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서 꼼짝없이 내내 지내는게 좋은 겨울이지만, 종종 밖을 나가거나 이런저런 것들을 먹는다. 12월 말 부터 어제까지의 먹은 기록. 대만 생크림 카스테라와 커피, 로즈힙+히비스커스 티. 계란이 난리라 3월까지 천원 올랐다. 키세키가 좀 더 내 타입이라 플레인보다는 생크림으로 단 맛을 더하고는 한다. 평일 낮인데 사람이 많아서 깜짝 놀란 동대문 에베레스트. 수요미식회에 나왔다더니 역시 방송을 타면 사람들이 모여든다. 매운 양고기 카레와 버터난과 갈릭난, 이름은 생각이 안나지만 자극적이지 않은 연한색의 탄두리 치킨을 먹으며 또 추억 여행을 한참 했다. 이 날의 결론은 사람은 나이를 먹고 세월이 지나도 살던대로 산다는 것. j씨가 갑자기 카나페를 먹고 싶다고 하셔서 편의점에서 후룻볼과 크림치즈를 공수해왔다. ..
공연이 끝나고 추운 바람에 종종 걸음으로 라페름으로 향했다. 이태원은 역 근처나 경리단 길만 다녀봐서 눈꽃씨만 졸졸 따라갔다. 처음가는 골목골목을 들어가니 이런저런 가게들이 보이고, 작은 편집샵들을 보며 부러워 하고 나니 어느새 도착. 아보카도 샐러드는 재료 소진이라 병아리콩 샐러드와 쿠스쿠스 치킨 샐러드를 주문했다. 우리는 오랜만에 만나도 매일매일 만나도 조잘조잘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능력이 있으니 시간을 금방 보낸다. 그리고 자리를 옮겨 원인어밀리언. 여자들이 많이 오는 곳이라 그런지 알바생들이 훈남이었고, 같은 공연을 본 듯한 테이블이 보여 역시 다들 모이는구나 했더랬다. 낮에 오면 더 아늑할 것 같던 곳. 얼굴이 입체적이었던 눈사람과 함께하는 추운 겨울.
고양이 네키 목도리 주문이 들어왔다. 고양이용은 만들어본 적이 없어 일단 샘플을 만든다. 크림치즈에게 씌워보았다. 김치즈가 싫다고 발버둥을 치지 않는 걸 보니 불편한건 없는 듯 한데... 중장모종은 안되겠다. 예쁘지 않아. 뭘 어떻게 해도 털이 예쁘게 정리가 안된다. 그렇지만, 주문 한 집의 고양이들은 단모종이니 예쁠거라고 안심하고. 원래 주문은 3개였는데 만들다 보니 또 공장을 돌리는 습관이 나와서 그만... 7개를 만들고 사진을 보내줬더니 고르느라 고민을 하길래 싼값이 주겠다며 어쩌다보니 강매의 느낌. 하하하. 덕분에 바로 7개 한 세트로 솔드아웃. 집에 있는 작은별 원단 총 출동. 작고 귀여운 걸 만들때는 맞춰서 작은 패턴이 제일 예쁘다. 펼치면 이렇게 나란히. 안쪽은 털 원단으로 따뜻하게. 그리고..
소잉 처음 할 무렵 코튼빌에서 이벤트 사은품으로 받았던 린넨 원단 한롤을 드디어 꺼냈다. 큼지막한 체크무늬에 어두운 색이라 옷을 만드는게 좋겠다, 라며 셔츠를 만들어 보겠다고 마음만 먹고 몇년이 지났더랬지. 오사카 여행갈 때 입으려고 플레어 스커트를 만들기로 한다. 360도 플레어 스커트를 만들까 했지만 그럼 조각도 많이 나오고 천도 많이 들고 손도 많이 갈 것 같아서 270도 정도 일까나. 90도 세조각을 연결해 붙였다. 덕분에 풍성하고 나풀거리는 스커트 완성. 허리는 고무줄을 넣었는데 다 만들고 나니 살짝 크다. 새로 뜯어서 고무줄을 줄이자니 귀찮아서, 벗겨지지 않으니 괜찮다며 일단 그냥 입고 떠났다. 밑단은 접어 박기. 얇지 않은 린넨 원단이라서 안감이 없이도 속이 비치지 않는다. 늦 여름부터 찬바..
