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도 짧고 위도 작은 나는, 식욕만큼은 강해서 한 입을 먹고 만족해도 좋으니 먹어보겠다며 광고에 낚여 결제를 했다고 한다. 그리고 토요일 아침, 한가롭게 식빵을 구워 한쪽/2에 스프레드 하나씩을 바르고 먹기 시작했지만 이내 후회하고 말았지. 제가 경솔했습니다. 단 것도 못 먹으면서 뭘 그렇게 먹겠다며 욕심을 냈을까. 그렇지만 한 입만큼은 셋 다 모두 맛있으니 만족했고, 앞으로는 식빵 한쪽에 세가지를 병아리 눈꼽만큼씩만 발라 먹기로 한다. 올해의 마지막 교훈. 욕심내지 말 것.
깊은 겨울을 보낸다. 찬 바람에 눈 냄새가 났다. 밟히는 눈이 점점 두께를 더했고 사람들은 넘어지지 않으려 종종거리며 걸었다. 새로 산 우산에는 금새 수북히 눈이 쌓였다. 눈싸움을 하러 나온 아이와 아빠를 지나 집으로 들어가기 전 다 가리지 못한 몸에 쌓인 눈들을 팡팡 털어낸다. 이상하게 바쁜 12월이라 올 해도 다 지났구나에 대한 감상도 없이 시간이 흐른다. 그렇지만 나도 모르게 지나가는 시간들이 나쁘지 않은 기분. 차근차근 깊어진다. 올해의 목표는 작년과 같이 '다정한 사람'이었지만, 다정함은 없이 그저 깊어지기만 했다. 그렇다면 내년의 목표는 아마도 '여전한 깊음'이지 않을까. 아, '평온한 침잠'이 좋겠다. 그거면 충분하겠네.
자그만 어항에 살고 싶다 했더니 작은 유리병 안에 들어있는 집을 한채 건네받았다. (나는 항상 건내와 건네 사이에서 망설이고는 한다) 저 조그만 구멍으로 저 작은 것들이 차곡차곡 들어가 쌓여 모양을 만들었을 생각을 하니 감탄스러워 잘 보이는 곳에 얌전히 놓아두었다. 크고 광활했던 꿈은 나이를 먹으며 작아졌지만 그것에 서러웠던 적은 없었다. 나의 만족은 오히려 작은 것에서 오는 것이 아닐까. 작은 삶을 살고 싶다. 작은 집과 작은 마당, 작은 만남들과 작은 날들. 작은 것들이 모여도 여전히 작지만, 작은 만큼 단단한 그런 삶.
이미 펀딩이 완료된 텀블벅의 제작자에게 디엠까지 보내며 구한 활자 일력. 이 어여쁜 걸 구할 수 있게 되었다며 자랑했더니 m이 '생선'으로 멋지게 결제해주었다. 한국으로 돌아오니 고양이 수발들러 와준 ck가 얌전히 식탁위에 모아 준 택배 안에 있어 요리조리 살펴본다. 하루하루 뜯어내기 아까울 정도로 어여뻐서 뜯어낸 것으로는 무얼 해야할까 고민 중이다. 그나저나 내년 달력은 대체 언제 만들지. 시간은 잘도 흘러가는데 이상하게 바쁜 겨울이라 아무것도 못하고 있다니 이게 무슨 소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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