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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상 내 나이먹는 것만 생각하지 고양이들의 나이는 생각을 안하고 살아서 누군가 나이를 물어보면 대충 대여섯살 정도 라고 이야기하고는 했는데, 눈이 온다는 이야기에 아침이면 끄던 보일러를 끄지 않고 나오면서 문득 사진첩을 찾아보니 2007년 1월이 우리가 만난 첫날이더라. 처음 만났을 때 아깽이는 아니었고 어린이 정도였으니 아무리 적게 잡아도 벌써 8년은 가득 채운 김치즈. 그리고 김치즈보다 1년인가 2년인가 어리다던 김크림. 그래봐야 고만고만 비슷하지 뭐. 매일을 애기야 애기야 하고 지내는데 사료를 주문하려고 들어간 사이트에서 갑자기 시니어 사료를 먹여야하나 어째야 하나 마우스 커서로 방황하다 일단 원래 먹던 사료를 주문했다. 나이를 먹고 응석이 점점 더 늘어가는 고양이 두마리는 거실에 앉아 무언가를 할때면 슬그머니 몸을 붙이고 옆에 자리를 잡는다. 따끈한 온기가 좋아 한참을 앉아있다보면 화장실을 가고 싶어도 몸을 일으키면 다른데로 가버릴까 가끔 참기도 하고, 잠깐만 다녀오겠다며 머리와 등을 쓸어주고 슬며시 일어나기도 한다. 사람이 없는 낮에도 보일러 살짝 돌려놓고 나오는 것도 좋고, 여름이면 에어컨 몇시간 더 넣어두고 나오는 것도 괜찮으니 건강하게 좀 더 많이 같이 지내면 좋겠다, 우리.
금요일 밤에 장 봐둔 양상추와 오이를 썰어 큰 통에 담고 마르지 말라고 물에 적신 키친타월을 덮어두고, 브로콜리를 데치고 썰어 통에 담고, 버섯도 썰어두고 오이도 썰어두고, 단무지랑 장아찌도 무쳐놓고 - 를 한꺼번에 해치우고 냉장고에 넣었다. 원래는 플리마켓에 나갈 예정이었는데 한 주 연기 되는 바람에 일요일까지 가득 채워서 집 밥. 건강해지는 기분이랄까. 어느 한쪽이 먼저 집에 돌아가면 저녁 준비를 하고는 했는데 돌아가는 시간이 같고 늦으니 거의 밖에서 먹고 들어가는 중이라 집 밥이 그렇게 좋을 수가 없다. 아저씨들이 왜 그렇게 집 밥만 고집하는지 알아가는 듯한 요즘.
아, 12월. 올해도 다 갔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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