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꽃씨네 고양이들이 이사를 맞이해 다니러왔다. 바닥이 따뜻하면 일단 배를 보이고 눕는 크림 - 그러니까 요건, 몇일 전 사진. 어제는 어찌나 긴장을 하고 있는지 카메라를 들이 댈 생각도 못했다. 김크림은 다른 고양이와 친해지고 싶은 마음은 이마안큼이나 큰데, 다른 고양이가 경계하면 주눅이 들어서 의기소침한 얼굴로 눈치를 살피며 멀찌감치 떨어져있다. 좀 더 밀당을 하란 말이다. 자신있게. 김치즈의 경우에는 다른 고양이가 다녀가는 날에는 내가 아무리 불러도 들은체도 안하고 주위를 살피고 경계하기에 바쁘다. 그래도 김크림보다는 좀 더 근처까지 (하지만 거리를 두고) 따라다니면서 감시하는 문지방 장군 김치즈님. 제일 먼저 집을 탐색한 큰이는 김크림 김치즈와 동포인지라 나름 쉽게 친해졌는지 서로를 은근히만 경계하..
셋째를 들이면 베이글이라고 이름을 짓는게 어떻냐는 제안을 받았다. 그럼 넷째는 블루베리라던가 플레인이라던가도 괜찮겠다고 앞의 문장을 쓰면서 생각했다. 고양이는 나른하다. 구르고 펄쩍펄쩍 뛰어댄 카펫을 빨고 나니 보송보송 냄새가 좋았다. 둘다 겨울이라 그런지 겨울잠도 안자면서 투실투실해졌다. 그러나 간혹 잠이 들면 이런 모양새다. 크림의 사람 행세라니. 쓰레기를 내어놓으러 잠시 열어둔 문으로 크림은 또 가출을 시도했다. 아무것도 깨닫지 못한 우리는 문을 닫아버렸다. 돌리던 청소기를 정리하려는 찰나 어디선가 아득히 먼곳에서 김크림의 처절한 울음소리가 들려왔다. 화들짝 놀라 문을 열었다. 쏙 들어온 크림의 등털은 부스스하게 서있었다. 빌라의 현관문은 겨울이 되고 닫혀있어서 어디 갈 생각도 못했던 모양이다. 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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