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상 사람이 많다던 요즘의 '핫 플레이스' 경리단은 메르스의 여파인지 오랫만의 폭우 덕분인지 사람이 적어 한산했다. 얼마전에서야 예전 기억속의 그 길이 경리단 길이라는 것을 알았고, 대체 그 오르막길에 뭐 볼 것 있다고 사람들은 그리고 그 길을 걷는가 생각했다. 아직도 남아있는 몇개의 풍경들을 보면서도 아무렇지도 않게 지나가면서 시간의 흐름을 느낀다. 움직일때마다 적게 오던 비가, 가게에 앉아있자면 마구 쏟아져내린다며 온갖데 자랑을 했고, 비오는 날이라며 핑계삼아 오랫만에 커피도 한잔 마셨다. 덕분에 즐거운 나들이.
주말 출근 길. 때마침 날도 흐려 가방속에 우산 하나 챙겨 넣고 걷는데, 회색 건물들 군데 군데 꽃이 피었다. 목련은 이미 활짝 피었고, 노란 개나리와 산수유를 지나가니 자목련 꽃봉오리가 보이고, 벚꽃도 피기 시작했더라. 한군데 모아놓고 꽃잔치를 벌인 것이 아니라 눈에 확 들어오진 않지만, 그대로 드문드문 알록달록한 봄. 싸개단추 손 몰드와 고무 망치를 구입했다. (j씨의 표현을 빌려와) 귀여운 쓰레기를 만드는 건 언제나 즐겁지. 쓸 일도 없지만 귀여운 싸개 단추를 잔뜩 만들 생각을 하며 신나했건만, 물건이 도착하기도 전에, 결제한지 24시간이 되기도 전에 고체향수 재료도 결제했다. 원래 스틱형 향수를 좋아하는데 파는데도 별로 없고, 있으면 비싸거나 디자인이 부담스럽고, 그렇지만 크림 용기형은 손톱에 끼..
감기가 또 왔다. 이쯤 되니 지긋지긋한 올겨울의 동반자. 3월인데 어째서 봄이 아닌가 하지만 이곳은 내내 겨울이다. 퇴근길 지하철에는 다들 하늘하늘한 봄옷인데 내 옷만 두툼하니 볼록 볼록하다. 어릴 적부터 멋 내기보다는 생존에 좀 더 치중하며 살았으니 부끄럽지는 않고, 지하철이 달리는 도중에만 덥다. 그래도 땀을 흘리는 게 낫지 덜덜 떨며 다녀봐야 감기만 길어질 뿐. 콧물이 주룩주룩 내리고, 휴지로는 코밑이 헐 테니 하루에 한 장씩 손수건을 쓴다. 나의 이 로하스 한 콧물 닦기에도 불구하고 코밑에 뾰루지가 나서 마냥 아프고 아프지만, 오자마자 병원에 들른 덕분에 먼젓번보다 짧게 지나갈 것이라고 믿고 싶다. 그 와중에 코감기 약을 먹자면 입이 마른다. 덕분에 하루에 마시는 물만 2리터가 넘지만 물을 마시고..
어느 날에는 비가 내렸다. 비가 떨어지는 처마 아래서 사진을 찍고 택시에 올라탔다. 사진에는 찍히지 않던 가느다란 비는 앞머리를 적셨다. 택시 안에서는 등을 기대고 이야기를 나누었다. 나누는 이야기가 많아 질수록 갈등의 소지가 되는 것들은 늘어간다. 살아온것이 다르고, 느끼는것이 다르며 중요한것이 다르니까. 다르다는 것을 인정하고 있음에도 가끔은 힘이 들때가 있다. 그렇지만, 함께라는 것을 위해서는 할 수 있는데까지는 힘을 내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비록 독립적인 객체여도 무언가 나눌 수 있다면 이미 우리는 함께이지 않겠는가. 그날 밤에는 비가 내렸다. 나는 가만히 어깨에 머리를 기대 창밖을 내다보았다. /// SIGMA DP2
오전 내내 어지러웠다. 보통은 샤워를 할때쯤이면 어지럼증이 가시는데 가실줄을 몰라 엊그제 두통에 진통제를 너무 먹었나 잠깐 걱정을 하고 말았다. 병원에 가라는 j씨의 말을 굳이 듣지 않았던건 가봤자 별다른 말이 없을테니까. 우. 뱅글뱅글 돌다가 점심때가 다 되어서야 겨우 정신을 차리고 보니, 비가 오는구나 - 라고. 창밖을 내다보며 맞은편 건물 창문을 닦고 있는 아저씨들을 보며 마저 어지럽고 있다. 어째서 비오는날 바람도 불텐데 저기 저렇게 단체로 매달려 있는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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