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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rdinary

주룩주룩

_e 2014. 3. 11. 14:05

감기가 또 왔다. 이쯤 되니 지긋지긋한 올겨울의 동반자. 3월인데 어째서 봄이 아닌가 하지만 이곳은 내내 겨울이다. 퇴근길 지하철에는 다들 하늘하늘한 봄옷인데 내 옷만 두툼하니 볼록 볼록하다. 어릴 적부터 멋 내기보다는 생존에 좀 더 치중하며 살았으니 부끄럽지는 않고, 지하철이 달리는 도중에만 덥다. 그래도 땀을 흘리는 게 낫지 덜덜 떨며 다녀봐야 감기만 길어질 뿐. 콧물이 주룩주룩 내리고, 휴지로는 코밑이 헐 테니 하루에 한 장씩 손수건을 쓴다. 나의 이 로하스 한 콧물 닦기에도 불구하고 코밑에 뾰루지가 나서 마냥 아프고 아프지만, 오자마자 병원에 들른 덕분에 먼젓번보다 짧게 지나갈 것이라고 믿고 싶다. 그 와중에 코감기 약을 먹자면 입이 마른다. 덕분에 하루에 마시는 물만 2리터가 넘지만 물을 마시고 있지 않을 때면 가뭄처럼 입안이 버석거린다. 다시 한번 지긋지긋하다. 지난번처럼 지독한 감기의 숙주가 되어 역병처럼 사무실을 한 바퀴 돌리고 나면 나아지려나. 끙.

점심을 먹고 들어오는 길에는 비가 후둑후둑 떨어졌다. 사내식당도 멀고, 단지 밖의 식당은 더 먼 이곳이라 모자를 눌러쓰고 터벅터벅 걸었다. 올해도 어김없이 춘삼월은 없고 추운 삼월만 한가득.

그래도 뭐 괜찮다. 나쁠 것 하나 없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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