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가미가 필요했던 토요일 오후. 서울은 둥그런 어항 같아서 물 속에 있는 듯 축축한 공기가 온몸을 감쌌고, 덕분에 바다로 둘러싸여있는 여름 섬의 느낌을 물씬 느낄 수 있었다. 우리는 별 거 아닌 것들을 섞어 애정과 외로움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고, 커다란 접시에 한가득 나온 고기와 감자튀김을 먹었다. 꽤 많이 쌓인 우리의 시간에 대한 이야기도 하고 알록달록 시원한 음료수를 마셨다. 컵에는 금새 물방울이 맺혀 주르륵 흘렀다. 앞으로의 계획을 이야기하며, '앞 일을 한치 앞도 모르지만' 이라고 각자의 미래 소개를 하고는 조금 웃었다. 어항 속 물고기처럼 유영하듯 가만히 앉아 시간의 흐름을 보내던 여름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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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7. 10. 09:41
나이를 먹는 건 참 쉽다. 가만히 앉아만 있어도 시간은 쉬이 지나간다. 거기에 사건이 생기면 시간은 서둘러 지나간다. 그 사건의 크기에 따라 속도는 차이가 난다. 남들보기에 코딱지 만해도 내 앞에서는 바위덩어리 같던 큼직큼직한 사건들을 몇 개 지나오니 어느새 벌써 스물 일곱, 그리고 여름이다. 요 근래에는 사건들이 좀 더 늘어났다. 덕분에 정신이 없다는 핑계로 해오던 자잘한 습관들을 하나 둘 씩 정리하고 있다. 넘어야 할 산이 두어개가 있는데, 아직 둘 다 제대로 시작하지 않은 준비 단계라 더 그렇다. 그것과는 별개로 자아성찰도 늘어났다. 내가 무엇 하나를 버린다고 해도 그것을 완전히 버릴때까지는 많은 이들의 간섭과 참견을 거쳐야 한다는 것을 새삼 깨달았다. 어차피 홀로 걷는것이 삶이라고 생각하는 내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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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7. 2. 1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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