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온 것들
나쁜 기억을 지우는 것으로 방어 기제를 삼는 덕분에 평소에는 기억이 부분부분 비어있다는 말에, J씨는 그건 좀 심하다고 농담인양 말했다. 하지만 예민하던 나에게 사소한 것에 의해서도 아무때나 툭툭 튀어나오는 것이 기억들이라, 비워두는 것도 의식적으로 하자면 하지 못한다는 답은 하지 않고 정말이라며 웃었다. 모든것은 무의식중에 이루어졌다. 그래야만 전부 잊고 비워둘 수 있으니까. 그래서 스무살 초반의 기억들은 다른 때보다 더 많이 비어있다. 이십대 다 건너뛰고 서른이 오기만을 바라던 때였으니까. 가끔 길을 걷거나 책을 읽다가, 낄낄대며 웹서핑을 하다 '아'하고 소리내어 하던것을 멈춘다. 지나온 일들과 지나온 시간들은 그렇게, 그 시간에 함께 했던 자그마한 소품들이나 풍경들에 의해 떠올려진다. 이제는 그립지..
ordinary
2010. 6. 16. 1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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