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이는 일정을 짜자며 어디를 다녀왔느냐 물었고, 나는 가본 곳이 거의 없으니 어디든 좋다고 답했다. 덕분에 정해진 코스 없이 길 따라 가다 여기다 싶으면 잠시 쉬어가기로 하고 제주로 떠났다. 그리고 서울이 아닌 곳은 어디든 차가 있어야 편하다는 것을 다시 한번 깨달았다. 여행만 가면 도지는 면허 병은 서울로 돌아오니 다시 슬그머니 저 구석으로 들어갔지만:-P 오전 비행기에 공항에서 내려 렌트카를 빌리자마자 근처에서 점심을 먹고 여행이 시작된다. 첫 날은 서쪽이다. 애월에 도착해 검은 돌과 파란 바다를 만난다. 파란 하늘 대신 희뿌연 하늘이 날 반겼지만, 저녁까지도 저 뿌연 것들은 해무려니 하고 돌아다녔다. 알고보니 죄다 미세먼지 였다고. 엉엉. 그렇지만 신이 난 우리는 그 미세 먼지를 다 마시면서 걷고 ..
계획도 없이 간 제주에서 보고 싶었던 것은 일단 하나였다. 오래된 나무들이 가득한 곳. 비자림. 붉은 길을 따라 걷다보면 끝없이 펼쳐질 것 같은 숲길이 나를 기다리는 곳. 커다란 비자나무들을 보며 찬찬히 걷자면 이런 길들이 이어지고, 소원비는 돌이 촘촘히 쌓여있는 길도 돌아 천천히 걸었다. 둘 다 걸음이 빠른 편인데도, 사람이 뒤에 온다 싶으면 먼저 보낸다고 걸음을 멈추고 한바퀴 둘러보고, 다시 걷다 멈추고의 반복이었다. 시간을 걸음에 흘려보내는 것이 낯설지도 않고, 부담되지도 않았다. 조급함도 없이 그저 천천히 걸었다. 돌아오는 길 끝 무렵에는 비가 쏟아지기 시작해 빠른 걸음으로 빠져나왔다. 축축히 젖었지만, 더 젖으면 움직이는게 힘들 것 같아 매점에서 우비도 하나 사입고 990번 버스시간은 이미 지나..
나나 언니 덕분에 파란 바다를 드디어 보았다. 하루 종일 비가 올 거라던 수요일에 느지막하니 일어나 밥을 먹고 씻고 나가려고 하니 해가 반짝. 버스 두어 정거장을 달려 내리니 파란 바다가 보여 폴짝거리면서 신났다. 파도가 들이치는 하얀 경계선 바로 옆도 파란 에메랄드 빛이었던 바다. 바다에 발 담그고 있자니 비가 세차게 내리기 시작해 집으로 급히 돌아갔지만 다음에는 서우봉도 오르고 좀 더 오래 있다가 와야겠다. 다녀온 지 일주일밖에 안됐는데 '다음'이라고 말하게 되는 것들이 왜인지 가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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