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실 앞에 놓여진 발매트는 언제나 고양이들의 차지라서, 극세사나 타올 재질의 발판은 점점 털과 친해지고, 세탁을 해도 똘똘 말려 떨어질 줄을 몰라 항복을 선언했다. 그렇다면 새로 만들어 버리겠다며 지난 설 쯤 안 쓴다며 댕이 안겨준 접착솜도 쓸 겸 원단서랍을 뒤졌다. 심플하면서도 하얀 털이 잘 안 보이고, 너무 하얗지 않아서 매일매일 빨지 않아도 괜찮은건 어떤 것일까 고민하다 코튼빌 커트지를 꺼냈다. 고이 모셔둔다고 어디 쓸데 생기는 것도 아니고 아까워하지 않기로 하며 매일 쓰는거니 괜찮다고 과감하게 꺼내어 싹뚝 재단. 커트지 사이즈가 정사각형이라 옆에는 심플한 데일리라이크 원단을 덧대었다. 일반 소품이면 솜을 다리미로 접착시키고 끝이겠지만 자주 빨아 쓸 녀석이라 누빔도 해주고. 미끄럼 방지 원단이 없다..
아기 있는 집이면 다 하나씩 가지고 있다던 아기 목쿠션. 엘리펀트 이어스 목쿠션이라길래, 코끼리 귀 같이 생겨서 그렇구나 - 라고 생각했지만 브랜드 이름이더라. 아이를 낳으면 평생 모르고 살던 브랜드 명을 알고 살게 되는건가 싶지만 아는거랑 사는거랑은 틀리니 일단 만든다. 5월에 태어날 조카용으로 만들었는데 친구에게도 하나 보내주었는데 그건 사진을 안 찍었고나. 친구 것 만들고 나서 원단 서랍을 탈탈 뒤져보니 코튼빌에서 이벤트 선물로 받은 꼬꼬마용 원단을 득템했다. 뒷면은 데일리라이크로. 꼬꼬마들은 갓난쟁이때는 말그대로 홍익인간이라 하얀색이 가장 잘 어울린다고 하니, 앞 뒤로 어울릴때마다 쓰면 되지 않을까. 가운데 부분에는 4온스 솜도 넣어서 아주 살짝은 폭신하게 만들어두었다.
친구의 부탁으로 만든 에코백. 주문 하면서 같이 주문한 립스탑원단으로 내 것도 같이 만들었다. 친구것은 좀 더 두께감 있고 방수 처리 된 라미네이트 남회색 바탕에 큰 장미, 내 것은 생활방수 되고 조금 더 가벼운 립스탑 원단에 현란한 무늬 (날 좀 풀리면 써야지) 친구가 원단을 고르면서 캐스키드슨 스타일을 만들고 싶다며 사진을 보내줬다. 좀 들여다 봐야 만들 수 있으니 그렇게 까지 관심은 없었던 캐스키드슨 북백을 찾아보고 어째서 안감도 없는 가방이 이 가격인가 라며 두둥두둥. 물론 원단 디자인비라던가, 제품 디자인비라던가, 브랜드 유지비 등이야 있겠지만 안감 다 넣어도 원가 얼마나 나온다고 너무 하잖아 - 라고 생각하는건 내가 재봉을 할 수 있기 때문이겠지. 어깨끈을 살짝 짧게해서 어깨에 걸면 가슴 아래..
늦은 생일선물로 색칠공부책을 선물 받아서 색칠 좀 해볼까 하고 색연필과 사인펜을 꺼내다 넣는 곳이 필요하겠다 싶어 순식간에 정말 대-충 만든 색연필 파우치. 원단은 가방 만들고 남은 립스탑으로. 채도가 살짝 낮아서 우중충하지만 알록달록한게 딱 내 취향이라 반마만 산게 아쉬울 정도인데, 사실 딱히 한마를 다 샀어도 어딘가 쓸데는 없으니까 원단 욕심은 이제 그만 좀 내야 한달까. 둘둘 말아서 묶어쓰면 되는데, 생각보다 많은 필기구가 들어가게 되어서 작은 리본만 만들어진다. 뚜껑도 안 만들었다가 분명히 다 쏟을 것 같아서 재봉 다 끝내놓고 그 위에 박았고, 아래 주머니도 간격 생각 안하고 박았더니 마음에 안드는 것 투성이라 조만간 다시 만들어서 수채 색연필을 넣을 예정. 12색 색연필과 싸인펜으로는 도무지 신..
자켓을 만드려고 1년전에 주문한 원단들을 재단하고, 남겨봐야 무엇하나 싶어 마저 재단해 만든 숄더백. 여차하면 크로스도 할 수 있을 정도의 어깨끈 길이로 겨울 원단이라 폭신 폭신하고 따뜻해서 아침 버스 창가에 앉아도 가방을 덮고 있자면 허벅지가 따끈따끈하다. 무난하고 눈에 띄지 않는 스타일이라 회사에도 잘 매고 다니는 중. 안감도 자켓 안감 그대로, 1온스로 얇은 솜이 덧 대져있는 패딩이라 가방을 험하게 다뤄도 어느정도는 오케이. 간단하게 만들고 싶었던지라 안감에 주머니 하나만 달고, 지퍼 없이 가시도트 단추만 달아두었다.
호피 귀달이 보넷과 함께 만든 킨더스펠 스타일 보넷. 역시나 사이즈따위 나는 모르겠고 (...) 킨더스펠 사이즈 표를 암만 봐도 모르겠고 (...) 작지만 않으면 어떻게든 될거라며 만들었다. 보넷류는 매우 만들기가 쉬워서 금새 뚝딱뚝딱. 그리고 다시 한번 깨달았다. 어린이 및 유아용 원단은 우리집에 없다. 전혀 없다. 보넷은 요런 느낌. 귀엽귀엽. 평소에는 챙 부분 접어서 얼굴 잘 보이게 쓰다가 해가 나면 가릴 겸 챙을 펼쳐주는걸로. 뒤집으면 이런 느낌. 패턴 원단은 데일리라이크, 일러스트 원단은 달빠 가방 만들어줄때 받았던 귀요미. 다른 것보다 끈이 만들기가 번거로워서 나머지 부분 재봉할 시간만큼 끈 만들기에 쓴 것 같달까. 요건 5월에 나올 조카한테 보내줄 연두색. 남자아이도 보넷을 쓰기도 한다길래,..
아이 모자를 만들어 달라는 y의 요청에 원단을 보내라고 했지만 원단을 기다려서 그 시기에 맞춰서 스케쥴을 조정하고, 아무래도 자라나는 꼬꼬마니 사이즈도 하루도 다르게 다를테니 쫓기듯 만들기는 싫어서 출산 선물이다 싶어 시간 날때 원단 서랍을 뒤적이다 이거다 싶어 꺼내든 호피 호피. y의 가방을 만들어주고 남은 원단인데 엄마랑 커플룩 하기 좋겠구나. 꼬꼬마용이라서 세탁도 자주 해야할텐데 스웨이드 재질이라 세탁이 어떨까 싶어 만들기 전에 급하게 미지근한 물에 비누칠도 해보았는데 인조 스웨이드인건지 어쩐건지 원단의 뒤틀림은 거의 없어서 합격이었다. 안감은 무난하게 흰색 면으로. 살갗 닿는 부분에는 다이마루가 좋겠지만 집에 그런거 없(...) 모자 사이즈가 4개는 나오겠다 싶어 5월 예정인 친조카와 민트언니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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