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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발이 고생

_e 2014. 9. 29. 16:48

감기가 걸려 콜록거리는 j씨가 따끈한 차 한잔을 부탁해 물을 올렸다. 잠들기 바로 전이라 안경도 벗어 앞에 뵈는 것도 없겠다, 졸린 눈에 더 가물해져 티백을 넣고 컵에 물을 따르면서 손에도 조로록 같이 따랐다. 팔팔 끓기전이라 다행이었지만 한참을 흐르는 찬물에 대고 있었는데도 잠깐 물에서 손을 떼면 속에서 화기가 올라와서 끙끙거리며 뱅글 돌았다. 너무 찬 기운이 바로 닿지 않게 둘둘 둘러싼 아이스팩을 대고서야 겨우 잠들다가, 어느샌가 녹으면 그게 또 아프다고 끙끙내는 바람에 아픈 나는 오히려 잠깐씩이라도 잤는데 j씨는 한숨도 못 자고 출근한 월요일. 

그리하야, 올해는 주구장창 말 그대로 '손발이 고생'이다. 이제서야 붓기 다 빠진 엄지발가락도 구부리러 병원에 가긴 해야하는데. 

쉘 케이스를 공장이라도 된 양 대량 생산 중이다. 워낙에 손이 많이 가는 녀석이라 대량 생산이라고 해봐야 완성품은 몇 개 안나오지만, 몸이 한참 안 좋을 때는 이도저도 다 귀찮아 집에 돌아가면 멍하니 바느질만 해댔다. 손바느질은 질색이라 공그르기도 싫어했는데 어째서 아무것도 하기 싫을때 생각이 나서 손에 쥐고 있는지. 열심히 만들어 장사나 할까 싶다. 그러고보니 ck가 예전에 만들어준 미니 삼각 파우치를 1엔 지갑으로 썼더니 현지인들에게 반응이 좋았다고 하길래 들고 가서 좀 팔아오라고 했다. 장사하자 먹고 살자 오늘도 방실방실 밝은 대한민국의 하늘. 그리고 쉘케이스를 만들다보니 자수도 하고 싶어졌다. 그, 그만둬 - 라고 쓰고 나니 어릴적에 배웠던 전통 자수가 떠올랐지만, 일을 더 벌일 수는 없으니 프로젝트 끝날 내년 여름으로 미뤄야겠다.

아, 색도 파란색이라 기분이 이상하던 화상연고가 끈끈하게 온사방에 늘러붙는다. 쩍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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