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실에 앉아있을때는 멀쩡한 쇼파 두고 바닥에 앉는 편이라, 쇼파 패드 겸용으로 쓰는 얇은 매트에 엉덩이가 배겨 만든 미니 매트. 때마침 네스홈 창고털이로 누빔 원단과 파이핑이 싸게 올라와 냉큼 구입했다. 서버 폭주에 1순위로 원하던 누빔 원단은 실패했지만, 2순위 원단도 받고 나니 매우 좋군. 다 만들고 거실에 놓고 사진을 찍으려니 김크림이 올라가 내려오질 않는다. 그것보다 내가 앉을 자리를 안준다. 내가 앉으려고 만든건데 (...) 앞으로 매트를 만들일이 있으면 더 크게 만들기로 합의를 하고 사진을 다 찍고는 사이좋게 나눠앉았다. 사람 하나 고양이 하나면 꽉 차는 미니 매트. 파이핑은 처음 해봤는데 할 만 하더라. 양면 다 누빔천이라서 가장자리는 거의 4겹의 두께가 되었고, 그걸 누르겠다고 상침을 하는..
원단 받은지 한달이 지나가고 있는 것을 깨닫고 급하게 공장(...)을 가동(...)했다. 다림질도 없이 대충 미싱 옆 장농 문고리에 쌓아 걸어둔 사진을 보내주며 고갱님 가방 찾아가세여 했더니 '헐 님 재봉공장임?' 이라는 답이 옴. 미싱 앞에 앉는게 오래 걸릴뿐, 앉으면 이리도 금새 끝나는 것을. 5개 나란히 있는 이 사진은 한꺼번에 찍은게 없어 성의 없이 합성했다. 우리집엔 5개가 다 걸릴 벽이 없지. 청록 별 가방. 청록색과 별과 구름이라니. 내가 좋아하는 것들이 가득. 사진으로는 잘 안보이지만 드문드문 반짝이는 금색 별도 작게 박혀있다. 끈은 어깨에 맬 수 있도록 넉넉하고 길게. 안감은 고래인형 만들고 남은 그라데이션 중 밝은 부분. 이것이 바로 깔맞춤. 피아노 가방 앞, 뒤. 원래는 가로로 좀 크..
드디어 다녀온 울산. 당일치기 남쪽 여행은 일정이 넉넉치 않아 7시에 ktx를 타고 출발했다. ktx역은 어느 지역이나 다 그렇듯이 번화가와는 영 동떨어진 곳들에 있고 덕분에 버스를 한시간 정도를 더 타서 일산 해수욕장 도착. 알게 된지 벌써 3년째, 얼굴은 처음 본 친구와 정작 얼굴보면 낯 가릴거라는 내 말은 이미 잊혀진 듯 재잘재잘 이야기를 나누며 바닷가를 걷는다. 대왕암 공원 올라가는 길은 나무들 사이로 보이는 푸른 바다가, 올라가 바다를 눈 앞에 두니 에머랄드빛과 진푸른빛이 어우러진 바다가 눈 앞에 펼쳐졌다. 잔잔해도, 사정없이 몰아쳐도 모두 바닷내음 머금고 있어 머리를 헝크려뜨려도 괜찮은 바람들과 전날의 비와는 전혀 상관없다는 듯 시침 뚝 떼고 구름 한점 없이 쨍쨍한 날씨의 시간들. 그리고 열심..
톤레샵 호수 입구의 기념품 가게에 있던 꼬꼬마들의 똥꼬발랄함을 여실히 보여준 아깽이. 저 뒤에 형제 아깽이의 팔이 흐릿하게 보인다. 건기의 끝자락이라 다 마른 호수 입구의 강을 천천히 배로 지나면 바다마냥 드넓은 호수가 나온다. 평생을 뭍으로 나오지 못하고 물 위에서 지낸다는 보트피플들의 수상가옥들. 학교도 있고, 교회도 있다. 마지막 일정이었던 왓트마이 사원. 작은 킬링필드라고 불리운다. 씨엠립 근방에서 발견된 유골들을 위해 세워진 추모 사원. 프놈펜쪽에는 좀 더 큰 규모의 사원들과 크메르루즈가 사용했던 건물들도 고스란히 남아있다고 한다. 일정내내 차 밖으로 보이는 풍경에서 나이 많은 사람들은 거의 보지 못했는데 불과 3-40여년 전의 일이니 그때 죽은 젊은 사람들이 워낙 많아 남아있는 사람이 많지 않..
반데이스레이 입구. 사이즈는 작지만 일정 중에 가장 마음에 들었던 곳. 복원을 위해 돌들에 번호를 적어두었다고 한다. 앙코르유적군 곳곳에는 저런 돌들이 많다. 가끔 이 사원에 있는 돌 저쪽에 가져다 쓰는 돌려막기도 한다고; 다른 사원들은 끌 같은것으로 조각했다고 하면, 반데이스레이는 바늘로 조각했다고 하더라. 전체적으로 붉은 빛을 띄고 있고, 역시나 기둥에도 벽에도 작은 공간에도 촘촘하게 조각들이 들어차있다. 조각이 너무 정교해서 하나하나 들여다보고 있자면 작은 사원인데도 한참이 걸린다. 나와서 찍은 반데이스레이. 포토스팟이라며 가이드가 모두의 사진을 하나하나 정성스레 찍어주었는데 가이드는 스팟을 잘 알지만 사진은 잘 못 찍나 (...) 사진이 역광이라던지 뭔가 하나쯤은 미묘하게 이상하다. 그래도 기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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