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 3시
터벅터벅 계단을 오르는 소리에 품안에서 자고 있는 아이를 토닥이기 시작했다. 요란스럽게 내려진 택배 소리가 문앞을 채우고, 뒤척이는 아이를 도로 달래며 잡힌 팔에 핸드폰을 내려두고 나도 살짝 눈을 붙인다. 온 집안이 조용히 잠이 드는 오후. 윗집에 이사 온 청년을 우리집에선 쿵쾅이 삼촌이라고 부른다. 이사 둘째날 밤 10시가 넘어 드릴 소리를 냈지만 올라가 말하니 바로 그쳤고, 퇴근을 하면 시간과는 상관없이 창문을 활짝 열고 청소기를 돌리고, 발망치를 울리며 걷지만 많이 움직이는 편은 아닌지 한두시간만에 조용해지고, 출근 준비를 하는 시간에는 항상 같은 노래를 듣더라. 방음 처리 제대로 안되어있을 건물의 한계이기도 하고, 내 귀가 유난히 예민해 그 모든게 다 들리기도 하고. 다만 악의도 고집도 길이도 없..
ordinary
2020. 3. 12. 2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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