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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가미가 필요했던 토요일 오후.
서울은 둥그런 어항 같아서
물 속에 있는 듯 축축한 공기가 온몸을 감쌌고,
덕분에 바다로 둘러싸여있는 여름 섬의 느낌을 물씬 느낄 수 있었다.
우리는 별 거 아닌 것들을 섞어 애정과 외로움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고,
커다란 접시에 한가득 나온 고기와 감자튀김을 먹었다.
꽤 많이 쌓인 우리의 시간에 대한 이야기도 하고
알록달록 시원한 음료수를 마셨다. 컵에는 금새 물방울이 맺혀 주르륵 흘렀다.
앞으로의 계획을 이야기하며,
'앞 일을 한치 앞도 모르지만' 이라고 각자의 미래
소개를 하고는 조금 웃었다.
어항 속 물고기처럼 유영하듯 가만히 앉아 시간의 흐름을 보내던 여름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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