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소잉파우치를 만든다. 지퍼형과 롤형. 원래 쓰던 것보다 살짝 사이즈를 키웠다. 미싱 옆에 두거나 재단할 때 옆에 두고 수시로 손이 가는 것 중 하나라 어두운 색 원단이 손때가 덜 보여 좋다. 수납은 원하는대로 할 수 있게 맞춤으로 칸을 나눈다. 미키는 빨강 노랑이 가장 잘 어울리니 색에 맞춰 지퍼도 고르고, 주머니 원단도 고르고. 바이어스는 가지고 있는 것 중에 양이 가장 많은 갈색으로. 하나는 외출용으로 두개를 써도 될 법 하지만, 일단 지퍼형 하나만 쓰기도 하고 롤형은 챙겨두었다.
캔버스 원단은 소품 만들기에 제격이라 간단한 1-2박용 여행 가방을 만들기로 한다. 하지만 짧게 여행가는 걸 잘 안해서 아직 들고 여행갈 일이 없었던 것은 함정(...) 정작 해외 여행은 캐리어를 끌고 나가고, 국내 여행은 안 갔으니 조만간 제주에 가는걸로. 사실 놀러 나가는 건 무슨 이유를 대서라도 스케줄을 만들어야 가게 되더라. 옆면의 가로는 좁지만 앞면의 가로는 긴- 디자인이라 이것저것 많이 들어간다. 가죽 핸들은 손바느질로, 안감과 겉감은 바이어스로 마무리 했다. 바이어스는 여전히 마음에 드는 만큼의 완성도는 없지만, 마음을 비우고 지내다보니 보이는 면은 예쁘고 (뒷면은... 이하생략) 편한 맛에 자주한다. 파우치는 팝콘봉투 모양 파우치. 물건을 넣으면 빵빵해진다. 요건 선물용.
디즈니 밤비 원단이지만 밤비는 없는 원단. 그렇지만 색도 곱고 참 예쁘다. 패턴 책의 사진만 보고 원피스인줄 알고 패턴을 뜨다가 투피스인걸 알아챘지만 그래도 해보자며 마저 진행했고, 재단을 하다보니 아무래도 안될 것 같아 배색천을 찾아 나선 수정 많았던 작업. 같이 입는 옷에 따라 클래식하기도 하고 캐쥬얼하기도 하다. 그나저나 사진 찍기전에 다림질 좀 많이 하자......... 그리고 투피스 상의를 배색으로 했더니 남는게 많아 하나 더 만든 민소매 튜닉. 직기용 패턴은 항상 품이 과할정도로 넉넉한 것 같기도 하다. 여름에 입어봐야지.
점점 만드는 옷이 늘어난다. 그 중에 몇 벌은 평소에도 잘 입고 다니고, 몇 벌은 선물로 건냈고, 몇 벌은 안 입고 옷장에 고이 있다가 옷 정리 할때 같이 나간 것 같다. 직기 위주로 만들다 보니 평소에 자주 안입는 원피스 류를 많이 만들어서겠지. 이번에는 평소에도 입을 만 할 것 같은 v넥 원피스. 하지만 날이 추워서 아직 입고 나서질 못했다. 날 풀리면 레깅스에 니트 받쳐입고 나와봐야지. 사진에서 티는 안나지만 2조각 아니고 4조각짜리 원피스다. 주머니는 있는거 티 내면서 사진찍어서 다행이네 :-P
노트북 가방은 '가방'인데 에코백은 '백'인게 조금 웃기지만 자연 '가방'이라고 직역하는게 더 웃기니까 패스. 어쩌다보니 하게 된 투 잡에 상무님께 빌렸던 노트북을 담아 반납하려고 만들었다. 스페인 일러스트 작가의 그림이라는데 호랑이도 빨간꽃도 모두 귀엽고 어여쁘니 내가 쓸 에코백도 같이 하나 더 만든다. 노트북은 접착솜, 에코백은 심지 없이 양면으로. 받으시고는 마음에 들어하셔서 나도 마음에 들었다는 뭐 그런 이야기. 더 자세한 설명이나 친절한 이야기는 @springsong.pp 여기로. 요즘의 소잉 포스트는 아무래도 원단 지원받는 후기용 포스팅이 많은 저 쪽이 더 구체적이다.
추석때 만날 1호 2호를 위한 양면조끼와 스카프빕들. 이제 둘이니 둘이 세트로 만든다. 주고 와서 생각해보니 로보트와 공룡으로 가득한 1호한테는 너무 예쁜 건 아니었나 싶지만 안입는다고는 안하겠지. 작년에는 안감에 짧은 털 원단을 대어줬는데 실내에서 입기에는 덥기도 하고 잘때 뱅글뱅글 돌아간다고 해서 다시 극세사 원단으로. 느낌은 털 원단이 더 보들보들하니 좋다. 그렇지만 언제나 그렇듯 엄마 마음이니 주문 받아 원하는대로. 올해도 따끈하게 입으렴. 내년에는 공룡원단을 구해볼게 - 라지만 그때도 공룡을 좋아하는걸까, 터닝메카드 원단을 구해야하는걸까. 조끼가 되기에는 작지만 어느정도 사이즈가 되는 원단들을 꺼내 스카프빕을 만든다. 이건 간절기용으로 쓰기 좋게 면+거즈 원단으로 앞뒤에 대어준다. 티단추라 앞뒤..
원단 체험단을 하면서 제일 난감할때는 1. 내 취향이 전혀 아닌 원단을 받을때 2. 너무나도 내 취향이지만 뭘 만들어야할지 모르겠을때 인데, 이번 원단이 2번이었다. 너무 예뻐! 너무 좋아! 그런데 뭘 만들어야될지 모르겠어 =[ 그냥 원단을 가지고 싶은 (집에 너무나도 많은) 일종의 콜렉션 느낌이었달까. 그래서 마음을 비우고 의식의 흐름을 따라가다 쿠션커버를 만들기로 했다. 색도 어둑어둑하니 쓰기 좋을 것 같고. 우리집 쿠션은 죄다 만든거라 거실의 두개는 솜을 넣느라 j씨가 고생하셨고, 침대의 세개는 점점 줄어들어 비어가는 빈백 배게의 줄어들대로 줄어든 충전재를 옮겨 담으라 내가 고생했다. 침대의 3개를 싹 갈아볼까 하고 작업을 시작한다. 쿠션커버는 어려움 없이 만들 수 있으니 재빠르게. 이번에는 지퍼도..
그리고 또 대량...까지는 아니고 여러개 만들었다. 봉다리백. 이것저것 만들고 남은 원단과 작아서 어디에 쓸까 고민하던 원단들을 꺼내서 재단을 하고 재봉을 한다. 이 많은걸 다 쓰지는 않을테니 아마도 선물용으로 쓰이지 않을까 싶다. 이렇게라도 원단을 쓰지 않으면 산이 될테니 열심히 만드는 수 밖에. 아마도 한동안은 틈나고 원단이 남을때 마다 만들지 않을까. 사이즈가 적은 편이 아니라 의외로 원단이 많이 들어서 만들 수 있는 사이즈의 남는 원단이 별로 없는게 생각못한 함정이긴 하다. 접어두니 귀여워. 접으면 여전히 손바닥 위에 쏙하니 얹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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