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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파르쇼 vol.3

_e 2015. 2. 2. 10:04


쇼파르쇼 간단 후기
작년 박효신 공연으로 공연에 입문해 면봉 오빠를 보고 온 헌이는, 무대와의 매우 가까운 거리에 놀랐다. 공연장에서 좀 찍어보겠다며 가져온 셀카봉은 부끄럽다고 꺼내지 못했다. 빨리도 없어지는 좌석들 속에서 점심 먹으러 가는 길 언 손으로 좌석을 선택할때 사이드 앞쪽과 가운데 뒷쪽을 고민했는데 관이 그렇게 클 것 같지 않아 가운데 뒤쪽을 선택했던게 괜찮았던 것 같지만 좀 더 빠른 예매를 위해 더 분발해야지.

바닐라 어쿠스틱 - 공연의 첫 무대 + 나에게 있어서도 바닐라 어쿠스틱의 첫 무대. 노래는 나름 자주 들었는데 무대는 처음 봤다. 메인 보컬은 여자인데 기교 없이 담담하게 부르는 남자 보컬을 애정하는 중이라 그런지 바닐라맨의 보컬이 더 좋은 건 순전히 내 취향.   

김지수 - 여기는 달을 불러주어서 대 만족. 게다가 제일 좋아하는 노래 중에 하나래. 모두가 아는 유명한 곡이 아닌데, 나는 좋아하는 곡을 가수가 좋아한다고 해주면 뭔가 통하는 느낌이라 기분이 좋아지는데, 여기는 달 역시 그렇게 기분이 좋아졌다. 말도 잘하고 노래도 맛있게 부르는 사람이라 노래 들을 맛도 나고, 바닐라맨이랑 둘이 MC했는데 나름 시너지가 좋더라.

스웨덴 세탁소 - 귀여운 꼬꼬마들. 노래 들을 때는 아무 생각 없었는데 이야기 하는거보니 너무 애기라 나중에 찾아보니 90년생이더라. 아 좋겠다 90년대생이라니. 내게 와요 기타 독주가 마음에 쏙 들어서 월요일 출근해서 내내 돌려듣는 중.

레터플로우 - 보면서 나는 윤상, 상이 언니를 떠올렸는데 다들 정준일 오마쥬냐고 하는걸 보고 '아'라고 생각했다. 그 얘기를 듣고 생각해보면 상이 언니보다는 주닐정 스타일에 더 가까운 것 같다. 컨디션은 감기에 걸렸는지 기침하고 가끔 피치도 나가는 게 그닥 좋아 보이지 않더라. 마지막곡으로 lost stars를 부르기 전에 이런걸 해도 될지 모르겠다면서 '함께 해주시죠'라고 했는데 대체 우리가 어디서 함께 불러야 하는지 모르는 와중에 끝남. 흑흑. 슬프고 우울한거 좋아하고 공연때도 말 잘 안한다는 수줍수줍 젊은이.

김사랑 - 오빠 나오는거 보자마자 헌이랑 같이 '헉' 함. 왠 백작님이 걸어나오셨다. 대체 저 옷은 어디서 샀을까, 평소에도 입고다니나, 그저 무대 의상일 뿐인가 싶은 연미복. 앞에 4팀은 어쿠스틱하고 조용한 팀들이고, 혼자만 롹킹한 사람이라 안 그래도 조용하고 서로 눈치보고 있는 정적인 관객석을 어쩌나 싶었는데 호응이 제일 큰 것은 쇼파르 최고 아이돌이라서 그런가. 그리고 네 곡 부르고 내려갔다고 한다. 왜죠. 내가 김사랑을 보려고 여기에 왔는데, 고작 네 곡이라니. 네 곡이라니. 그렇다고 다른 사람 무대가 싫었던건 아니지만 그렇지만. 다섯팀중에 지수씨 빼고 제일 여유도 넘쳤고 어설픈 감도 전혀 없어 역시 베테랑이었지만 곡은 네 곡이었다.  그리고 이상한 드라마를 보여줬는데, 소름끼치고 재밌었지만, '연기도 잘하는 오빠'를 보았지만 머릿속에는 '이걸 할 시간에 노래를 더 해줘'라고 생각한 나는 아직 빠심이 부족한 것인가. 여전한 남팬 사랑을 보았고 (여자 팬도 좀 그렇게 먼저 나서 꽉 안아줘보시게 이 사람아) 그나마 다른때는 들을 수 없었던 다른 사람의 가요인 여전히 아름다운지를 들을 수 있어서 좋았더랬다. 그렇지만 나는 아직 부족하다. 크흡.  

아마 올해 말이든 내년 초든 할 네번째 쇼파르쇼는 갈지 안갈지 고민하게 될 것 같다. 노래 다섯 곡이라니. 페스티벌을 가도 대여섯곡은 더 하겠구만. 게다가 아무래도 예능감보다는 음악성 충만한 뮤지션들이라 무대 말고 다른 부분은 전체적으로 아직까진 학예회 느낌이라 그래서 더 좋지만 그래서 차라리 노래를 더 해줬으면 싶은 마음도 있다. 헌이의 표현으로는 인디 밴드들 공연 보다가 드디어 메이저 공연 시작됐구나 했는데 시작 되자마자 끝난 느낌이라고. 쇼파르쇼는 나도 처음이라 이런 분위기 인줄 몰랐으니 다음에 단콘이나 같이 가자고 했다. 퇴근길 기다린 사람들이 물어보니 앨범 준비할거라고 한동안 공연 없다고 했다던데 '앨범 준비'라는 말이 괜시리 더 반가운 걸보니 좀 더 기다릴 수 있을 것 같기도 하고. 뭐 그렇게 쇼파르쇼도 무사히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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