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국수 라면은 가루 스프 특유의 맛이 살짝 남아있긴 하지만 쉽고 빠르고 편하게 끓여먹을 수 있다는 점에서 합격. 사실 집 바로 근처 시장 두부집에 가면 맛 좋은 콩물을 파는데도 그 근처를 걸어가기가 싫은 더위인 것이다. j씨와 퇴근 시간이 맞으면 밖에서 이것저것 먹고 들어가는데 혼자서 퇴근해야할때는 거의 서브웨이나 콩국수, 모밀 같은 시원하고 가벼운 것들로 떼우게 되는 듯. 대체 그 옛날엔 에어컨 없이 어떻게 살았나 싶지만 그땐 지금보다 덜 더웠던 모양이지. 그리고 눈이 아파 조퇴해 병원에 들렀다 집앞 트럭에서 산 오천원짜리 수박. 아저씨는 칠천원짜리를 육천원에 주겠다고 꼬셨지만, 2인 가족은 오천원짜리로도 차고 넘쳐서. 대충 저녁을 해치우고는 칼을 들고 겉을 깎아내 해체 작업에 들어갔다. 예전에는 껍질..
아가미가 필요했던 토요일 오후. 서울은 둥그런 어항 같아서 물 속에 있는 듯 축축한 공기가 온몸을 감쌌고, 덕분에 바다로 둘러싸여있는 여름 섬의 느낌을 물씬 느낄 수 있었다. 우리는 별 거 아닌 것들을 섞어 애정과 외로움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고, 커다란 접시에 한가득 나온 고기와 감자튀김을 먹었다. 꽤 많이 쌓인 우리의 시간에 대한 이야기도 하고 알록달록 시원한 음료수를 마셨다. 컵에는 금새 물방울이 맺혀 주르륵 흘렀다. 앞으로의 계획을 이야기하며, '앞 일을 한치 앞도 모르지만' 이라고 각자의 미래 소개를 하고는 조금 웃었다. 어항 속 물고기처럼 유영하듯 가만히 앉아 시간의 흐름을 보내던 여름 날.
여름이 길어질 수록 밤은 짧고, 잠은 줄어든다. 사무실에 도착해 간단한 아침을 챙겨먹을 때까지 기억은 드문드문 없다. 밝은 새벽도 모자른 잠을 이길 수는 없는 모양이다. 핑거 스미스를 다 읽었다. 전자책으로 읽다 서점에 가서 책의 두께를 보고 놀랐다. 출생의 비밀은 전 세계에서도 통하는 만능 치트키인가 싶어 실망했지만, 영화의 엔딩보다 책의 엔딩이 더 마음에 들었다. 결국 벗어날 수 없는 곳에 앉아 있는 모드와 그 모드를 바라보는 수. 내가 꿈도 희망도 없는 사람이라서 그래 이게 현실이지- 가 아니라, 그 현실 속에서도 살아 남아 생을 이어가는 모드가 (그렇지만 수에게는 목숨을 내어 줄 것 같은 모드가) 좋았다. 그게 삶인가 싶었다. 주말마다 있는 약속에 주말 늦잠도 없이 이르게 일어나 움직이니 피로가 ..
주말 내내 비가 온다던 일기 예보는 아침에 다시 보니 그새 바뀌어 흐림 구름으로 가득했다. 우산은 챙기지 않아도 되겠다 싶어 방수 가방에 담았던 것들을 크로스백으로 옮겨 담고 집을 나섰다. 평소보다 일찍 출발한 덕분인지 장마철이라 놀러 가는 사람이 덜한 덕분인지 많이 밀리지 않게 도착해 이른 점심을 먹고 한숨 자라는 말씀에 괜찮다며 산책에 따라나섰다. 산책인지 산행인지 모를 걸음의 끝에는 커다란 호수가 있었고, 바람이 잔뜩 불어오는 그늘에서 비가 온 지 얼마 되지 않아 뿌연한 물을 들여다보았다. 요즘의 나의 상태는 괜찮지만 괜찮지 않고, 괜찮지 않지만 괜찮다. 대체로 괜찮은 상태가 계속되는 와중에 가끔씩 괜찮지 않은 상태가 밀려올 때면 괜찮은 이유를 찾아 금세 괜찮아지고는 하는데, 요 근래 몇 번은 과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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