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MHYANG

김기린 & 김백곰의 여유로운 한 때. 마치 팬션 소품 같지만 선물 받은 내 것. 비오는 날 종이 가방에 담겨 고생 했으니 좀 쉬라고 꺼내 두었다. 여름에는 처음 가 본 을왕리. 성수기가 아니라 그런지, 옆에 왕산해수욕장의 1박2일빨인지 한산하니 좋더라. 돌아오기 전에 풍경. 전전날, 전날 왔던 비 덕분인지 햇볕이 쨍하니 너무 예뻐서. 카페오라의 여전한 오리지널브랜드용 커피잔.

어찌 된 영문인지 초등학교때는 기껏해야 이름에 기인한 송아지 정도의 별명 뿐이었는데, 나이를 먹으면서 붙어지는 호칭은 늘어나기만 한다. 각각 다른 이름으로 불린다는 것은 의외로 꽤 괜찮은 일이다. 그이들에게 보이는 내 모습은 분명 차이가 있겠지만 그것조차도 모두 나이니까. 션이 불러주는 애루 라는 호칭도 마찬가지. 나는 그 이름으로 [션의] 애루가 되었다. 션이 보내준 목걸이를 들고 자랑하는 내게 J씨가 너는 대체 그 언니에게 뭘 주길래 그렇게 받기만 하냐고 말했다. 그래서 나는 당황해서 말했지. " 사, 사랑? "

션은 나를 애루라고 부른다. 영어 이름 ellen에서 딴 el이라는 호칭의 변형인 애루에 사랑愛 새길鏤라며 뜻도 넣어 부른다. 내가 션에게 '션'이라고 다른 호칭 하나없이 온전히 부르고, 션이 내게 '애루'라고 다른 이들은 부르지 않는 호칭으로 부르기 시작한지는 얼마 되지 않았다. 그렇지만 우리는, 간혹 햇살이 잘 드는 커다란 창이 있는 곳에서 서로에게 기대어 잠이 드는 상상을 하곤 한다. 사람의 인연이 참 신기하기도 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