하 공항 편도니까 1일 승차권을 끊고 시작했다. 모노레일은 칸이 적은 대신 자주 오는 편이라 이용에 불편은 없다. 모노레일에서 내려 슈리성까지 걸어가는 길. 도시든 시골이든 별반 차이 없이 한적하고 깔끔한 주택가를 지난다. 오키나와는 시샤가 곳곳에 많은데 가정집에도 지붕에 하나 둘 씩은 얹혀있다. 덥지는 않았지만 빙수를 파는 카페 겸 식당도 발견했지만, 빙수가 참 좋은 나라도 시럽은 참 싫어하기 때문에 일본 빙수는 먹고 싶지가 않아서 패스. 일단 서둘러서 슈리성으로 마저 올라간다. 동행했던 셋의 입국 출국일이 죄다 달라 일정상 슈리성은 (나만) 두번을 갔는데, 첫 날에는 날이 매우 흐려서 결국 나올때 쯤엔 ..
항공사마다 하루에 한대씩만 출항하는 덕분에 평소와는 다르게 느긋하게 집을 나섰다. 공항에 도착해 이것저것 수속을 밟고 모노레일을 타고 국제거리에 도착하니 벌써 늦은 오후 시간. 하루 먼저 출국해 포켓 와이파이를 들고 있던 ck와는 공항 와이파이로 도착시간과 장소를 알려 무사히 만나 국제 거리 가운데 있는 숙소에 짐을 맡기고 거리를 걸었다. 바다는 보이지도 않는 시내 한복판에도 바닷 바람이 불어오는 듯 바람이 습하다. 긴팔을 입고 움직이자면 은근히 땀이 배어나고 반팔만 입자니 아직은 살짝 추운 것 같은 추위를 잘타는 나의 오키나와 첫날. 곳곳에 있던 블루씰. 하루 3블루씰 정도는 할 수 있을거라 생각했는데 1개씩밖에 못 먹었다. 점심은 인천에서 비행기 타기전에 먹은 사과가 다인지라 배가 고파 저녁 먹기전에..
겉절이를 하려고 이것저것 재료를 담는다. 시장에 들러 배추를 한 통 옆구리에 끼고 집으로 돌아올까 했지만 귀찮다며 사오지 않을 확률도 절반 쯤은 되니 온라인 장바구니를 이용한다. 지난주부터 먹고 싶었던 미역국을 끓이겠다고 국거리도 냉장고에 넣어두었고, 한동안 먹을 장조림도 할 겸 해서 사태도 큰 덩어리를 사뒀다. 내일 아침에는 일찍 일어나 이것저것 준비해야겠다. 겉절이를 하겠다고 했더니 주위에서 묻는다. 그거 할만해? 그래서 답했다. 안 해봐서 몰라. 아하하. 인터넷에는 레시피가 많고, 나는 적당히와 대충 계량의 정도를 걸어 그럴싸한 맛에 도달하는 사람이니 어떻게든 되지 싶다. 될거야. 오사카에서 땀을 뻘뻘 흘렸던게 열흘도 안됐는데 돌아오는 날부터 싸늘하던 바람은 점점 차진다. 그래도 예전보다는 추위를 ..
엘리베이터는 한참을 올라가다 환한 곳으로 나섰다. 순식간에 케이블카 모드로 전환되었는데 속도는 여전히 엘리베이터라 공포에 질렸다. 애써 밖을 보지 않으면서 애쓰다 도착지에 도착하고 나니 전달해야 할 물건을 들고 오지 않았더라. 으으, 하고 신음을 뱉으면서 돌아가니 엘리베이터 문 앞에서 출 발 전 위치를 알려줬던 안내원이 왜 이건 챙겨가지 않았냐는 듯 물건을 내밀었다. 도착한 곳은 허름하고 오래 된 여관 같은 곳이었는데 안은 너무 넓어서 내가 들어갔던 문은 뒷문이었지 싶다. 마침 근처에 있는 아주머니에게 목적지를 물으니 찾아야 하는 곳은 저 안 깊숙한 곳에 있다며 여기서 보이는 계단으로 올라가면 올라가서 헤맬테니 안쪽에 가서 올라가자고 앞장섰다. 안쪽에 있는 계단을 올라가자 마치 캣워커 같은 길들이 이어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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