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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일 싫어하는것 중 하나가 세상이 자기 중심으로 돌아서 남의 말이 들리지 않는 사람인데, 오랫만에 연락이 닿은 선배가 딱 그 모양새다. 오랫만에 연락와서 A를 아냐고 묻길래 예전에 알았고 연락 안한지 오래라는 답을 서너번은 더 한듯. 연락 안한지 오래라는데 왜 자꾸 A의 성격을 묻고, A의 동생을 묻고 연락처를 묻냐는거다. 게다가 내가 연락처를 알고 있더라도 요즘 세상이 어떤 세상인데 그 연락처를 알려주겠냐는 것. 한 3일에 걸쳐 띄엄띄엄 모르겠다는데도 거듭 물음을 던져서 욕을 하려다 그만 뒀다. 답을 안하고 몇 번 씹어버리니 뭔가 깨달았다는 듯이 갑작스럽게 다른 사람 질문만 해서 미안하다는데 별로 미안해 할거라고 생각도 안하고, 이제라도 그게 큰 실례라는걸 이해한 걸 축하해줘야 싶기도 하고. 안 그래도 요새 부쩍 늘어나는, 'XX를 물어보고 답을 하면 그것에 대해서 가타부타 말이 없는 대화'라던가 (내가 지식인이야? 지식인도 채택 답변은 달겠다), 애정과 미움이 섞여 혼탁한 빛을 흉흉히 내뿜고 있는 인간 관계들 때문에 지쳐있는 상태여서 마저 답을 하지 않았다. 앞으로는 서로 상관없이 각자 편하고 행복하게 삽시다랄까, 그런 의미로 너 차단. 휴.
순식간에 파프리크아아앙의 기분. 바느질 하고 싶다.
그리고 한참이 지난 후,
기분이 썩 괜찮아 졌는데 이유를 모르겠다. 대체 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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