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MHYANG

사랑한다고 속삭이거나 자그마하게 웃어보거나 숨을 삼키듯 물을 삼키듯 그립다는 말을 함께 삼켜보거나 조용한 밤의 골목을 손 잡고 걷거나 어둑한 가로등 앞에서 힘을 주어 끌어안거나 들숨과 날숨이 차곡차곡 쌓이던 작은 방 안 침대에서 나란히 누워있던 어느 밤의 이야기들.

아침, 점심, 오후의 하늘. 약속으로 가득했던 날. 마음에 들었던 카페의 인테리어, 마음에 들었던 간판의 명조체. 어둑어둑해진 망원동 길을 사람들이 늘어나기 시작할 무렵 빠져 나왔다.

출산과 이천 출근을 각각 앞 둔 둘이 만나 맛있는 것을 먹기로 했다. 트라토리아 오늘.

갖고 싶은건 가지라고 배웠습니다

바람 오월 장미

날이 슬슬 더워지지만 아직은 봄. 알록달록 봄꽃들을 생각하며 프레임파우치를 준비해본다. 큼지막한 빨간 구슬이 파우치의 귀여움을 한껏 더해주고. 프레임과 원단은 자수실로 두툼하게 이어주었다. 일자로 고정하는것도 깔끔하지만 안쪽 바느질이 보이니 지그재그도 귀엽지. 사은품으로 받은 레이스도 같이 달아주고 나니 더 봄의 느낌.

진한 청록색의 주름지로 플레어스커트를 만들었다. 비침이 없어 안감을 안넣었더니 살짝 까슬거리는 느낌이 있어 뒤늦게 안감을 넣어볼까 하지만 귀찮아서 어떻게 될진 잘 모르겠(...) 입고 다니는데 지장이 없거든 :-P 360도 스커트를 만들기엔 원단의 양이 적어 앞은 큼지막하게 손 주름을 잡고 뒤쪽은 자잘하게 주름을 잡아 허리밴드에 고정했다. 슬림한 밝은색 티나 셔츠와 함께하면 더 예쁠것 같은 청록빛. 그리고 여행가서 잘 입고 다녔다는 이야기.

코빌리안 활동을 위해 작품을 만들고 나면 원단이 조금 남곤 한다. 남은 조각 원단들로는 티매트나 작은 파우치들을 만들기 좋고. 이번에는 항상 가지고 다니는지라 예쁜 손수건 욕심이 많아서 미니 손수건을 만들었다. 사각으로 재단하고 말아박기 노루발로 정성스레 말아박으면 완성. a4용지와 비슷한 미니 사이즈라 여러개를 만들었으니 종류별로 하나씩만 남기고 주위에 선물해야지.

여행을 앞두고 여권커버를 새로 만든다. 예전에 사두고 아껴쓰던 디자인 인조가죽을 꺼내 알뜰히 다 썼다. 올풀림 걱정이 없어 사이즈에 맞춰 접어 상침만 해주면 되는 간단한 디자인. 수납공간이 많은 커버도 좋지만 단순하면 단순할수록 더 질리지 않고 손이 잘 가니 아무것도 없이 말그대로 커버만. 같은 디자인 원단이라 헷갈릴까봐 이니셜을 미싱 자수로 넣어주면 완성. 덕분에 즐거운 여행 잘 다녀왔으니 앞으로도 잘 부탁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