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판기 커피에 뭘 기대하겠냐만은, 모오닝 커피. 잔병은 많았지만 입원 한번 없었던 잘고도 진 생을 살아왔는데 만 2년도 안되는 시간동안 (나의 의사와는 1도 상관없이) 조산예방에 제왕절개에 아이 입원에 이벤트가 참 많다. 한참 움직임이 많을 때라 낮이고 밤이고 링거줄을 사수하며 옆을 지키고, 같이 쓰는 병실이 남에게도 애에게도 시끄러울까 하루 종일 아기띠로 8키로가 넘는 걸 떠매고 병동 복도를 서성이자면 나랑 비슷하게 넋이 나간 얼굴을 한 엄마 아빠들이 아기띠와 유모차와 휠체어로 같은 무리가 된다. 하루종일 뱅글뱅글 같은 곳을 맴도는 와중에도 진료실의 마지막 ㄹ의 살짝 엇나간 위치는 왜 이렇게 계속 신경이 쓰이는지 나도 웃겨서 남겨두는 글. 깨어있을때도 잘때도 붙어있기에 여념이 없는 껌딱지 시즌은 정말 ..
내년도 안녕해요, 우리. 간밤을 설쳤으니 찐-하게 커피 한 잔. 그래요. 우리 잘 자요. 일력도 좋아하고 달도 좋아하면 사야겠어요 안 사야겠어요. 한 2월 말쯤부턴 몇일에 한번씩 한번에 뜯겠지만 그게 무슨 상관이람. 잠깐 편의점을 들렀더니, 편의점 자리 예전 구멍가게 였을때 할머니랑 지내던 고양이가 안녕하고 인사한다. 희끗희끗한 검은털을 겨울이라고 두툼하니 찌우고, 카운터안에도 잘 다니고, 왔냐며 다리도 쓱하고 스쳐지나는걸 보니 잘 지내는 것 같아 다행이야. 반가워서 나도 같이 인사했지. 12월 내내 내생일인가보다. 나의 사랑 너의 사랑 단고당 케이크. 생일토퍼랑 단고당 라벨말고 다 먹는거. 케이크 테두리도 저 많은 하트들도 초코. 바닐라빈 콕콕 박힌 크림위에 딸기 대잔치. 요새 식욕이 없길 다행이지. ..
금요일엔 혼자 육아, 이틀 내내 일하느라 이글이글일기도 삼일이나 밀리고, 자는거 말곤 아이 사진도 못 찍는 주말. 그 와중에 거버는 하나 남겨둬야 할 것 같아서. 어른밥도 제대로 못 해먹는 게 다반사라 알러지 체크에 입맛 길들이기 용으로 온갖 것들을 다 골고루 먹여봐야 한다는 이유식은 처음부터 시판으로 결정했다. 제일 유명하다는 베베쿡으로 먹이는 중간중간 식단표가 겹치거나 하면 일정을 조정하고 비는 날엔 거버를 먹이는데 이러니저러니 해도 거버가 최고시다. 과일 퓌레는 달까봐 생각도 안하고 야채 퓌레에 라이스나 오트밀 시리얼을 섞어 먹이는데 남기는 법이 없고 가끔은 먹으면서도 빨리 달라고 엉엉 운다. 아무래도 한국 야채랑 고기에 익숙해져야하니 거버를 매일매일 먹일 수는 없는게 안타까울 뿐. 대체 거버 농장..
얘도 쫌 귀여운 것 같아. 치열하지 않은 삶이 몇이나 있겠냐만은 우는 아이를 안고 키보드를 두드리면서 업체 전화를 받고 있으면 대략 정신이 멍해진다. 흔치 않은 재택근무 프리랜서는 감사할 것이 매우 많지만 급한 일이 한번에 몰려올 때면 자유롭고 싶은 도비의 기분. 양말, 양말이 필요해여. 근데 생각해보니까 도비는 일당을 받고 싶었던 거잖아. 난 이미 자유로운 도비네. 언제나 빛나는 이름 슬슬 사람 역할 하는데 보탬이 되라고 도장도 하나. 산타다 산타. 우체국 기사님이 산타 대신 다녀가심. 한동안 일하느라 못쓰니 눈앞에 걸어둬야지 굴비처럼. 리모컨 만세. 안 쓰던 폰에 라디오를 틀어두려니 중간에 티비라도 틀라치면 티비는 리모컨으로 키고, 티비 밑에 있는 폰으로 가서 라디오를 꺼야해서 (이 좁은 거실에서도)..
비 아, 목도리가 쫌 귀엽네. 잘자요. 아이는 좁은 거실을 구석구석 탐험하기 시작했고, 바닥의 물건들은 눈과 손이 닿는 족족 선반 위로 올려진다. 낮에는 자다가도 갑자기 눈을 떠서 내가 있는지 확인하고는 반은 얼굴을 더듬거리며 도로 잠이 들고, 반의 반은 방긋 웃으며 일어나고, 반의 반은 눈도 못 뜨고 울곤해서 옆을 떠날 수가 없다. 덕분에 실 소진용으로 시작한 뜨개 담요의 사이즈가 하루하루 조금씩 커지고, 별 거 아닌 일은 도통 잡고 있을 시간이 마땅치않아 몇 일이고 질질 끌게 된다. 우리는 내일도 꼭 끌어안고 거실을 구를 거고, 담요는 조금 더 커질 거고, 난 아이의 눈치를 보며 꺼내놓은 노트북의 작업 줄 수를 늘릴테고, 아이는 좀 더 멀리 움직이고, 별 일 없이 하루가 또 지나겠지. 일단 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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