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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이 길어질 수록 밤은 짧고, 잠은 줄어든다.
사무실에 도착해 간단한 아침을 챙겨먹을 때까지 기억은 드문드문 없다.
밝은 새벽도 모자른 잠을 이길 수는 없는 모양이다.
핑거 스미스를 다 읽었다. 전자책으로 읽다 서점에 가서 책의 두께를 보고 놀랐다.
출생의 비밀은 전 세계에서도 통하는 만능 치트키인가 싶어 실망했지만,
영화의 엔딩보다 책의 엔딩이 더 마음에 들었다.
결국 벗어날 수 없는 곳에 앉아 있는 모드와 그 모드를 바라보는 수.
내가 꿈도 희망도 없는 사람이라서 그래 이게 현실이지- 가 아니라,
그 현실 속에서도 살아 남아 생을 이어가는 모드가
(그렇지만 수에게는 목숨을 내어 줄 것 같은 모드가) 좋았다. 그게 삶인가 싶었다.
주말마다 있는 약속에 주말 늦잠도 없이 이르게 일어나 움직이니 피로가 차곡차곡 쌓인다.
언젠가 하루쯤은 죽은 듯 잘 수 있겠지.
여름이 지나기 전에 오려나, 여름이 지나고 나서야 오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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