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좌역 1번 출구에서 나와 길을 건너 보이는 듬성듬성한 자작나무 사이의 길로 들어서면 경의선 숲길이 시작된다. 서울은 열심히 왔어도 정작 놀러 다니지는 못했다는 h를 데리고 숲길을 걸어 연남동에 가자며 걷기 시작했다. 해가 뜨거운 한 낮이어서인지, 다들 점심을 먹으러 간 것인지 그늘의 얼마 안되는 돗자리와 물가의 몇몇 사람들을 제외하고는 조용하고 한가하던 숲길. 1km를 살짝 넘는 길을 천천히 걷고나면 - 연남동이 보이고 연남동 구간이 끝이 난다. 내년에 다시 서울에 올때면 다른 구간들의 공사도 끝이 날테니 그땐 편한 신을 신고 오래 걷기로 했다. 뜨거운 볕과 시원한 바람, 푸르른 나무와 흐르는 물소리까지 선물 세트처럼 그곳에 모두 있던 가을 어느날.
느릿느릿 저녁 산책. 여름의 선유도 공원은 처음인데 나무와 풀을 워낙 좋아하는지라 푸르른 그곳이 참 걷기 좋았다. 우리는 자주 만나는 사이도, 만나 마구마구 떠들며 꺄르르 웃어대는 사이도 아니지만 찬찬히 걷고, 찬찬히 이야기를 나누고, 찬찬히 맛있는 걸로만 쏙쏙 골라먹는 사이랄까. 해주려다 깜빡하고 결국 못 한 이야기를 적자면 나는- 모든 것에 그 분의 뜻이라며 핑계거리를 찾는 것은 안 될 일이지만 어찌되지 않는 것을 받아들이는 것이야말로 그 분의 뜻일것이고, 다른 길을 준비해 둔 것이라 믿어요. 그러니 더 좋은 길을 향해 걸어갈 준비를 차근차근 천천히 하도록 하자.
한동안 꽤 추워 덜덜 떨고 다녔던 기억인데, 언제 그랬냐 싶게 볕이 뜨거웠던 금요일에 가을 소풍을 나섰다. 일산에 새로 생긴 아쿠아리움을 갈까 하다 바깥 공기 좀 쐬고 걷자 싶어 삼일절에 야간 개장 보러갔다가 실패한 벽초지 수목원에 다시 한번 도전. 703번 버스를 타고 광탄 시장에 내리면 바로 택시들이 줄 서 있다. 제일 앞에 있는 차를 올라타고 미터기 안 올리고 오천원에 수목원에 금새 도착. 평일이라 사람도 거의 없고, 늦으막하니 점심 시간 한참 지나 출발했더니 소풍 나왔다 돌아가려는 유치원 아이들과 마주치면서 입장 했다. 수목원에는 간간히 보이는 소풍 나온 사람들과, 웨딩촬영하는 커플 둘, 그리고 꽃과 풀과 파란 하늘과 코스모스, 갈대까지 온통 가을 가을 가을. /// NEX-5N, SEL 1855
둘이 손잡고 걷던 밤의 벚꽃길. 선선한 바람이 불던 적당한 온도는 그 다음날의 엄청난 비를 상상조차 할 수 없었지. 타박타박 걷는 길엔 사람들과 지나는 자전거들. 내가 자전거를 탈 줄 알았으면 우린 가끔 자전거를 타러 다녔을까 생각해봤는데 그건 아닐 것 같아. 바람이 불어 후두둑 떨어지는 꽃잎들에 내년에는 매화를 보러 조금 멀리 떠나는 것도 괜찮겠다고 생각했어. 좋다. 당신과 내가 매년 벚꽃잎 떨어지는 길을 걷고, 가끔은 밤 산책을 하면서 지내는 이 시간들이. 고마워 항상. 당신이라서, 이렇게 우리라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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