어느 날은 하루종일 고래를 만들었다. 사이좋게 모두 모아서 침대 위에 두니, 얼마전에 바꾼 커버 색이 마치 바다 같구나. 손바닥만한 새끼 고래는 주문 받은 고래와 선물용 고래에 하나씩 같이 보냈다. 소프트 기모 캔버스 원단이라 겉쪽이 보드랍다. 친구 꼬꼬마네 선물로 간 고래 두 마리. 이 사이즈 고래 패턴이 꼬리가 제일 예쁘게 그려진 것 같다. 얄쌍한 꼬리 덕분에 뒤집을때마다 화가 나긴 하지만 (...) 역시 공짜로 얻어지는 것은 없지. 눈은 색실로 웃는 눈. 꼬꼬마랑 사이좋게 지냈으면. 사이즈는 요렇게. 제일 큰 고래는 길이가 65cm 쯤 된다. 요건 주문 받은 흰 고래와 호피 고래. 평소에 만들던 것보다 큰 사이즈를 주문 받아서 패턴을 새로 그렸더니 만들고 나서 보니까 꼬리랑 지느러미도 너무 작고 몸..
날이 추워질 때 쯤 부터 일을 잠시 쉬게 되어서 티팟에 차를 우려놓고 하루 종일 마시는데, 보온병처럼 온도를 유지하지는 않아도 따뜻한 기운이 좀 더 오래가라고 티코지를 씌워둔다. 예전에 만들었던 누빔천 한겹짜리 티코지도 잘 쓰고 있었지만 좀 더 두툼하게 쓰고 싶어서 천을 더 덧대어서 하나 새로 만들었다. 데일리라이크의 아시아틱 블랙 베어 원단. 선물로 받았는데 다이마루라서 살짝 당황했지만, 감촉이 부드럽고 포근해 티코지와 파우치를 만들어 잘 쓰고 있다. 부들부들하니 아가 옷 만들기도 좋을 것 같고, 바탕도 연회색이라 더러워지는 것도 많이 티나지 않을 것 같아 좋은 원단. 요즘 즐겨 마시는 차는 카모마일과 루이보스티. 프랑스에서 직구를 하고 싶은 차가 생겨 알아봤는데 사려는 차 값의 절반만큼 배송비가 들어..
쇼파가 있는데도 바닥에 앉는게 좋아서 오래 쓰고 있는 좌식의자. 겉 커버가 낡기도 했고, 색도 바래고 쿠션도 숨이 죽어서 커버링을 하는 김에 안에 방석을 넣어서 다시 푹신함을 살렸다. 예전에 구입했던 코튼빌의 스칸디나비아 커트지로 따로 모양에 따라 자르지 않고 통째로 썼더니 나름 패치 느낌도 나고 좋네. 여러 디자인과 색이 교차되어 있지만 채도가 살짝 낮아서 산만한 느낌도 없고 오히려 포근한 느낌. 뒷면은 무난하게 핑크색 무지 원단을 대어주고. 역시나 신상은 고양이가 먼저. 한동안 둘이 번갈아 가면서 오르락 내리락 해서 앉을 수가 없었던 성공적인 커버링.
한동안 로마에 가있던 h가 잠시 한국에 들어오면서 가방을 대량 주문했다. 원하는 원단을 고르라고 했더니 잔뜩. 시간이 촉박했던 관계로 가방은 모두 완성했지만 사진은 꽝ㅠㅠ 코튼빌 레브론 와일드 부케 마졸리카블루 원단. (아이고 길다) 레브론 시리즈는 리버티 같은 느낌의 디자인과 원단 질이라 의류나 소품 모두 만들기가 좋은 편. 재질은 부드럽고 얇지만 쫀쫀해서 바느질 할때나 하고 난 다음의 느낌이 좋다. 어두운 바탕에 꽃 프린팅이지만 촌스럽지 않은 색감이라 큰 소품을 만들었는데도 무난한 편. 원단이 두꺼운 편은 아니라 흰 캔버스 원단으로 안감을 대었다. 가방 끈은 가죽끈으로. 안쪽에 지퍼도 달아주고. 역시나 코튼빌의 자수원단 연애. 다림질을 했었어야 했는데 할 시간이 없어 사진이 슬프게 나왔다. 그렇지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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