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절의 사이
벚꽃이 피기 시작했다. 슬슬 아침 출근길의 어두움이 가시기 시작해 이제서야 봄이구나 싶다. 통근 버스를 타러 걷는 길은 양 옆이 해가 잘 들거나, 하루종일 해가 들 일이 없어 사뭇 풍경이 다르다. 한쪽은 목련이 진작 피어 주먹만한 꽃을 내었고, 팝콘이 덜 된 옥수수알 마냥 작고 단단하게 보이던 벚꽃의 몽우리들은 갑작스레 꽃을 피워대기 시작했다. 다른 한쪽은 이제서야 겨우 길죽하게 목련의 꽃망울이 보인다. 해가 쨍쨍한 곳에 서서 한발자국 앞의 쏟아지는 비를 보는 기분으로 길을 걷는다. 작년에는 목련과 벚꽃과 개나리가 한번에 피고 지더니, 올해는 변덕없이 순서대로 피고 있다. 다들 봄에 맞는 옷들을 입고 다니는데, 나는 아직 얇은 겨울 코트를 벗지 못해 아직도 겨울과 봄 사이에 있는 듯 하다. 꽃이 한창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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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4. 1. 1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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