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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꽃씨의 당일 소환에 j씨와 저녁을 먹으려고 한다 - 고 답했다가, 공연이라는 말에 바로 j씨에게 오늘 저녁은 같이 못 먹겠다는 메시지를 보냈다. 남편과의 저녁은 내일도 모레도 먹을 수 있는 걸 (...) 오전 병원진료와 점심 약속을 마치고 저녁 공연을 위해 이대로 향하는데 옷만 3번을 갈아입고 지하철도 잘 못탔던 이상한 날. 그래도 어찌어찌 무사히 도착. 티켓을 수령하고 포토존에서 사람 없이 사진을 남기고, 저녁 식사를 하고 콘서트 장으로 들어갔다.
예전에 그민페 공연에서 보고나서 적었던 것 중에 음원이나 CD로 들을때보다 공연에서의 감동이 훨씬 큰 오빠들이라고 했던게 있던데 몇년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 정답인 듯. 켜켜이 쌓아올리는 공연 제목과 같은 화음들이 들어차고 나는 또 넋놓고 보고 있더라. 왼쪽 앞쪽에 앉은 덕분에 큰형아 얼굴도 많이 봤고(형아 제발 장가 좀ㅠㅠ), 막판엔 우진씨도 많이 와줘서 잘생겼다며 눈꽃씨의 감탄 연발. 1부는 화음 충실, 2부는 어느샌가 춤판.
마지막 앵콜곡으로 '그대에게 하는 말'이 시작되고, 클라이막스 부분에서 반주 없이 오롯하게 네 사람의 목소리로만 노래가 이어질때 - 작년 그민페때 듣고 보았던 해가 지는 무대 위에서 어둑어둑해질 무렵에 서늘한 바람과 함께 했던 그대에게 하는 말과, 돌아오는 지하철 내내 돌려들었던 역시나 그대에게 하는말이 그 위에 겹쳐서, 노래가 끝나자마자 바로 자리에 주저앉아버렸다. 고작 노래 하나인데도, 몇분 되지 않는 시간일 뿐인데도, 그 노래 하나만으로도, 그 짧은 시간만으로도 나는, 나는. 아마도 이번에 본 그대에게 하는 말 만큼은 평생 못 잊을 것 같다.
아무리 생각해도 삼성홀이 소극장은 아니지만 (...) 그래도 나름 소극장 공연답게 홀을 채우는 노래로 가득했던 그 공기와 시간들. 덕분에 참 좋았던 공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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