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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이 그친 이른 아침과 다시 눈이 오기 시작하던 오후. 오랜만의 외출이었는데 몇 번 못 갔지만 단골하고 싶던 비엔나 커피 맛있는 어둑한 카페가 해산물 집이 되어있어서 마음이 쓸쓸했던 눈오는 오후. 요즘 백곰님의 자신작은 수플레 오믈렛. 찬장을 열어보니 당면과 스파게티면이 보이길래 어느 게 나을까 고민하다 스파게티면으로 비빔국수. 역시나 냉장고에 있는 야채와 과일을 적당히 넣었다. 집에 플라스틱 컵이 하나도 없어서 수집용이었던 버즈라이트이어 컵을 꺼냈다. 이렇게 하나 둘 '쟁여'두었던 것들이 바깥으로 나오는 걸까. 자기껀 줄 아는지 벌써 침범벅. 원래도 밖을 잘 못 나가는 와중에 더 안 나가려니 냉장고랑 냉동실이 팍팍 비어가는 중이다. 본의 아니게 냉장고 파먹기. 그렇지만 하루 건너 도착하는 아이스박스택배..
깊은 겨울을 보낸다. 찬 바람에 눈 냄새가 났다. 밟히는 눈이 점점 두께를 더했고 사람들은 넘어지지 않으려 종종거리며 걸었다. 새로 산 우산에는 금새 수북히 눈이 쌓였다. 눈싸움을 하러 나온 아이와 아빠를 지나 집으로 들어가기 전 다 가리지 못한 몸에 쌓인 눈들을 팡팡 털어낸다. 이상하게 바쁜 12월이라 올 해도 다 지났구나에 대한 감상도 없이 시간이 흐른다. 그렇지만 나도 모르게 지나가는 시간들이 나쁘지 않은 기분. 차근차근 깊어진다. 올해의 목표는 작년과 같이 '다정한 사람'이었지만, 다정함은 없이 그저 깊어지기만 했다. 그렇다면 내년의 목표는 아마도 '여전한 깊음'이지 않을까. 아, '평온한 침잠'이 좋겠다. 그거면 충분하겠네.
자다 왠지 싸한 느낌에 후다닥 일어나보니 핸드폰이 안녕하새오 알람이애오 주인님 주무새오 내가 꺼질게오 라고 메시지를 띄웠다. 눈 온다고 많이 자라는 배려인가 하노라. 시외버스를 타러 동서울 터미널로 가는데 출발할 때는 잠잠했던 눈이 전철이 밖으로 나오자 펑펑 쏟아지기 시작하더라. 달리는 버스에서까지 열심히 눈구경. 그리고 내려 걷기 시작하는데 나는 분명 우산을 썼는데 왜 온 몸이 젖은걸까. 비처럼 마구 내리던 눈보라. 옷을 꽁꽁 여몄다. 겨울의 시작이 얼마 안된 것 같은데 껑충 뛰어 한 중간에 있는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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