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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을 꼬박 앓느라 어제 출근도 못했더니만, 아침 출근길에 상무님이 '넌 멀쩡한 내장이 없느냐'며 농을 던지신다. 곰곰이 생각해보니 정말 장기 중에 병원에 한 번이라도 안 가본 장기가 없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헤헤 웃었다. 그걸 그대로 옮겼더니 j 씨는 '내장하자'라며 놀려대길래 '하자가 마치 do it' 같다며 마저 웃었다. 어릴 적부터 큰 병은 없어도 잔병은 매우 많아 이대로 오래 살 것만 같다는 생각을 해오며 자라왔는데, 그런 와중에 가장 잘 배운 것이라고 하면 아파도 무조건 먹는 것인듯싶다. 먹고 토해도 꾸역꾸역 밀어 넣다 보면 약발도 약발이지만 밥심에 몸이 낫는가 싶었다. 주말 내내 짐승 같은 회복을 바라며 자고 먹고, 먹고 다시 자고 일어나 병원에 가 주사를 맞고 약을 받아왔다. 며칠 항생제를 들이붓고 먹고 자면 나아지겠지. 그렇게 먹고 잔다. 사는 것이 내내 그래 왔더랬다.
갑작스레 - 비가 세차게 몰아치던 어느 날 밤늦게 들어갔던 63빌딩 수족관이 생각이 났다. 축축하게 젖은 몸으로 서늘한 공기를 쐬면서 한참을 수달 앞에 앉아있었지. 가족의 달이 끝나고 행사나 약속들이 모두 끝나면 드디어 빈 시간이 생기는 날이 오거든 수족관이나 다녀와야겠다. 약속은 '우리'에게는 좋지만 '나'에게는 피로를 함께 쌓아준다. 적당히 조절하면서 지내왔다고 생각했는데 겨우 한 끗 욕심으로 이렇게 되어버렸으니 역시 욕심 없는 삶이 최고인 것을.
첫 조카가 태어났다. 9시경 분만실에 들어갔다는 제부의 메시지에 이어 3시 반쯤 태어났다는 엄마의 문자가 왔다. 바로 이어 온 제부의 메시지에 있는 사진의 꼬꼬마는 빨갛고 커다랬는데, 아니나 다를까 초산인데도 엄마 닮아 순산한 동생네 꼬꼬마의 무게는 3.7kg이란다. 나는 내가 3.6kg, 동생 둘이 3.8kg로 태어나서 삼십 년 가까이 신생아 평균 무게가 3.6kg인 줄 알고 지냈더랬다. 아마 꼬꼬마도 그렇게 되지 않을까. 열달 꼬박 품어 남들보다 더 크게 나온 것을 깜깜하게 모르고 살다 어느 순간에 깨닫게 되지 않을까. 나보다 둘째와 비슷한 엄마는 서로에게 시시콜콜한 이야기도 건내기도 하고, 티격태격하면서 상처를 주면서, 가깝지만 멀게 그렇지만 누구보다 가깝게 지금까지 지내왔는데 아마 오늘은 엄마를 조금 더 이해하게 될 또 하나의 엄마가 만들어진 것이 아닐까 싶다. 그리고 험난하지만 마음먹기에 달린 세상에 새로운 꼬꼬마가 나타난 5월의 좋은 날이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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