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러스트페어에서 사온 포스터를 붙여두려고 화장대 옆 작은 벽을 정리한다. 잘고 작은 것들이 어느새 많이도 붙어있어 하나 둘 떼어내고 한 쪽으로 모았다. 작년 한 해가 들어있는 달력, 앙코르 비어 코스터, 오키나와에서 보낸 엽서와 올해 다닌 공연과 전시회의 입장권들, 어디서 났는지 모르겠지만 j씨가 건냈던 네잎클로버와 만들고 받고 사둔 엽서들을 달아둔다. 더 많은 기억들이 있지만 빼곡히 달아도 자리가 모자르니 좀 더 많이 비워두고 잘 모아두기로 한다. 가끔씩 이런 정리가 필요한 오후가 있다.
1. 김사랑 노래를 이틀째 흥얼거리고 있다. 단콘의 여파는 무시무시해. 근데 가을이랑 너무 잘 어울려서. 이 오빠 3,4집, 싱글들은 계절 바뀔 때 더 빛을 발한다. 요새는 김사랑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에 놀라고, 그 와중에도 모르는 사람도 많다는 것에 놀라고 뭐 그러는 중. 이게 진지하게 옛날 오빠들에 대해 빠순이 모드로 들어가면 내 오빠가 유명하지 않다는 것에 안타까우면서 유명해지면 왠지 싫은 미묘한 기분이 들고 그런다. 진정한 오덕의 기운이지. 암. 2. 아, 그래서, 금요일엔 정리를 좀 했다. 티도 안나는 화장실이랑 책장있는 작은방 정리. 더 버려야 하는데 못 버린 것이 너무 많아서 정말 날잡고 죄다 버려야한다며 다시 마음을 잡고 다른 곳은 일부러 손대지 않고 있다. 그러고보니 금요일 밤에..
1. 자기 전 집안을 휘 둘러보다 조만간 정리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게, 토요일마다 구역 하나씩 치우면 좋잖아 그게 정석이고. 근데 나는 그런걸 잘 못한다. 나눠서 하는 것, 기다렸다가 하는 것, 쉬면서 하는 것 - 요 3개를 제일 못한다. 하려면 한번에, 당장, 쉬지 않고 빨리. 그게 아니면 안하고 말지. 그러니 아마 주말 내내 아무것도 안하고 밥먹고 정리하고 자고 정리하고 또 정리하면서 집안을 뒤엎었다 돌려놓겠지. 프로젝트가 끝날 때까지 기다리는 게 낫다고 스스로에게 세뇌중이지만 5월은 너무 기니 10월의 행사들이 끝나고 나면 바로 시작하지 않을까. 이사 온지 1년이 넘으니 살림이 또 늘었고, 되도록이면 꺼내 놓고 살지 않으려고 해도 꺼내 진 것들이 많다. 나는 수납에 집착하는 수납덕후니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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