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두를 신으려다 좀 더 편한 단화로 갈아신는다. 발이 시려울걸 생각하면 부츠가 낫지만, 사무실에 하루종일 앉아있기엔 마땅치 않다. 집 앞 계단은 미끄럽다. 조심조심 디디고 내려가다 우뚝 서 핸드폰을 꺼냈다. 벌써 십분은 늦어 버린 시간에도 걸음을 빨리 옮길 엄두는 안 난다. 서두르다 넘어지면 영영 못가는 수가 있으니까. 소복하게 쌓인 눈 앞에 잠시 서 있다 다시 걷는다. 천천히 가끔은 종종. 오늘의 배경음악은 몽구스와 네온스. 뒤늦게 몬구씨 목소리에 빠져있다. 반짝이는 작은 별빛 속에 사랑스런 검은 눈동자 나빌레라 내 사랑아 무엇 하나 못잊을 그대. /// HTC Desire
나이를 먹는 건 참 쉽다. 가만히 앉아만 있어도 시간은 쉬이 지나간다. 거기에 사건이 생기면 시간은 서둘러 지나간다. 그 사건의 크기에 따라 속도는 차이가 난다. 남들보기에 코딱지 만해도 내 앞에서는 바위덩어리 같던 큼직큼직한 사건들을 몇 개 지나오니 어느새 벌써 스물 일곱, 그리고 여름이다. 요 근래에는 사건들이 좀 더 늘어났다. 덕분에 정신이 없다는 핑계로 해오던 자잘한 습관들을 하나 둘 씩 정리하고 있다. 넘어야 할 산이 두어개가 있는데, 아직 둘 다 제대로 시작하지 않은 준비 단계라 더 그렇다. 그것과는 별개로 자아성찰도 늘어났다. 내가 무엇 하나를 버린다고 해도 그것을 완전히 버릴때까지는 많은 이들의 간섭과 참견을 거쳐야 한다는 것을 새삼 깨달았다. 어차피 홀로 걷는것이 삶이라고 생각하는 내가 ..
어느 날에는 비가 내렸다. 비가 떨어지는 처마 아래서 사진을 찍고 택시에 올라탔다. 사진에는 찍히지 않던 가느다란 비는 앞머리를 적셨다. 택시 안에서는 등을 기대고 이야기를 나누었다. 나누는 이야기가 많아 질수록 갈등의 소지가 되는 것들은 늘어간다. 살아온것이 다르고, 느끼는것이 다르며 중요한것이 다르니까. 다르다는 것을 인정하고 있음에도 가끔은 힘이 들때가 있다. 그렇지만, 함께라는 것을 위해서는 할 수 있는데까지는 힘을 내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비록 독립적인 객체여도 무언가 나눌 수 있다면 이미 우리는 함께이지 않겠는가. 그날 밤에는 비가 내렸다. 나는 가만히 어깨에 머리를 기대 창밖을 내다보았다. /// SIGMA DP2
- daily pic
- SELP1650
- 크림치즈
- 치즈[루]
- singer9960
- sewing swing
- Huawei P9
- NEX-5N
- galaxy note4
- 고양이
- a5100
- 싱거9960
- camera360
- 크림
- e.el /
- e.oday /
- springsong.pp /
- mayry /
- Amil /
- YUA /
- hadaly /
- hadaly_t /
- bluetang /
- kyungssss /
- hutjae /
- cherrymoa /
- kagonekoshiro /
- 9oosy /
- oamul /
- tatsuya tanaka /
- sunlightproject /
- dearphotograph /
- tadis12 /
- musicovery /
- Zoomabl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