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무실 장을 보러 나서는 차장님이 먹고 싶은게 없는지 물으시길래, 아무 생각없이 '아마 없겠지만 수국차요' 라고 답했다. 한참 뒤에 박스들을 들고 돌아온 차장님이 (무려) 잎차가 들어있는 봉지를 두개 내민다. 과장님과 나란히 서서 살폈지만 티백은 없었단다. 패딩 입은 아저씨 둘이 차코너 앞에 서서 두리번 했을걸 생각하니 왠지 귀엽다. 인퓨저를 가져와야하나 어째야하나 난감하기도 하고, 인퓨저를 챙겨오는거야 쉽지만 아저씨들만 가득한 사무실에 인퓨저가 있어야 나 혼자 먹을것이 빤하다. 안되겠다 싶어 다시백에 나눠 담아올 생각으로 주섬주섬 가방에 담고 있으니 탐내는 다른 차장님의 손길을 피해 군밤 한봉지도 책상에 놓였다. 덤으로 딸려온 레어 아이템이다. 점심때는 맛있는거 먹자던 부장님을 따라 나서려 했더니 상무..
또 갔다, 성격양식. 메뉴도 왠지 전에 시킨 그대로 시킨 기분이지만, 그래도 언제나 괜찮은 맛. 먼저번에는 휴일이라고 줄 서서 기다리고 들어가 먹을 동안 밖의 줄도 끊이지 않았는데, 비오는 토요일 12시에 식당에 들어가니 한산하더라. 휴일의 맛집 방문 시간은 12시 5시가 제격. 아침에 그친다던 비는 하루종일 분무기처럼 뿌려대며 그칠 줄을 모르고, 사람이 가득차 들어오지 못했던 낙랑파라도 텅 비어있어서 신기한 기분이 들었다. 휴일 점심때가 아니라 평일 오전의 느낌. 일상의 것들을 나누며 시간을 보냈다. 몇 달 전에 만났어도 어제 만난 사람들처럼 우리는 지낸다. 비 덕분인지 점점 늘어나는 사람들도 그리 소란스럽지 않아 조용조용 지나가는 토요일 오후. 결혼식을 다녀온 ck까지 합류해 먹고 또 먹어서 하루종일..
그러고 보니 누군가 예전에 너는 숲과 나무와 걷는 것을 엄청 좋아하는구나 했었다. 아무것도 없는 방 안에서도 우두커니 혼자 앉아 있을수야 있지만, 바람이 간간히 나뭇잎을 흔들고, 풀들이 가만히 있지만 작게 몸을 움직여대는 숲에서는 나무인양 풀인양 하다못해 돌 인양 몇 시간이고 앉아 있을 수 있을 것만 같다. 어딜 놀러가야 하나 가을 소풍을 준비하다 (이번 만큼은 절대 앞서 나서지 않고 얌전히 있기로 마음 먹었건만) 화담숲이라는 곳을 발견했다. 단풍이 절정일때 그렇게 어여쁘다길래 화담 숲으로 결정. 그리고 매표소에 도착하는 순간 깨달았다. 단풍철의 주말 단풍 구경은 단풍만큼 사람 구경도 실컷 한다는 것을. 뭐 그런때 돌아 다녀봤어야지. 앞으로는 무슨 철에는 소풍을 다니지 말자 굳은 다짐을 하며 걷기 시작했..
지난주에 결제 해둔 전자책 리더기 크레마 카르타가 개천절을 보내고 드디어 도착했다. 스크린세이버와 폰트를 새로 넣고, 필요한 apk를 깔고, 기존에 가지고 있었던 컨텐츠들을 넣고, 구입한 이북들을 다운 받다보니 어느새 훌쩍 지나 자야만 하는 시간. 셋팅을 마치고 인스타에 사진 찍어 올리며, 책을 읽는다는 것은 핑계 - 그저 새 기계를 가지고 싶었던 기덕 이라 썼더니 눈꽃씨가 덕질에는 이유가 없다길래 이유가 있는것은 사랑이 아니라 답했다. 암, 사랑에는 이유가 없는 법.
가좌역 1번 출구에서 나와 길을 건너 보이는 듬성듬성한 자작나무 사이의 길로 들어서면 경의선 숲길이 시작된다. 서울은 열심히 왔어도 정작 놀러 다니지는 못했다는 h를 데리고 숲길을 걸어 연남동에 가자며 걷기 시작했다. 해가 뜨거운 한 낮이어서인지, 다들 점심을 먹으러 간 것인지 그늘의 얼마 안되는 돗자리와 물가의 몇몇 사람들을 제외하고는 조용하고 한가하던 숲길. 1km를 살짝 넘는 길을 천천히 걷고나면 - 연남동이 보이고 연남동 구간이 끝이 난다. 내년에 다시 서울에 올때면 다른 구간들의 공사도 끝이 날테니 그땐 편한 신을 신고 오래 걷기로 했다. 뜨거운 볕과 시원한 바람, 푸르른 나무와 흐르는 물소리까지 선물 세트처럼 그곳에 모두 있던 가을 어느날.
바람과는 달리 h는 로마로 떠나고, 나는 여전히 서울과 이천에서 지내겠지만, 같이 대만이나 놀러가면 좋겠다는 말을 주고 받았다. 나이를 먹으면서 변해가지만 쌓아온 세월이 커 여전히 애정으로 함께하는 어릴적의 친구들과는 달리 나이를 먹고 만난 친구들은 무엇이든 경중에 상관없이 하나쯤은 맞는 것을 계기로 시작되었던 관계라 공감하고 나눌 수 있는 것들이 더 뚜렷한 장점이 있다. 어느것이 더 좋다는 문제는 아닌 것 같고. 연남동 대만 야시장. 메뉴에는 있지만 시킬 수 없는 것들이 많은 점심 주문이었지만, 나온 것들은 맛이 괜찮아 화가 사그라들었다고 한다. 제목은 요새 치즈인터트랩을 읽고있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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